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비구니스님들의 교육기관인 청암사 승가대학이 설립된 지 32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청암사에서 발행하는 ‘청암지’ 100호를 맞이하는 해가 된다. 오늘 소개할 책 ‘청암사 승가대학 비구니스님들의 좌충우돌 수행 이야기’는 1994년 1호부터 100호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청암지에 게재된 학인스님들의 글을 가려 뽑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책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스님들이 청암사 승가대학에서 좌충우돌 4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여법한 수행자가 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너무나도 진솔하게 담아놓았다.지난 2016년 3월 KBS 2TV ‘
지난 4일부터 오는 6월 2일까지 성동문화재단(이사장 정원오)은 ‘너의 의미’, ‘아니 벌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비롯한 김창완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뮤지컬로 만든 시즌2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가을, 대학로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예매사이트 관객 평점 9.7이라는 높은 점수와 함께 액터 뮤지션 장르가 요즘 핫한 장소인 서울숲 앞에 위치한 성수아트홀로 옮겨 왔다. 많은 곡으로 중장년층을 비롯해 십대, 이십대에게까지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의 음악들로 이뤄진
다시 덧칠을 할 수 있는 서양화와는 달리 동양 미술은 상대적으로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그 가운데 불화는 특히 선이 강조되기에 마음먹은대로 그리려면 밖은 물론이고 내면적으로도 스스로가 고요하지 않으면 좋은 선을 그릴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늘 선 하나하나를 수행하듯이 그려야 한다. 불화가들은 스스로 자기 안의 부처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정성껏 복을 짓는 기도하는 수행의 일환으로 불화를 그린다.어쩌면 부처님을 그리는 마음은 탐진치 삼독(三毒) 즉 탐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번뇌를 여의는 수행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국립민속박물관은 ‘2019 인천 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하여 인천광역시와 공동으로 특별전을 마련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가 인천 지역의 민속문화 발굴과 보존을 위해 2017년부터 진행한 ‘인천공단과 노동자의 생활문화’ 학술조사를 토대로 인천 지역의 민속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다.인천은 늘 ‘최초’의 수식어가 따라붙는 지역으로, 선사시대 이래 유구한 역사적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개항 이후에는 신문물과 외국인이 유입되는 관문으로서 근대화의 상징이었으며, 산업화 시기
매년 음력 4월 8일(이하 초파일) 즉 부처님 오신날이 가까이 오면 불교 사찰, 즉 절 주변의 거리에는 등이 걸린다. 종이로 만든 등을 지등(紙燈)이라고 하는데 비가 오니 언젠가부터 알록달록한 비닐 등이 걸린다. 물론 사찰 경내에서는 붉은색 또는 하얀색 계통의 지등이 걸린다. 붉은 색은 살아 있는 분의 복이나 가피를 비는 것이고 하얀 등은 죽은 이들을 위한 극락왕생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초파일이 되면 사람들은 연등(燃燈)놀이라고 해서 등을 들고 거리를 다니는 등 축제분위기를 달군다.국립민속박물관의 세시풍속사전을 열어보면 불교에서
네팔 포카라에서 가까운 안나푸르나 산골 오지마을의 모습은 매우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하지만 그곳의 주민들의 생활상이 더 안쓰러웠던 우리들은 NGO 나마스떼코리아라는 순수 자원봉사자 단체를 만들어 여행에 봉사를 콜라보한 바 있다. 같은 해에 빈센트 반 고호와 이름이 같은 뱅상(Vincent의 프랑스 발음) 그레비도 네팔을 찾았던 것 같다.1970년생인 뱅상 그레비는 뮤지엄 즉 미술관과 박물관의 도시 프랑스 파리의 12구에서 태어났다. 10대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대학 입시에서 낙마하자 해외 여행을 떠났다. 그 사이, 독립영화
‘불교 회화(佛敎繪畫)’를 줄여서 불화라고 한다. 사찰 법당에 모셔 놓은 부처님 그림을 포함하여 보살과 나한 신중 등을 그린 불교 관련 그림이나 절을 장엄하게 하기 위한 일체의 그림을 일컫는다. 예배용이나 교화용 그리고 장엄용으로 사용되는 불화는 벽화나 천정화 등 고정된 그림과 함께 우리가 친숙하게 접하는 탱화와 경전에 그려진 경화 등이 있다.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 좋아했던 현승조 작가는 고교 시절 은사이신 동양화가 고운산 선생님이 보여준 전통회화 화집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비단에 그려진 각종 화려하고 섬려한 천연채색 그림들 중
2010년 11월 16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매사냥은 오늘날 사라져가는 인류 보편적인 문화이다. 몽골 등 세계 11개국이 관련국으로 지정됐고 오늘날에는 18개국으로 확장된 매사냥은 적어도 80여 개국이상의 나라가 수천 년 전부터 해 왔다. 우리나라의 매사냥은 황조롱이, 참매, 송골매 등을 잡아 길러 농한기인 겨울에 꿩이나 토끼 같은 동물을 잡기 위한 전통적인 사냥법으로 인기를 끌었다. 역사적으로는 고구려 유리왕 22년인 서기 3년에 처음 나오고 백제시대에 유행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매사냥에 쓰일 매를 잡고 길들이는
불교에서는 함께 도를 닦는 벗을 도반(道伴)이라고 한다. 인생이라는 험난한 길을 함께 가는 친구가 진정한 도반이 아닐까 싶다. 다음날이 주말이라 출근하지 않고 밤새 놀 수 있다는 불타는 금요일, ‘불금’에 혼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혼차’를 한다. 한 동네에 사는 도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미안하지만, 내일 새벽 6시경에 잠시 차를 태워줄 수 있어요?”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흔쾌히 오케이라고 즉답을 한다. 얼른 마시던 차도구(茶具)들을 정리하고 귀가한다. 잠자리에서 꿈 수행(잠명상)에 들어가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린다. 골
천상천하. 하늘아래 땅위가 이 지구를 말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사는 천하에 효자는 없다. 아니,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아무리 효도를 잘 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부모님께서 쏟아 부어 주신 사랑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될 정도로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하는 것에 1/100이라도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도 우린 너무 쉽게 ‘효자’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어머니께서 임종 직전에 호흡이 거칠어 지셨다. 턱밑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복받쳐서 눈물이 하염없이 났다. 그런 경황 중에도 정신을 차려
3.1운동은 우리가 독립국이며 홍익인간의 이념을 지닌 민족이라고 선언했다. 민족대표 다수가 최초의 민족사학인 보성학원 관계자이며 여기서 ‘독립 선언문’ 3만5,000부 전량이 인쇄되었다. 학교가 경영난에 처하자, 간송 전형필(1906~1962)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런 줄거리를 가지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간송이 일제강점기 하에서 지켜낸 국보 6점과 보물 8점이 공개한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을 개최한 듯하다.2013년 설립된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일본인의 손으로 넘어갈 뻔했던 을 1
박물관에는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특별한 이름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학예사라고 불리는 큐레이터(Curator)가 있다. 최고위층에 학예사 출신의 관장이 있을 수 있고 그 아래에 학예실장이나 전시과장이 있다. 기관의 크기에 따라 학예실장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박물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전시를 담당하는 전시과장은 반드시 있다.물론 전시는 전시과가 아니라 연구과, 유물과, 어린이박물관과 등의 다른 이름의 여러 과에서 할 수는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어느 과에서 하든 ‘전시’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우리에겐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의 양란 때 목탁 대신 창과 칼을 들었던 나라를 지켰던 승려들이 있다. 신라시대 이후 수입된 호국불교의 가장 중심 교리는 후기 불교인 밀교에서 받아들였다. 밀교의 나라 티베트는 1959년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이후 티베트 망명정부를 꾸렸다.티베트 망명정부의 국회의장과 총리를 역임했던 삼동린포체는 언제나 달라이라마를 도와 옆에서 묵묵히 일했다. 전근대 사회에서 기근이 창궐하여 밥 얻어 먹기 힘든 시절에 출가승이 되어 산에 들어가 농사 지으며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신도
새만금이란 말을 들어본 적도 있고 가본 적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왠지 낯설기만 하다. 왜 그럴까?새만금이란 김제·만경 방조제를 더 크게, 더 새롭게 확장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예부터 옥토로 유명한 금제·만경평야를 ‘금만평야'로 일컬어 왔다. 이 ‘금만'을 ‘만금'으로 바꾸고 새롭다는 뜻의 ‘새'를 덧붙여 만든 신조어가 새만금이다. 새로 얻은 수천만량의 금이라는 어감이 있는 이말은 그야말로 일확천금이나 미국 서부 개발이라는 ‘Gold Rush’와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과거에는 화려한 조명을 받았겠지만
매 해 한국에서만 1만 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한국인의 자살률은 몇 년 째 OECD 1위이고, 10대~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질병이나 사고가 아니라 자살이다.그럼에도 우리는 자살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에는 누구나 동의하면서도, 이야기가 나오면 ‘경쟁사회 탓’이니 ‘경제 탓’이니 손쉬운 이유를 대고 넘어간다. 학교나 직장에서 자살이 발생해도 쉬쉬하기 바쁘다. 이렇다 보니, 자살 문제가 대두된 지 십 수 년이 지났어도 자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는 좀처럼 진전된 것이 없다. 자살예방
‘달라이라마’라고 하면 들은 이가 적지 않다. 불교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 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달라이라마의 출신지인 티베트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가 여전히 적지 않다. 히말라야 그 가운데서 에베레스트가 있는 곳은 네팔과 중국이다. 등산가가 아니라면 그 가운데 중국 땅이 구체적으로 티베트에 해당한다고 하면 “아 그래요? 정말요”라고 되물을 사람도 적지 않다.서장으로 알려진 티베트에 대해서 평생을 두고 연구하고 우리에게 소식을 전한 이가 있다. 다정(茶汀) 김규현[Kim Sir]이다. 라싸의 티베트[서장]대학에서 수인
본명이 롭상 텐진인 삼동린포체는 1939년 11월 5일 동티벳의 졸 지역에서 출생했다. 5세가 되던 해 간덴 데첸링(Gadhan Dhechenling) 수도원에서 제 4대 삼동 린포체님의 환생으로 인정받았다. 12세부터 나왕진빠(Ngawang Jinpa) 등의 스승으로부터 영적 수업을 받기 시작한 린포체는 중국이 티베트를 침략 후, 14대 달라이라마와 함께 인도로 정치적 망명을 했다. 1959년 같은 해 겨울, 린포체는 보다가야(Bodh Gaya)에서 링린포체, 티장린포체, 세콩린포체, 달라이라마의 위대한 스승 네분께 비구계를 받았
차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팽주에게 “참 잘하신다”고 감사함을 전한다. 보통 고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마음도 건강도 잘 가꿔야 할 중요한 자리이며 역할이다.다실의 분위기도 좋으면 더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물과 다구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너무 좋으면 오히려 부담되겠지만, 보이차를 마실 수 있게 자사차호가 많으면 더 좋다. 대사가 만든 차호면 좋겠지만 생활차호만으로도 이미 행복하다.같이 하는 사람에게 호감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 막거나 잡는 것
“치유의 화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는 서윤희 작가. 그는 기억의 간격이라는 타이틀로 15여년 간 회화를 비롯하여 영상 및 설치의 작업을 하고 있다. 자연의 흔적으로 만들어져가는 다층적 시공간을 다루는 작업에 염료를 비롯하여 자연재료를 사용하여 시간의 지층을 만들어 낸다. 지난 15년만으로도 부족한지 그는 앞으로도 10년 후까지 염두에 두고, 그때까지의 영상작들을 모아 각기 다른 시공간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렇게 축적된 작업 모두가 하나의 완성된 의미있는 기록물이 될 것 같다.작업의 과정은 작가 자신에게는 치유의 과정이다. 고통이
뉴칼레도니아는 시차가 우리보다 2시간 빠르다. 우리가 저녁 6시이면 누메아는 밤 8시라는 말이 된다. 대낮에 동경을 떠나 8시간 반정도 걸려 23시(동경 21시)경에 에어칼린의 에어버스는 누메아 통두타 공항에 정말 편안하게 착륙했다.입국 심사는 매우 단조로운 반면 세관심사는 그렇지 않았다. 마약견인줄 알았더니 그냥 ‘고기’와 관련된 음식을 골라내는 귀여운 멍멍이였다. 한번 걸리면 앞서 간 사람한테서는 소시지를, 한 한국인에게는 순대를 순식간에 뺏앗아가는 보기와는 달리 매우 스마트한 견공이었다. 별로 가져온 것도 없지만 계속 집적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