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시험장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시험장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수능을 하루 앞둔 17일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각각 수험생 응원과 교육개혁에 대한 의지 표명에 나섰다. 18일 수능을 보는 51만 수험생 대다수가 내년 3월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첫 대선 투표권을 행사할 유권자들이다.

◇ 51만 수험생도 곧 유권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본인의 SNS에 ‘수험생 여러분의 지난 시간들을 믿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내일 하루는 쌓여온 시간과 자신을 믿고, 후회 없이 보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는 “내일(18일)이 수능이다. 수능을 앞두고 많이들 긴장될 것 같다. 아마 지금쯤이면 마치 수능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것처럼, 많은 이들이 내일의 운을 말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며 “그러나 수험생 여러분의 지난 시간들과 노력, 그 안에서의 희로애락이 어찌 수능만을 향한 것이겠느냐. 설령 시험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간의 노력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을 여러분답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 어디 가지 않는다”며 “그러니 내일 하루는 쌓여온 시간과 자신을 믿고, 후회 없이 보내시길 바란다. 애쓴 만큼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본인의 사법시험 시절을 떠올리며 수험생들과 공감을 나눴다. 그는 “저도 사법시험을 9수 한 사람이라 어느 정도 그 기분을 안다”면서 “공부를 하다 보면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외롭고 고독한 순간이 찾아올 때가 있다. 하지만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오고 어김없이 새로운 날이 온다. 여러분은 인생의 히어로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는 코로나 백신까지 맞아가며 공부하느라 어느 때보다 더 힘들었을 것”이라며 “이제 모든 부담감과 긴장은 훌훌 떨치고 스스로를 믿자. 그동안 준비한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자”고 응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수험생 여러분 천천히 가도 괜찮다. 백점이 아니어도 괜찮다”라며 “누구나 조금씩은 틀린다. 차분한 마음으로 자신 있게 임하길 바란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사랑하는 우리 청소년 여러분, 내일 수능을 치르지 않는 분들도 아주 많으실 것이다”며 “그 또한 괜찮다”고 강조했다. 그는 “꿈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 그 모든 길이 꽃길이 될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해 수능을 보지 않는 청소년들까지 챙기는 면모를 보였다.

◇ 교육 개혁안으로 수험생 마음잡기

수험생을 향한 응원뿐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 시기에 본인의 교육개혁안을 함께 내비친 후보들도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인생 선배로서, 그리고 아빠의 마음으로 수험생 여러분의 파이팅을 기대한다. 오늘 밤만은 푹 주무시고 좋은 꿈꾸기 바란다“며 ”수험생들의 노력이 합당하게 대접받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전날(16일) 안 후보는 공약발표회에서 “‘부모 찬스’의 수시를 전면 폐지하고, 수능과 내신으로 평가하는 정시전형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했다. 수시 없이 정시전형을 일반전형 80%와 특별전형 20%로 나누겠다는 게 안 후보의 구상이다. 안 후보는 또 수능시험을 7월과 10월 연 2회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허술한 입시관리로 불법이 가능하도록 만든 대학에 대해서는 정원 감축과 국가 지원 축소 등 강력한 불이익을 주겠다”며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제2의 조국 자녀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수시 전형 이외에 민주화운동유공자 자녀 특별전형 등을 폐지하겠다고도 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 폐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연 2회 실시를 약속했다. 그는 “초중등 교육은 시·도 교육청으로 완전히 이관하고, 대학은 자율화를 추진한다는 원칙하에서 교육부를 폐지할 것”이라며 “축소된 교육부 기능은 국가교육위원회에 이관하겠다”고 설명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위원 임기를 대통령보다 길게해 정치권 영향을 받지 않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수능을 연 2회 실시하는 동시에 학생부종합전형을 폐지하고, 수시는 내신 중심으로 단순화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지역거점대학을 중심으로 주변 국립대학을 통폐합하며, 서울대 학부를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 대학혁신방안도 전했다.

대선에 출마하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는 수험생들에게 “지금과 같이 전 과목을 잘해야 하는 교육 체제로는 아인슈타인이 한국에 와도 서울대 못 간다”며 “허경영이 대통령 되면 수능시험 폐지하고 한 과목만 시험 본다. 그때까지만 힘내라”는 응원을 전했다.

◇이재명ㆍ윤석열, 교육 공약 '아직'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아직 뚜렷한 교육정책을 내 놓지 않았다. 다만 지난 10일 두 후보가 여야 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으로 마주친 ‘글로벌인재포럼’에서의 발언으로 각자의 교육관을 살짝 읽을 수 있다.

이 후보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는 많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며 “산업 전환에 대비하고 신산업 발굴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미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주도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기초과학, 첨단 과학 교육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창의적 인재 양성’을 최우선 과제롤 꼽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본과 노동의 투입만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며 “교육과 제도가 인재들이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당의 후보들이 뚜렷한 공약은 내 놓지 않았지만, 내년 7월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의 출범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교육공약이 언제쯤 구체화 되어 발표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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