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당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연장을 추진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4일 정부의 공식 사과와 구체적인 준비 계획 없이는 논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의 공동행위 보장에서 협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연장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마치 민주당이 동의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년 유예를 논의할 수 있는 조건으로 지난 2년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정부의 공식 사과와 향후 법 시행을 위한 최소 2년간 분기별 구체적인 준비 계획과 관련 예산 지원 방안을 요구했다”며 “‘2년 유예 이후에는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의 공개 입장 표명 등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요구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공동행위 보장에서 협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함께 통과시키자는 제안도 했다”며 “이것이 합의되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를 논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하러 집을 나갔다가 사망 사고로 돌아오지 못하는 노동자가 매일 7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정부‧여당이 최소한의 사과나 구체적인 실천 계획 없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또다시 이 법을 유예한다는 것은 도저히 받을 수 없다”며 “정부‧여당이 단 한 번도 저에게 와서 설명하거나 만남을 제안한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와 관련된 논의의 시간이 점점 끝나가고 있고 제 대화의 문도 닫혀가고 있다는 것을 정부‧여당이 분명히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마냥 기다리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또 “특히 일부 사설은 ‘경제계를 위해서 유예해야 된다’, ‘야당이 협조해야 된다’만 얘기한다. 정말 유감스럽다”며 “민주당이 추구하는 사회는 돈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다. 그 사설에는 어느 하나 노동자의 삶과 그들의 안전한 노동환경에 대해서 언급조차 없다. 그저 경제계의 현실을 위해서 유예해야 한다는 얘기만 한다”고 꼬집었다.

홍 원내대표는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가”라며 “다시 한번 정부‧여당에 분명히 말씀드린다. 성의 있는 태도 변화와 구체적인 안을 갖고 와 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당정은 전날(3일) 고위 협의회를 열고 내달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던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기준 규정을 2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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