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며 ′멸치′, ′콩′ 등을 인증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멸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발(發) ‘멸공 인증’에 국민의힘 인사들이 동참한 가운데,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새어 나온다. 이같은 행보가 다잡은 당내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1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후보의 ‘마트 장보기’와 관련해 “누가 어떤 아이디어로 한 건지 아니면 실제 그런 의도로 한 건지는 추측의 영역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기가 좀 뭐하다”며 “저도 사실 썩 동의하기는 좀 그렇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8일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멸치’, ‘콩’ 등을 카트에 담는 인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라는 해시태그도 함께 적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마트인 데다가 해당 품목의 이름을 조합할 때 ‘멸공’을 연상한다는 이유에서 윤 후보가 ‘멸공 논란’에 휩싸인 정 부회장을 지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 후보의 인증에 나경원 전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진태 전 의원, 김연주 부대변인 등 당내 인사들도 가세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 부회장이 멸공이란 걸 올렸다가 인스타그램에서 삭제됐다 복구됐다는 기사를 봤다”며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 부분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는 면에서 동참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행보가 ‘색깔론’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철없는 멸공 놀이를 말려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이것을 따라 하는 것 역시 자질이 의심된다”며 “대놓고 일베놀이를 즐기며 극우보수의 품에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안팎의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자중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모든 부분에 더 나갔다, 덜 나갔다는 부분 있는데, 그에 대해선 선대위 방침으로 한 게 아니니 밖의 얘기 차원”이라며 “선대위의 공식 입장이나 공식 슬로건 이런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때아닌 ‘멸공’ 해시태그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정 부회장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소신과 표현의 자유 또한 존중한다. 그러나 ‘좌우 막론하고 멸공’을 외칠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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