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일부가 발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남은 장관 인선을 언제 마무리할지, 인사에 어떤 기조가 반영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8명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면면을 살펴보면 전현직 의원 3명, 전문가 그룹 3명, 한미관계에 집중했던 후보자 2명으로 구성됐다. 윤 당선인이 지역이나 성별 안배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창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차례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배석했다. 

추경호 후보자는 정통 기재부 관료 출신에 국회 기재위 간사 출신이고, 당의 전략기획과 원내 협상을 주도한 경험이 있어 발탁됐다. 또 원희룡 후보자는 인수위에서 기획위원장까지 맡아 공약 현실화 작업을 이어오고 있었고, 부동산 세제 외에도 주택공급과 교통체계 구축 등 정책을 담당했기에 인선에 포함됐다. 이들은 정책 경험 뿐 아니라 국회 경험이 있어 대야 관계를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숙 후보자는 박근혜 정권에서 발탁됐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의 영유아 보육, 초등학교 돌봄교실 등  사각지대 없는 수요맞춤형 복지정책과 가족정책을 설계한 경험으로 여가부 해체와 새로운 부처 설립의 가교 역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정호영 후보자, 이창양 후보자, 이종호 후보자는 관련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 발탁됐다. 

또 이종섭 후보자와 박보균 후보자는 한미관계 기여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종섭 후보자는 국방부 정책실에서 대미 정책을 담당했고,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방위추진단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행정관 등을 역임하며 한미 관계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보균 후보자는 미국 워싱턴에 잊힌 존재로 방치됐던 19세기 말 대한제국 공사관의 문화적 가치를 발굴해 한국 정부가 공사관을 재매입하는데 기여를 했던 것이 발탁의 주 이유로 제시됐다.

이번 내각 인선을 살펴보면 나이, 성별, 지역 안배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60대 초반, 영남 출신, 남성에 집중됐다. 추경호·이종섭·박보균·정호영·이창양 후보자는 60대, 원희룡·김현숙·이종호 후보자는 50대에 속했다. 영남 출신이 5명이고, 김현숙 후보자 외에는 모두 남성이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주실 분인가를 기준에 두고 선정해 검증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능력 위주 인선’임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역시 나이·성별에 따른 기계적 할당 대신 본인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정책으로 구현할 만한 전문가를 주로 선정했다고 평가했다.

◇ 이태규 인수위 이탈 배경

이에 남은 인선 역시 능력 위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머지 10명 인선도) 최대한 이번주 내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는 윤 당선인의 정책자문단이었던 정철영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 안철수 인수위원장 대선 후보 시절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하마평에 올랐다. 외교부 장관에는 미국통으로 알려진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미국통’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역시 거론되고 있다. 

통일부 장관 인선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김병연 서울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다만 권 의원과 김 교수는 장관직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인 배제’ 기조가 정해진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 장관에는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강남일 전 대전고검장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이 언급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윤 전 의원은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노동개혁 등에 있어 윤 당선인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라는 평가다. 중기부 장관에는 강성천 중기부 차관, 해수부 장관엔 이연승 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행안부 장관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경찰 출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경기도 행정부지사 출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정치인 배제 기조로 인해 기존에 거론되지 않았던 인사가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도 있다. 현역 의원 배제 기조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원 수가 줄어들 경우 표결에서 더 밀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의원의 경우 11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며 입각 의사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윤 당선자와 안 위원장 간 공동정부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계가 한 명도 없었다’는 질문에 “윤석열계는 있나”라고 반문하며 이 의원의 인수위원직 사퇴와 내각 인선은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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