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동조하면서 청년층의 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동조하면서 청년층의 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 직접 고용으로 20‧30세대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정의당이 정규직 전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이 청년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며 이 사태에 대해 신중론을 기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청년층이 많은 정의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이번 정규직 전환 결정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지 3년이나 지연된 것이지만 그 자체로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불공정한 고용을 공정하게 바로잡는 것으로 채용의 공정성을 해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며 “그럼에도 지금 일부 정치권조차 가짜뉴스에 기반한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비정규직 차별과 눈물을 외면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상황에 대해 정의당으로서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것은 청년층이 분노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공기업 비정규직 정규직화 반대′ 국민청원은 23만명을 넘은 상태다. 아울러 각종 온라인 취업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에 대한 반발 여론이 극심한 상황이다.

◇ ′당론′과 ′여론′ 사이

정의당에 있어서 청년층은 확고한 지지층으로 평가된다. 지난 총선 당시 출구조사 결과, 지역구에서 청년층이 정의당에 투표한 비율은 2.9%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정의당이 그간 청년과 눈높이를 맞추는 행보를 이어왔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정의당은 지난 총선 1호 공약으로 ‘청년기초자산제’를 내걸기도 했다. 이번 혁신위원회 구성에서도 30% 이상을 20‧30 청년층으로 할당하는가 하면, 대학 등록금 반환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만 정의당은 이 문제의 핵심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온 정의당으로서는 당연한 당론인 셈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청년들의 민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보로 읽힐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더욱이 청와대와 민주당에서 2030 지지층의 이탈을 우려하며 진화에 나서는 상황도 정의당으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 직고용 문제는 취준생과 무관하다”며 “공사에 취업을 하려는 분들의 일자리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청년들의 우려와 불만이 있다는 것은 확인한다“며 “다만 일부 청년들이 알고있는 것처럼 언론과 커뮤니티에서 사실이 호도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규직으로 유사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전환되지 못했던 처우 등을 개선하자는 정부의 기조에 공감하는 것”이라며 “이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입장 차이는 존재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기조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진보정당으로서 여론과 무관하게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비정규직을 끊겠다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이라며 “정의당의 경우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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