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읽었던 수많은 책들 중 법정 스님의 『무소유』다음으로 내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던 책은 어떤 것일까? 중학교 다닐 때부터 시와 소설 등 문학 작품 읽기를 좋아했고, 대학에서는 영문학, 대학원에서는 사회학을 공부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책들을 읽었네. 10여 년 전부터는 장자와 노자, 불교 관련 책들도 즐겨 찾고 있으며, 사진 공부하면서는 사진과 예술 관련 책들도 많이 읽고 있지. 하지만 공식적인 노인이 된 지금 내가 살아온 긴 여정을 뒤돌아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각과 사유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26일 방한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별명이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이다. 나는 그가 모든 것을 다 갖고 있고, 모든 것을 다 사들일 수 있는 무지막지한 부자여서 붙은 별명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다. 신문에는 그가 이렇게 소개되고 있다. “연로한 살만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84)을 보좌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제1부총리(총리는 국왕), 국방부 장관, 경제개발위원회·정치보안위원회 의장까지 겸직해 사우디의 행정·국방·보안, 그리고 미래 계획까지 한 손에 쥐고 있다.”사우디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019 인천민속문화의 해’를 기념하여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와 공동으로 ‘메이드Made 인人 인천’ 특별전을 지난 5월 15일(수)에 개막하여 8월 18일(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관람객들이 전시기획자는 물론 ’인천 이야기의 주인공‘ 관련 전문가들과 직접 만나는 다양한 전시연계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산업도시 인천을 재조명하는 ‘전문가 특강’, 음악과 함께 하는 인천 공단노동자 이야기 ‘갤러리 토크’, 큐레이터의 ‘전시해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15일 동해안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목선은 간첩선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초라했다. 길이 10m, 폭 2.5m, 무게 1.8톤에 28마력의 엔진이 장착된 나무 배였다. 그 일엽편주(一葉片舟)를 타고 4명의 북한 주민이 귀순을 해왔고, 이 중 2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한 파장은 열흘이 지나도록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유력 일간지는 24일 정부와 군 당국이 북한 목선의 귀순사실을 파악한 초기단계부터 조직적으로 이 사실을 은폐,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 소형 목선이 속초항에 들어
김상조 정책실장을 실제로 처음 본 것은 대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2017년 4월이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이다. 박범계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의 안렙 BW발행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른바 ‘백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에 원인부터 결과까지 차분히 설명했는데, 경제학자의 날카로움과 교수 특유의 까칠함이 묻어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약 2년 뒤 청와대에서 다시 만난 김상조 실장의 아우라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여유에서 나오는 완급조절, 그리고 부드러움이 돋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밑줄까지 그어가며 읽은 김정은의 모습이 화제다. 북한이 지난 23일 트럼프 친서를 읽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는데, 편지의 중요 대목으로 추정되는 곳에 펜으로 줄을 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마치 최근 고인이 된 어느 입시 명강사의 유행어인 “밑줄 쫙~”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공개되지 않은 친서의 내용이 무엇일까 관심이 쏠렸지만, 어떤 구절이기에 이처럼 강조해 놓은 것일까 하는 점도 궁금증을 낳았다.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이 친서 내용에 상당히 흡족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음식 배달앱 시장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최근 난데없는 논란에 휩싸였다. 연예인, 유튜버 등 소위 ‘셀럽’ 또는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유명인사들에게 할인 쿠폰을 뿌렸다가 거센 역풍을 맞은 것이다.논란은 ‘자업자득’ 양상으로 전개됐다. 래퍼 기리보이를 비롯해 배달의민족으로부터 쿠폰을 받은 유명인사들은 SNS 등을 통해 이를 인증했다. 이는 배달의민족이 쿠폰을 건네며 기대했던 부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기대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유명인사
친구야, 영어 문장으로 시작해서 미안하지만, “Root, hog, or die.”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는가? 자연에서처럼 사회에도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19세기 말 사회진화론자들이 좋아했던 생명의 법칙이야. “재빨리 선수 치지 않으면 네가 죽는다.” 살벌하지? 아니야? 지금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삶의 법칙이니 새로울 게 없다고… 그럴지도 모르지. 우리들의 삶 자체가 ‘이빨과 발톱으로 붉게 물든’ 전쟁터로 바뀐 지 꽤 오래되었으니까.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가 ‘
’관피아.’ 관료와 이탈리아 범죄조직인 마피아의 합성어로, 공직을 퇴직한 사람이 관련 기업에 재취업, 학연·지연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세력을 일컫는 말이다.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논란’이 확대되면서 한동안 금융권 주요 협회장과 요직 인선에 변화가 찾아왔던 때가 있었다. 관료 출신이 요직을 맡는 관행을 깨고, 민간 출신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관료 출신들의 금융권 협회 요직 인선 낙하는 2017년부터 부활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첫 테이프
봉준호 감독이 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냄새’가 우리나라 글쟁이들의 화두(話頭)로 떠올랐다. 자기 이름 내걸고 쓴 칼럼과 인터뷰가 벌써 수백 건이다. 대부분 ‘가난한 자에게는 가난한 사람의 냄새가 나고, 부유한 사람에게는 부유한 냄새가 난다.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그 냄새는 감추지 못한다’라는 봉 감독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더 늦기 전에 냄새나는 글 한 줄은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는 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나도 냄새에는 민감한 편이라 냄새가 어떤 형식으로든 사회 이슈가 될 때를 대비해 냄
공든 탑이 무너졌다. 지난해 7월 SK건설이 라오스에서 시공 중인 세피안-세남노이댐이 공정률 92%를 기록하던 중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5억톤 가량의 물이 인근 마을을 덮쳤고, 6,000여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SK건설은 재빨리 후속 조치에 나섰다. 안재현 사장은 사고 이튿날 라오스 현지로 출국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긴급구호단을 파견하는 등 총력을 다했다. SK건설은 지난해 댐 붕괴사고의 피해복구와 관련한 비용을 560억원으로 책정하고, 기타충당부채로 손실처리하기도 했다.복구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올해는 비구니스님들의 교육기관인 청암사 승가대학이 설립된 지 32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청암사에서 발행하는 ‘청암지’ 100호를 맞이하는 해가 된다. 오늘 소개할 책 ‘청암사 승가대학 비구니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 이야기’는 1994년 1호부터 100호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청암지에 게재된 학인스님들의 글을 가려 뽑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책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스님들이 청암사 승가대학에서 좌충우돌 4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법한 수행자가 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너무나도 진솔하게 담아놓았다.지난 2016년 3월 KBS 2TV ‘
지난주에는 3박 4일 동안 카메라 메고 경상남도 거제, 전라남도 순천, 경상북도 문경에 다녀왔네. 1년 예정으로 새로운 사진 프로젝트 ‘30인보’를 시작했기 때문이야.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연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밥 먹고 놀면서 카메라에 담는 작업이지. 지인들에게 소개 받거나 길을 가다가 만난, 생전 처음 보는 사람 30명을 담을 예정이어서 프로젝트 제목이‘30인보’일세. 흥미롭지 않겠는가? 60년 이상 살면서 전혀 만나본 적이 없었던 사람들을 공식적인 노인이 된 나이에 만나 어떤 식으로든 함께하는 시간을
최근 온라인에서는 ‘자강두천’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줄임말이지만 사실상 ‘천재’는 비꼬는 표현이다. 고만고만한 사이에 마찰이나 갈등 일어날 때 활용한다고 보면 된다.한 유튜버가 유명 프로게이머 ‘페이커’와 ‘도파’의 리그오브레전드(롤) 경기를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새벽 솔랭 3연전 마지막경기’라는 제목으로 올린돼서 유래됐다. 명성과 달리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것을 비꼰 것.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놓고 벌인 실랑이는 그야말로 ‘자강두천’이라는
18세기 영국 산업혁명의 창시자들은 사회적 책임의식이 있었다. 맨체스터, 리버풀과 함께 산업혁명 발진기지의 한 곳으로 꼽히는 영국 제2의 도시 버밍엄의 기업인들과 지식인들은 매월 보름달이 뜰 무렵이면 한 곳에 모여 나날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로 ‘인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뜨겁게 토론했다.밤새 격렬한 논쟁을 벌인 후 아직 환히 비추는 달빛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갔던 이들의 모임에는 곧 ‘달빛협회(Lunar Society)’라는 이름이 붙었고, 회원들은 ‘미친 사람’을 뜻하는 영단어 ‘Lun
지난 4일부터 오는 6월 2일까지 성동문화재단(이사장 정원오)은 ‘너의 의미’, ‘아니 벌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비롯한 김창완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뮤지컬로 만든 시즌2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가을, 대학로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예매사이트 관객 평점 9.7이라는 높은 점수와 함께 액터 뮤지션 장르가 요즘 핫한 장소인 서울숲 앞에 위치한 성수아트홀로 옮겨 왔다. 많은 곡으로 중장년층을 비롯해 십대, 이십대에게까지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의 음악들로 이뤄진
북녘 땅에서 들려온 식량난 소식에 대북지원 채비를 서두르던 우리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국제 구호단체들이 밝힌 다급한 사정을 감안할 때 한 톨의 쌀이라도 더 많이, 더 빠르게 챙겨야할 북한 당국이 ‘아닌보살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다.여기에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이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대북지원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여론도 분분해 실제 의미 있는 수준의 식량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상황이 됐다.북한은 대북지원에 앞서 연일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남조선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요즘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말을 보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도 이젠 옛말이 된 것 같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독재자의 후예’ 공방만 해도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자리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진짜 독재자의 후예 김정은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대변인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맞받아쳤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어디서도 황교안 대표를 겨냥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은 찾
다시 덧칠을 할 수 있는 서양화와는 달리 동양 미술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그 가운데 불화는 특히 선이 강조되기에 마음먹은대로 그리려면 밖은 물론이고 내면적으로도 스스로가 고요하지 않으면 좋은 선을 그릴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늘 선 하나하나를 수행하듯이 그려야 한다. 불화가들은 스스로 자기 안의 부처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정성껏 복을 짓는 기도하는 수행의 일환으로 불화를 그린다.어쩌면 부처님을 그리는 마음은 탐진치 삼독(三毒) 즉 탐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번뇌를 여의는 수행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5G 흥행에 가속도가 붙었다. 최근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불법 보조금 지원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통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당장은 달콤한 혜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가계통신비 증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 5G 가입자는 지난 16일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1일 40만명을 돌파한 이후 5일 만에 10만명이 늘어난 셈이다. 하루 평균 2만명의 소비자가 5G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있다.그런데, 5G 흥행의 이면에는 ‘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