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9 01:23
지소미아 종료,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 약화 방증
지소미아 종료,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 약화 방증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9.11.18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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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보시어 시티 센추리링크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보시어 시티 센추리링크 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석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미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연장을 위해 한일 양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측은 물론이고 일본 역시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하며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지소미아는 오는 23일 0시를 기해 완전히 종료되며, 후후 재협상을 하기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 미국 압박에도 움직이지 않는 한일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 중인 정경두 국방부장관에 따르면, 중재를 자처하고 있는 미국은 일본을 상대로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스틸웰 차관보가 이달 초 일본을 방문해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앞서 13일 아베 일본 총리와 만나 지소미아 연장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대한 압박 수위도 전례 없이 높았다는 평가다. 미국 측은 한미 군사위원회와 안보협의회를 계기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등 군 고위급 인사들을 보내 공식 안건에도 없었던 지소미아 연장 문제를 적극 강조했었다. 미국이 구상하는 역내 안보전략에 지소미아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한일 양국 모두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출규제를 철회해야 지소미아 연장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반면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와 지소미아는 별개”라며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소미아 연장 종료가 다가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미일 공조는 물론이고 한미동맹에도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미국 정부 내에서는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지소미아를 최종 파기하면 퍼펙트 스톰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며 “미국의 불신이 공식화되면 중국의 경제보복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경제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 우선주의로 중재능력 약화’ 

미국 내에서는 동맹국에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AP-뉴시스
미국 내에서는 동맹국에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AP-뉴시스

다만 미국 내 일각에서는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국들의 이반을 불러왔다는 얘기다. 방위비 분담금의 과도한 인상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4~5배 인상을 요구하자, 우리 국회에서는 ‘공정한 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나토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에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미국 민주당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뉴욕)은 15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에게 1년 안에 500%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동맹의 상호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며, 미국의 국가 안보와 이 지역에서의 경제적 이익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한국 측에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면서도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들이 동맹국들로 하여금 신뢰를 떨어뜨리게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미국 측의 (중재) 역할이 효과적이려면 미국이 동맹국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신뢰할 만한 메시지를 전달했어야 했다”며 “불행하게도, 국가안보에 대한 이익보다 재정적 기여도를 우선한 것과 같은 최근의 정책 결정으로 미국의 (중재) 능력이 약화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철강과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예고했는데, 이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최근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중국 주도의 RCEP 협정문이 타결되기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반자유무역주의 및 아세안 경시 성향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아세안 국가들이 ‘미국이 없는 국제질서’를 고민했고, 중국을 선택했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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