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 전 여야 지도부 및 5부 요인과 만나 환담을 가졌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환담에 참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2분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3층 국회의장 접견실에 도착했다. 사전환담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다.

또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영주‧정우택 국회부의장, 이광재 사무총장,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등이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만나 악수를 하며 “오셨어요?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옅은 미소를 띠며 답은 하지 않았다. 

환담에서 윤 대통령은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 주신 의장님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정부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어려운 문제들을 저희가 해결해야 한다”며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한 입장에서 언제든 요청하시는 자료를 충실하게 잘(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대통령님께서 지난해 5월과 10월에 이어 국회를 세 번째 방문해 주셨다. 감사하다”며 “제가 국회의장이 되고 나서 이렇게 대통령님과 여야 대표, 원내대표, 또 5부 요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이 만남을 많은 언론과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고금리‧고물가‧고유가로 아주 어렵다. 그래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서 첫째도 둘째도 민생경제 해결이라는 특단의 각오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예산이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도록 하려면 그 내용 면에서도 적재적소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지만, 시기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적재적소의 원칙이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특히 올해 예산 심사와 관련해서는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여당이 내년 예산을 편성한 정부에 대해서 쓴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대통령과 국회를 연결하는 아주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 주셔야만 예산안이 적기에 정리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환담에서 이 대표는 민생과 현장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윤 대통령에게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현장이 매우 어렵기에 민생 규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