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이언은 이구지자라니? 일구이언은 이부지자라고 써야 옳은 거 아닌가요?”“맞아요. 일구이언 이부지자가 맞지요.”“그런데 왜 이구지자라고 썼어요?”“요즘 애들이 그렇게 쓴대요. 일부러 그러는 건지, 무식해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한 입으로 두 번 말하는 사람, 즉 다른 말을 하는 사람은 입이 두 개 달렸기 때문이라는 발상이 재미있잖아요?”“아항, 한자로 쓰면 이런 거란 말이구나. ‘일구이언 이구지자(一口二言 二口之子)’. 원래는 ‘일구이언 이부지자(一口二言 二父之子)’인데?”“그렇지요. 어떤 애들은 ‘이부(二父)’를 ‘이부(異
최근 반일감정과 일본 불매운동이 거센 가운데, 에어서울은 얼마 전 아찔한 논란에 휩싸였다.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기내식 세트메뉴를 선보였는데, 일부 메뉴에 일본 ‘아사히 맥주’가 포함돼있었던 것이다.아사히 맥주는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이자, 대표적인 불매운동 대상 제품으로 꼽힌다.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넓다보니 판매 급감 현상이 실제로 나타났고, 아예 판매를 중단하는 곳도 등장했다.이런 상황에서 ‘굳이’ 아사히 맥주를 세트메뉴에 포함시킨 것은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보였고,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이에
지난번 편지에서 우리 사회의 반노동조합 정서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가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아 유럽연합이 제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을 했었네. ‘ILO 핵심협약’이라니? 우리 국민들 중에 그게 무얼 말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가끔 신문이나 방송에서 ‘ILO 핵심협약’에 관한 뉴스를 접해도 자신과는 별로 관계없는 일이라 여기고 그냥 무시해버린 사람들도 많을 걸세. 우리들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제 협약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관심이 없는 거지.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
4세기 중반~5세기 전반의 벽화는 안악3호분과 덕흥리벽화고분처럼 무덤주인의 초상화와 공적·사적 일상이 주를 이룬다. 생활풍속도에는 무덤주인의 일생 중 기념비적인 일이 등장하고 풍요로운 생활상이 묘사되기도 하였다. 내세에도 생전의 삶과 명예가 재현되고 후손들에게도 영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던 같다. 고분의 구조는 방이 여러 개인 다실(多室) 구조이다. 돌기둥을 세우거나 나무기둥을 그려 넣어 내부를 마치 가옥처럼 꾸미기도 했다. 357년에 조성된 안악3호분은 연대가 밝혀진 고구려 벽화고분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통구나 평양과 같은
한여름 폭염 속에 형성된 남북관계의 냉기류가 심상치 않다. 신호탄은 지난 25일 강원도 원산에서 쏘아 올려졌다. 여름 휴양 차 이 곳의 특각(전용별장)에 체류한 것으로 파악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근 호도반도 지역에서 발사된 사거리 600km의 미사일(러시아제 이스칸다르 개량형) 2발의 발사를 참관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5월에도 두 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번 추가 도발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대두했지만, 청와대와 정부·군 당국은 그리 대수롭게 여기는 분위기가 아니었다.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건 이튿날 북한 관영매
지난달 속초항으로 몰래 들어온 북한 목선 한 척이 군과 정치권에 예상 밖의 파문을 불러왔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경계실패와 허위보고 등 군의 기강해이를 지적했고, 국방부 장관은 전례 없이 몇 번이나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 했다.4일 발생한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 허위 자수 사건의 경우, 진실을 축소·은폐하려다 사건 전모가 드러남으로써 군에 대한 불신 사태로까지 확대되기에 이르렀다. 거짓말로 사태를 잠재우려다 역효과를 내는 화(禍)를 자초하고 말았다. 군의 오랜 거짓말 관행이 빚은 참사라고 봐야 할 것이
“현재로선 다른 방법이 없다. 비용 절감으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담담한 어조로 최근 업계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카드업계는 수년째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잇단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을 맞이했다. 특히 올해에는 연간 7,8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중소상공인 살리기 차원에서 대대적인 카드수수료 개편을 결정했다. 이에 올초부터 인하된 가맹점 수수료율이 적용되면서 업계 위기감은 고조된 형편이다. 다만 아직까지 경상이익
광화문에서 촛불시대를 열었던 우리는 세계의 유례없는 무혈 혁명을 성공시켰다. 이런 자랑스러운 민주 시민으로 급성장한 우리는 홍콩을 비롯한 민주화를 열망하는 세계의 여러 국가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인들이 열망하는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의 일상은 그리 민주적이지 못한듯하다.광화문이라는 '장'이 마련되어 지금도 다양한 목소리가 울려 나온다. 물론 일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임도 있다. 가끔 폭력성이나 소모성을 넘어 소음에 불과하다는 비난도 받지만 그렇게 단기적인 시각에서 보는 것이 오히려 덜 민주적
“대표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수락했을 때, 한 비박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일대일’ 단독 영수회담 형식이 아니면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던 황 대표가 하루아침에 입장을 선회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이었다.황 대표가 처음 단독회담을 제안한 것은 지난 5월이었다. “여러 당의 대표가 모여 한 마디씩 거드는 형식으로는 실질적인 논의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한 뒤에 일대일 회담을 하자는 청와대의 ‘역제안’도
“만남 속에 깃든 인생철학.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을 만나봅니다. 금요 초대석! 시대와 통하다.”얼마 전에 출연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프닝 멘트다. 목소리가 예쁜 아나운서가 또박또박 읽어낸 이 멘트를 듣자니 좀 오글거렸다. “인생철학은 무슨 개똥! 글줄이나 좀 쓸까, 그저 대충대충 살아가는 백면서생을 명사라니!”, 이런 생각이 오글거림을 부채질했다. “명사라고 불러주면 좋아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처럼 오글거리는 느낌을 못 감출 사람도 많겠지.” 이런 생각도 지나갔다.그날의 오글거림은 갈수록 심해지는 방송의 ‘과잉 호칭’, ‘호칭 인
방심은 있었고, 반성은 없었다. 맥도날드가 ‘덜 익은 패티’로 재차 도마에 올랐다. ‘햄버거병’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 품질 관련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최근 일어난 사건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경기도 수원에 사는 A씨는 지난 13일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배달시켰다. A씨는 햄버거를 먹던 중 식감이 이상한 것을 느끼고, 패티를 열어 확인해 본 결과, 온전히 익지 않은 패티를 발견했다. A씨가 제공한 사진에 따르면 패티는 덜 익은 것을 넘어 납품 당시의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방송이나 신문 등 다양한 언론 매체나 여행 등을 통해 서구 복지국가 시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네. 책에서만 보았던 복지국가에 관해 조금씩 알아 가면서 그런 나라 사람들의 안정된 삶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 고무적인 현상이지.하지만 그런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부족한 것 같네. 국가 권력과 자본이 원하는 대로 열심히 일만 하면 ‘마음씨 좋은’ 정치인들의 노력과 ‘착한’ 부자들의 통 큰 기부 등을 통해 대한
학창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의 아버지는 부평공단에서 조그마한 공장을 하나 운영하고 있었다. 볼트와 너트, 나사 등을 제작해 납품하는 업체였다. 때때로 아버지를 돕던 친구는 어느 날부터인가 중국어를 가끔 쓰더니, 몽골어, 네팔어까지 조금씩 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공장은 2000년대 중반쯤 폐업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가격은 중국에 밀리고, 품질은 독일·일본에 치여 버틸 수가 없었다’고 한다.찾아보면 주위에 비슷한 사례는 꽤 된다. IMF로 무역규제의 빗장이 열리고 신자
디지털 성범죄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움직이고 있으나 특별한 변화는 없다. 몰카를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피해자를 조롱해도 그에 대한 처벌 수위는 매우 약한 탓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지난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소라넷 운영자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남편과 함께 ‘소라의 가이드(소라넷)’를 함께 시작·운영했고 △소라넷 변경 당시 개발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1학년짜리 외손녀가 오랜만에 집에 왔다. 처음엔 신나하더니 곧 지루해져서 온몸을 비튼다. 친구도 없고, 장난감도 없고, 만화영화는 재미없는 것만 나오고…, 책은 몇 번씩 읽어서 다 외울 정도.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주겠다며 외손녀를 앞에 앉혔다.“애들이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하는데, 딴 애들은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어. 그런데 한 애는 자기 차례가 왔지만 장기가 없으니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했어. 선생님이 그래도 다른 친구는 다 했으니까 너도 하면 좋지 않겠니라고 말씀하니까 얘가 한참 생각하다가 네 선생님, 저도 하나 할게요, 그러고
요즘 주위를 돌아보면 행복해 하는 사람이 없다. 이런 시기에 행복하다고 하면 정말일까? 의심부터 간다. 행복한 척하는 연습에 젖어 있는 사람들의 연출된 만들어진 행복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소위 연예인들이 행복한 척하다 얼마 안가 이혼을 한다든가 등등.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낄 때 또는 외로울 때가 점점 많아진다. 함께 있을 때 더 불행하고 더 외롭다. 그런 시간이 찾아오면 우리는 그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서 밖에서 행복이나 행운을 열심히 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를 떠나서 밖에서 행복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보다 어려운 듯하다. 언제
게임업계의 ‘대목’으로 불리는 여름 방학과 휴가가 다가오면서 게임사들이 앞 다퉈 신작을 쏟아내고 있다. 덕분에 담당기자의 6~7월 취재 다이어리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일정이 빼곡하다. 기자간담회, 미디어 쇼케이스 등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신작 계획을 발표하고 소개하는 자리가 줄을 이어서다.여러 곳의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올 여름을 시작으로 하반기 그다지 기대되는 게임이 없다는 점이다. 업계 선도업체인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그렇고 다른 업체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 최근 열린 한 게
올해 지난 해 대비 건강보험료를 3.49% 인상했었습니다. 그런데 국민 대다수가 두루 어려운 현재의 여건 속에서 인상된 보험료에 적응하기도 전에, 최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계획의 일환으로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역시 건강보험료율을 조급하게 또 다시 3.49% 인상하려 하였으나, 노동계와 경영계 등 관련 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인상안이 무산됐다고 합니다. 필자의 견해로는 단지 좁은 안목으로 건강보험 재정 확충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관련 부처 및 단체와의 인상 파급 효과에 관한 심도 있는 소통이 부족
공필화(工筆畵)는 공을 들여 대상물을 세밀하고 깔끔하게 묘사하고 정교하게 채색하는 회화의 필법이자 기법이다. 언뜻 보면 우리 전통 민화와 비슷한데 민화가 조선 후기에 민간에서 정식으로 훈련받지 않은 무명 화가가 그렸다면, 공필화는 조선 이전부터 그림을 그리던 관청인 도화서에서 전문 직업 화가인 화원들이 그려 왔다. 결국 중국에서도 우리 나라에서도 수준 높은 궁중화가이 그린 그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그동안 국내에서 공필화는 중국에서 직수입한 책자를 통해서만 드문드문 소개 되었다. 주로 송나라 때 작품들을 실은 화보집에서만 조금씩 소개
산업계에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달리 부쩍 커진 것 같다. 일반 소비재를 취급하는 유통은 물론 건설, 제약, 금융 등 산업계 전반에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캠페인이 번져나가고 있다.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작은 ‘성의’를 보인 건 분명 환영할 일이다.하지만 좀처럼 환경에 관한 소식을 접할 수 없는 업종이 있으니, 바로 영화관 업계다. 머리를 쥐어짜내 고안한 거창한 정책은 고사하고, 일상에서 임직원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않겠다는 그 흔한 캠페인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