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 약식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라고 한다. 단어 뜻 그대로 취재진이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이 들어오면 현안에 대한 간단한 소회와 질답을 나누는 형태다.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밝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의 정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침마다 취재진 앞에 선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기사를 읽다보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또 대통령이 아침에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독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굿모닝 프레지던트'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서면 조사를 통보하면서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특히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탄압’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해당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사실상 감사원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해당 사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자리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대통령실은 감사원의 조사 통보 건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감사원 서면 조사에 문 전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했다’고 취재진이 질문하자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대해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제가 지금 좀 챙길 일이 있어서 먼저 올라가겠다”고 화제를 전환했다. 

윤 대통령이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조사에 별다른 입장을 안 낸 것은 정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XX’ 발언 논란, ‘외교 참사’ 논란 등 최근 정쟁을 겪은 바 있어, 더욱 중립적인 입장을 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전직 대통령이라고 사법·감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해당 질문에 앞서 ‘대선 과정에서부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진상 규명을 강조했다. 진상 규명 과정에서 성역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일반 원칙 아니겠나”라고 짧게 답했다. 전직 대통령이라도 감사원의 조사 통보에 응해야 한다는 ‘일반론’을 든 셈이다. 

즉, 윤 대통령이 감사원의 조사에 대해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언급을 자제했지만, 이는 같은 이유로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조사를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 조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세 번 받았다. 최근 모두발언을 한 후 질문을 한 번만 받고 집무실로 올라갔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먼저 올라가겠다”면서도 “질문 하나만 더 받을까?”라고 말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이XX’ 발언 논란으로 인해 현안 발언을 최소화했던 모습과는 대조된다. 

마지막 질문은 ‘순방 기간 있었던 논란이 정쟁화 되는 데 대한 입장’이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외교활동은 오로지 국익을 위한 것이고, 그래도 이번 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거양(擧揚·높이 들어 올림)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하고 집무실로 향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 약식 회견 전문이다. 

2022년 10월 4일, 오전 8시 49분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청사 로비

<모두발언>

오늘 아침 여러분들도 보도를 접하셨겠지만 북한에서 또 한 4,000km 정도되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일본 열도 위로 발사를 했습니다. 제가 10월 1일 국군의날에서도 밝혔습니다마는 이런 무모한 핵도발은 우리군을 비롯한 동맹국과 국제사회의 결연한 대응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따 9시부터 안보실장 주재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개최가 되고, 저는 중간에 참석할 계획입니다.

오늘 아침 조간도 보니까 경제에 대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준에서 계속 금리를 많이 올리고, 또 경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그런 예측입니다. 또 계속 지금 조야에서 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차분하게 대응하고 국제사회에서 보더라도 한국의 정부가 이런 경제불안상황에서 아주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우리 경제에 대한 신인도를 제고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정부는 늘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면서 민생을 챙기고 그리고 또 우리가 성장동력도 계속 살려가면서 이렇게 잘 챙겨가겠습니다.

9월 27일자 뉴욕의 피치사에서 대외신용도를 평가했는데, 우리가 그래도 일본보다도 두단계 높은 AA-로 아직은 대외적인 평가가 좋은 상태이고. 그리고 지금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서, 또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서 물가가 아니, 무역 적자가 지금 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말 누적기준으로 해서는 경상수지가 그래도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불안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해야 될 경제활동을 하시고 정부가 하여튼 꼼꼼하게 24시간 비상체제로 잘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질의응답>

Q. 대선 과정에서부터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의 진상규명을 강조하시지 않았습니까. 진상규명 과정에서 그 누구도 예외나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입장에 대해서 대통령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뭐 일반 원칙 아니겠습니까.

Q. 감사원이 서면조사 요청을 문재인 (전) 대통령한테 하면서 (문 전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라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하다.

A. 글쎄 뭐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그런 기관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좀 챙길 일 있어서 오늘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질문 하나만 더 받을까?

Q. 국감 시작됐는데. 국감에서 대통령님 순방기간 논란이 정쟁화 되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A. 글쎄 뭐 대통령의 외교활동은 오로지 국익을 위한 것이고, 그리고 이번 순방에서 그래도 많은 성과를 저는 거양(擧揚·높이 들어 올림)했다고 생각합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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