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이 뒤따를 것이란 업계 예측이 나오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이 뒤따를 것이란 업계 예측이 나오고 있다. / 아모레퍼시픽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K-뷰티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에 신년부터 화색이 돌고 있다. 한한령 해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지난해 어닝쇼크 충격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한중 관계 해빙 청신호… 한한령 종지부 기대감↑

LG생활건강에 K-뷰티 왕좌 타이틀을 내준 아모레퍼시픽에 반격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사드 배치로 인해 다소 경직됐던 한국과 중국의 양일 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국면을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재확인 시켰다.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 예정돼 있고, 한중일 정상회 때 리커창 총리도 오기로 돼 있다”며 “중국의 두 국가 지도자 방한은 한중 관계를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들어 부쩍 커진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새해 들어 수천명 단위의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한한령 종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한 식품 기업 임직원 5,000여명이 한국을 찾은데 이어 다음 달 초까지 7차례에 걸쳐 3,500여명의 중국 청소년들이 국내로 수학여행을 올 예정이다.

한중 관계에 순풍이 불면서 벌써부터 산업계에서는 들뜬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016년 7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후폭풍에 시달려온 유통 및 관광 업계에서는 신중한 가운데서도 한한령 해체에 희망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 관계자는 “정부 통제가 심한 중국에서 수천명 단위로 한국을 찾는 건 정부 허가 없이는 힘든 일”이라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방한을 앞두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리나라에 외교적 예우를 표현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 대장주 회복 신호탄… 아모레, K-뷰티 왕좌 되찾나

특히 사드 보복에 지대한 영향을 받은 화장품 업체에 각별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K-뷰티의 성장을 주도해온 아모레퍼시픽은 롯데와 함께 한한령으로 피해를 본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큰 손인 중국인들의 구매가 감소하면서 LG생활건강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연간 해외매출의 80~90% 가량이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대륙 의존도가 높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매출액이 2조 가량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전체 매출의 34%가 중국에 달려있는 셈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추인 아모레퍼시픽은 한한령이 내려진 2017년 전년 대비 매출이 5,000억 가량 감소했다. 9,000억원을 바라보던 연매출은 지난해 4,820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니스프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정점을 찍었던 실적은 사드 사태가 불거지고 나서 꺾였다. 지난해 804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에뛰드는 이니스프리와 마찬가지로 H&B스토어의 공세에 밀리며 국내 상황까지 악화되면서 지난해 262억원의 영업적자를 남겼다.

시장 흐름에 민감한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순 10만원 초반대까지 추락한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새해 들어 20만원대를 회복했다. 아직 대장주 지위를 회복하기까지는 간극이 크지만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 “국내 면세점과 온라인 채널이 높은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전통 채널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 된다”는 분석과 함께 투자 매수 의견을 내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입국이 당장 성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해 보인다”며 “시간을 갖고 사안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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