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동시에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을 제시해 화제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각각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을 제시해 화제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군인력 전문화 공약’을 내며 징집병 규모를 15만명으로 축소하는 선택적 모병제를 전제로 병사월급 200만원 보장을 제시했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한줄 공약으로 ‘병사 봉급 월 200만 원’을 내걸었다.

◇ 윤석열 공약에 국민의힘 내부 의견 엇갈려

윤 후보는 10일 본인의 SNS에 “현재 병사 봉급은 연간 2.1조원이 소요된다. 최저임금으로 보장할 경우, 지금보다 5.1조원이 더 필요하다”며 “지난 4년간 한 해 예산이 무려 200조원 넘게 늘었음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엄격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재원 마련 방안을 밝혔다.

민주당은 즉시 브리핑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윤 후보가 이 후보와 모처럼 동일한 내용으로 공약을 발표했다. 병사들을 위한 훌륭한 정책, 좋은 정책에 저작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야가 공약 이행을 위해 서로 노력하고 힘을 합쳐 청년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 응답하는 것이 우리 정치가 할 일이다”고 전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공약에 대해 국민의힘 내에서 반응이 엇갈린다. 이준석 대표는 “후보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며 “필요한 예산은 적극적으로 당에서 우선순위를 조정해서 뒷받침할 수 있다”고 지원했다. 하지만 홍준표 의원은 ‘청년의 꿈’ 문답 코너에서 병사 봉급 월 200만 원 공약에 대해서는 “헛소리”라고 비판했고, 최근 윤 후보가 내고 있는 한 줄 공약에 대해서는 “마음이 급해서 내놓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 현실적 방안 없는 매표성 공약 비판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병사 월급 현실화 공약에서 차이점은 무엇일까. 윤 후보는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곳에 쓴 예산을 삭감하고, 흘러가지 말아야 할 곳에 흘러간 혈세를 차단하겠다”고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했고, 이 후보는 선택적 모병제를 전제해 징집병 규모 축소와 함께 2027년까지 점진적 인상 방안을 냈다.

SNS나 뉴스 댓글에서도 반응은 첨예하게 나뉘었다. “나는 건빵 값밖에 못 받고 군 생활해서 억울하긴 하지만 이건 잘하는 일이다”라는 등의 옹호 댓글도 있었지만, “2022년 월급기준으로 하사 10호봉 196.8만원, 소위 3호봉 196.2만원인데 근무 2년차도 안된 병장한테 200만원을 준다는 건 군인 월급을 다 올린다는 말인가?”등의 비판적 반응도 상당했다.

대체로 젊은 남성들이 가장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준비하는 시기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만큼 처우 개선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 없이 매표성 공약 남발을 경계하는 반응이다.

◇ 단순 매표공약으로 봐선 안 돼

국방전문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부연구위원은 “젊은이들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제도와 어떻게 연계 할지만 극복하면 긍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양 부연구위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월급 200만원은 병장 정도의 이야기인 것 같은데, 문제는 하사 월급과 겹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사는 월급 외 복지혜택이 있으니 조금만 상향 조정해주면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기존에 하사 월급 자체가 너무 낮았다. 올려주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원 마련 역시 낭비로 지적되는 요소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며 “장병들의 제대 후에 혜택을 고민하는데, 사실상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젊은 친구들은 차라리 그럴거면 돈이라도 제대로 달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포퓰리즘으로 바라볼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복무 중에는 여러 자유가 제한된다. 그렇다면 노동의 대가는 지급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잘 풀어내면 의미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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