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며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급선무는 지지율 상승이다. 여야 후보 중 ‘뽑을 사람이 없다’는 민심에 기대 이러한 목표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당장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것도 나쁘진 않았다. ‘도덕성’을 우위로 야권의 파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안 후보는 여전히 ‘박스권’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 ‘컨벤션 효과’에 힘입은 윤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 일각에선 홍준표 의원의 경선 패배로 인해 안 후보의 반사 이익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실질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안 후보의 대권 행보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11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한 ‘여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5%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32%)의 뒤를 이은 것이다. 안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동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점이다. 같은 기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는 앞선 조사에선 7~8%대를 유지해 왔다. 전주(1~3일) 조사만 해도 7%의 지지율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물론 표본오차 내 차이긴 하지만 양당에 거부감을 갖는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중과는 다른 분위기인 셈이다. 

중도층에서도 윤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8~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도층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3.3%와 30.3%로 나타났다. 안 후보는 제3지대 후보 중에선 가장 높은 수치인 8.1%를 기록했지만, 양당 후보에 비하면 낮은 결과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대선 후보로서 존재감 높이기 고심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문가는 제1야당 후보 선출로 인한 ‘컨벤션 효과’와 별개로 안 후보 스스로가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안 후보가 대선후보로서 존재감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의 여론이 높은데 안 후보를 지지하면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있는 것”이라며 “여야 대결 구도가 돼서 제3지대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내에선 ‘급할 것 없다’는 분위기다. 당장 선대위원장 인선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본격 레이스에 돌입한다면 충분히 상황이 변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엿보인다. 국민의당 선거대책 총괄본부장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전날(1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여론조사 지지도가 낮게 나오는 건 분명하다”며 “결과와 관계없이 안 대표가 갖는 비전과 구상을 차분히 말씀드려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전을 방문해 ‘탈원전 반대’ 행보에 집중했다.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방문을 시작으로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반문(反文) 정서를 극대화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딸의 청와대 관저 거주에 대해 ‘아빠 찬스’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선대위가 꾸려지지 않은 상황인 데다가 공약을 하나 발표한 만큼 조급해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며 “의혹과 부패 이력이 없는 결이 다른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고 전문가 역량을 강조해 현 후보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완주해야 가능하다”며 “결국 적당히 지분 요구를 할 것이란 인식을 불식시키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