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 경마장 운영사와 자문계약을 맺은 한국마사회가 본격적인 노하우 전수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카자흐스탄 알마티 경마장 운영사와 자문계약을 맺은 한국마사회가 본격적인 노하우 전수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마사회의 뛰어난 노하우가 ‘말산업 원조국가’ 카자흐스탄으로 향한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마사회의 발걸음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사회는 지난 2월 2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경마장을 운영하는 ‘텐그리 인베스트’와 발매사업 자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체결식은 김낙순 마사회장과 세라크 텐그리 인베스트 대표이사 및 이사진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사회 본관에서 열렸다. 체결식 이후엔 서울 경마공원과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열린 경주를 직접 관람하는 한편, 마사회의 발매전산시스템 운영 방식에 대한 설명도 진행됐다.

자문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마티 경마장 내 유휴공간을 발매소로 조성하는 사업과 관련해 마사회가 발매 운영계획, 업무 매뉴얼, 전산교육 등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이다.

당초 4월부터 5개월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자문은 코로나19 사태로 잠정 연기된 바 있다. 마사회는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최근 진정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5월부터 자문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번 자문은 지난해 베트남 ‘DIC’와의 경마 시스템 자문계약, 말레이시아 ‘로얄사바터프클럽’과의 경주 퇴역마 수출 업무협약 등에 이은 마사회의 3번째 해외사업이다. 한국 경마가 이룩한 성과 및 발전상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데 의미가 크다.

특히 카자흐스탄이 말산업의 원조국가라는 점에서 마사회의 노하우 전수는 더욱 뜻 깊다. 대규모 말산업 국가인 카자흐스탄에 대한 한국 말산업 첫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하게 됐을 뿐 아니라, 한국 경마 해외수출의 북방국가 거점 확보를 통해 ‘활로 개척’의 성과도 남기게 됐기 때문이다.

2009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엔 기원전 약 3,500년 이전부터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최초의 말 사육이 이뤄진 흔적을 확인한 논문이 게재된 바 있다. 실제 세계 9위의 넓은 면적과 대륙성 기후를 지닌 카자흐스탄은 말 사육에 최적인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2015년 발간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약 200만 두 이상의 마필을 보유 중이며, 경주마인 서러브레드 종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말이 농축업과 이동, 식육 등의 용도로 두루 활용되고 있다.

마사회의 자문이 이뤄질 알마티 경마장은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이자 3개 특별시 중 하나인 알마티 지역에 1930년대 지어진 유서 깊은 경마장이다. 다만, 경주 체계나 발매 시스템이 현대화 돼있지 않고, 여전히 수기 발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사회는 이번 발매사업 자문을 거쳐 발매전산시스템의 알마티 경마장 도입에 성공할 경우 약 60억원의 외화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발매기 제조, 전산시스템 지원 등 마사회와 관련된 스타트업들의 동반성장 및 동반 해외진출도 기대된다.

김낙순 마사회 회장은 ”지난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올해 카자흐스탄까지 진출하게 된 것은 그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사적 노력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말산업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카자흐스탄과 손잡고 한국 경마의 DNA가 전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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