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제4이동통신사를 추진하는 미래모바일이 아직 사업에 참여할 대주주를 확보하지 못했다. 공개적으로 투자 의향을 밝힌 대기업이 없어 통신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사업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 박윤규 차관 “주파수 할당공고 기간 충분해 기다리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3일 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은 기자들에게 통신시장에 신규사업자를 진입시키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를 전달했다.

박윤규 차관은 “그동안 신규 사업자 시장 진입이 실패했다는 패배감에서 벗어나 통신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5G 28GHz(기가 헤르츠) 주파수 할당 계획을 공고했다. 할당신청은 오는 11월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1개월간 진행된다. 그러나 국내에선 28GHz를 이용한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해당 주파수를 이용해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4이동통신사에 대한 의지를 밝힌 미래모바일은 아직 주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미래모바일은 5G 신규 이동통신 사업권 획득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간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제4이통사에 대해 박윤규 차관은 “아직 확실한 의사표현이 있는 사업자가 없다”며 “공고기간이 충분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모바일은 주간사이기 때문에 사업자로 여겨지지 않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미래모바일에 아직 대주주가 없어 이 같은 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국내 통신3사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선진국에선 (밀리미터파가)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향후 6G로 가는 데 28GHz 운영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제4이통사 사업에 참여하길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개별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 미래모바일 주파수 건의, 과기정통부 “공고에 변화는 없을 것”

미래모바일은 지난 8일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 관계자들을 만나 제4이통사 사업 계획을 설명한 바 있다.

미래모바일은 5G 2.3GHz 주파수를 이용한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2.3GHz를 통해 수익을 얻고 28GHz에 지속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미래모바일은 28GHz와 2.3GHz로 전국망을 구축하려 한다. 또한 미래모바일은 정부가 수익모델로 제시한 알뜰폰 사업은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미래모바일은 MNO(이동통신망사업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모바일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28GHz 사업계획과 2.3GHz 필요성에 대해 전달했고, 과기정통부 측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공고한 내용이 있기 때문에 공고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다고 했다. 과기정통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11월에 전국단위로 주파수 할당 신청을 할 예정이다. 주주들은 확정되면 10월에 공개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모바일은 주파수 할당기간 전까지 주주들을 모아야 한다. 주주를 제때 모으지 못하면 미래모바일의 제4이통사 계획은 실현될 수 없다.

주파수 관련 미래모바일의 요구에 대해 과기정통부 측은 “공고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한 사업자의 건의 사항이 있다고 해서 할당 공고를 바꾸면 나머지 사업자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가 깨지게 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미래모바일이 추진하는 사업모델은 투자비가 많이 필요해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알뜰폰 사업 모델은 제4이통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김지환 연구위원은 “사업 초기 안착을 위해서는 여러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려해서 알뜰폰 사업을 하는 것을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망을 구축하고 가입자를 모집하는 데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미래모바일은 MVNO(알뜰폰)에 비해 돈이 많이 드는 모델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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