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반복된 질타 때문일까, 아니면 의원들 스스로 자정노력을 했기 때문일까. 올해 국정감사는 거물급 기업인이 증인대에 서는 일 없이 비교적 조용히 치러지는 분위기다.그렇다고 기업과 기업인이 ‘나라 살림을 살핀다’는 그럴듯한 명분의 도구가 되는 구태가 완전히 근절된 건 아니다. 특정 의원들이 자신들의 지역구를 챙긴다는 의욕을 앞세워 기업을 볼모로 삼는 광경이 올해도 어김없이 펼쳐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아산의 한 빙과업체 민원 해결사를 자처하다 여론의 뭇매를
요즘처럼 시절이 하 수상할 때도 읽을 수 있는 시가 있어 즐겁고, 찾아가 만날 수 있는 야생화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올해는 다른 해보다 더 자주 만항재에 다녀왔네.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 영월군이 만나는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만항재는 해발 1,330m에 위치한 한국 최대 규모의 야생화 군락지로도 유명하지. 5월 초순이면 만항재에서 함백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에 많은 족두리풀들이 꽃을 피우네. 먼저 정희성의 시인의 을 읽고 야생화 이야기를 계속하세.자세를 낮추시라/ 이 숲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여기는 풀꽃
금융공기업에서 노무 일을 맡고 있는 대학동기가 며칠 전 단체 카톡방에 “시대를 잘 타고 났어야 했다”고 한탄을 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586세대가 임금피크 노조를 하나둘 만들더니 임금피크제 폐지와 정년 연장까지 노리고 있단다. “고도성장기 호시절 다 누리고 적당히 드셨으면 후배하고 신입들에게 양보해줘야지 계속 먹으려고 한다”는 게 요지다. 그런데 같은 방에 있던 동기들 중 상당수가 동의하는 모습이 의외였다. 이중 한 동기는 과거 자신이 겪었던 사례를 말하기도 했다. “나이 지긋한 선배가 달력을 가위로 자르다가
‘주영형’. 1980년 11월 13일에 유괴돼 바로 다음날 살해된 ‘이〇〇군’ 유괴사건의 범인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 때문에 38년 만에 이 이름이 떠올랐다. 〇〇이는 그때 중학교 2학년이었으며, 주영형은 〇〇이가 다니던 학교 체육선생이었다. 주는 노름빚 1,000만원을 갚으려고 〇〇이의 누나를 유괴하려다 실패하자 〇〇이를 유괴, 감금한 후 〇〇이 집에 전화를 걸어 4,000만원과 〇〇이의 생명을 바꾸자고 협박했다.그는 유괴 다음날 “우리 누나를 유괴하려던 것도 선생님이에요?”라고 소리치는 〇〇이의 손발을 묶고 입을 틀
미국 텍사스의 한마을에서 ‘댄스가 가능한 술집’의 여주인인 애비(프랜시스 맥도먼드)가 남편 줄리안 마티(댄 헤다야)의 종업원 레이(존 게츠)와 불륜을 저지른다. 사립탐정 로렌 비저(에밋 월시)가 제시한 사진을 본 마티는 의외로 담담한 모습을 유지한다. 그러나 불륜을 저지른 레이의 태도와 레이의 집에서 에비를 끌고 나오다 손가락까지 다치게 되면서, 마틴은 화를 못 이기고 로렌에게 살인을 청부하면서 일이 커진다. 모리스(샘 아트 윌리엄스)를 포함하여 5명 주연이 주고받는 왜곡과 거짓말은 오해와 무지를 강요하고 결국 피를 부르게 된다.
18만3,800명. 지난 7월까지 집계된 올해 누적 출생아수다.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던 지난해의 같은 기간 보다 7.6% 감소했다. 지난해 출생아수가 32만6,800명이었으니,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출생아수는 30만 명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다.저출산문제의 심각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한 대책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문제 해결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육아휴직 급여 사후지급 제도’ 문제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사
대학교에 입학하고 교정을 둘러보다 희한한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비석 앞에 서서 종이를 대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는 광경이었다. 이윽고 흰 주머니에 먹을 먹인 다음에 콩콩 리듬감있게 두드렸다. 한 여름의 소나기처럼 창문을 두드리듯 쳐 내려가는 몸짓에 매료되어 ‘탁본’을 배우게 되었다. 그렇게 정성을 다해 친 탁본을 고이 접어서 ‘각대봉투’에 넣어 보관한 적이 있다. 30여년이 지난 어느날 발견된 봉투안에는 탁본이 참으로 잘 보관되어 있었다. 다만 접어둔 부분이 눌러져서 그런지 의외로 낡아서 펴는데 매우 어려웠다
성찰배경: 오늘날 이웃종교 간의 교류가 점점 활발해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열린 개신교인으로 널리 알려진 서강대 길희성 명예교수께서 (북스코프)를 출간하셨습니다. 여기에서 그는 “영성을 자각하고 실현하는 일이야말로 종교의 근본목적이기에 종교를 평가하는 기준이 한 가지 있다면 나는 이제 주저 없이 한 종교가 얼마나 많은 영적 인간들을 만들어내는가에 있다고 말할 것이다.”라고 단언하셨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필자는 감리교 차흥도 목사께서 주관하시는 영성세미나에서 ‘화두(話頭)로 일상(日常)을’이란
바야흐로 ‘디지털금융’ 시대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대부분의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금융사들은 모바일 거래가 확산되자, 각종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은행의 업무 처리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상품 가입에 필요한 각종 종이서류를 없애고 전자 신청서로 간편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종이통장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금융권은 2015년부터 종이통장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앞으로 종이통장 발급이 유료화 되면 종이통장 퇴장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에서는 방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대한 환영행사, ‘하우디 모디(Howdy Modiㆍ‘안녕하십니까 모디’)’가 열렸다. 모디는 인도이주비경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급진적 이슬람 극단주의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시간 행사장 밖에선 미국인들이 다수 포함된 ‘아디오스 모디(Adios Modi·모디는 이제 떠나라)’라는 시위를 열렸다. 이들은 힌두극우정부가 최근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한 건 물론, 극우 자경단이 무슬림, 달리트(불가촉천민), 시크교인 등 소수자나
꼬였던 남북관계가 풀릴 즈음되면 북한이 들고 나오는 카드가 있다. 분단의 아픔을 가장 절절히 느끼며 살아온 실향민들의 염원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다.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적 행동에 때문에 북한에 대해 싸늘했던 여론도 이산상봉이란 요술방망이 앞에서는 누그러질 수밖에 없다. 북한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곤 하는 보수·진보층의 갈림 현상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인도주의적 사안은 정치·군사적 대립이나 이념 갈등을 넘어서는 이슈라는 얘기다.북한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전향적 자세를 취하거나 생사확인, 상봉 같은 현안에 호응해 나올 때
요즘 수많은 정보 홍수 속에서 가짜뉴스가 화두가 되고 있다. 가짜뉴스는 과연 근거라도 있는 것인가? 완전한 창작일까? 사안별로 다르겠지만, 사실 여부나 그 함량 즉 퍼센티지를 떠나서 정말 그 출처가 궁금할 때가 적지 않다. 우리 인간이라는 생명도 그렇다. 우리의 기원은 무엇이고 어디일까? 어떻게 진화한 것일까? 신에 의해 정말 창조된 것일까? 혹시 진화되는 과정에서 창조되거나 ‘돌연변이’된 것이 우성이 된 것도 있을까? 거꾸로 창조된 것이 진화된 것일까? 등등.이런 수많은 의문에 대해 1859년, 사람의 이성으로 생물의 기원에 대해
“이번 칼럼 제목 정했어요?”“예. ‘개새끼들보다는 착한 말을’이라고 하려고요.”“법무장관과 그 가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보고 욕을 퍼부을 생각이었는데 마음을 바꿨다는 뜻?”“맞아요. 원래는 그냥 ‘개새끼들’로 하려 했지요.”“잘 바꿨어요. 아무리 속이 뒤집어져도 칼럼 제목이 욕이 되어서는 안 돼지요. 더군다나 점잖으신 언론인이신데.”“내가 점잖다고요? 천만에!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바꾼 게 아니에요. ‘개새끼들’이라는 소설도 있었고, ‘개새끼’라는 칼럼도 있었어요. 내가 그 제목으로 글 못 쓸 건 없지요.”“그래요
이른바 ‘조국논란’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계층화가 심각하다는 게 드러났네. 부모의 권력이나 재산,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자식의 미래가 결정되는 대물림이 실재한다는 것을 거의 모든 국민들이 알게 되었어. 그래서 분노한 일부 명문대생들이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고, 보수 언론들은 세대론을 통해 ‘86세대’를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인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비난했네. 아직도 철지난 세대론이라니… 내 눈에는 보수 언론과 지식인들도 대부분 위선자들이네.먼저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정책센터장이 에 쓴 칼럼의 한 부분부터
무슨 일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든, ‘막장’이라고 비판받는 드라마나 영화도 끝이 있다. 한 단어로 요약하면 ‘기승전결’이다. 등교하면 하교 하고, 출근하면 퇴근하는 것처럼 말이다.최근 국회에는 ‘끝’을 알 수 없는 게 생겼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이야기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26일부터 시작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국 이야기’를 꺼냈다. 야당 의원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과 가족에 대한 의혹을 언급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의혹을 방어하는 데 집중했다.전날(26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
일본발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며 ‘일본해’와 ‘다케시마’, ‘리앙쿠르 암초’ 등의 지명 표기가 재차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공공기관과 기업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한 것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일부 공공기관들이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 등으로 표기한 지도를 홈페이지에 사용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 또한 엄중 조치 의지를 밝혔다.이외에도 잘못된 지도를 사용한 공공기관은 양파 껍질 벗겨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보니 입추 이후 하늘에 머물던 기운이 드디어 땅에 자리를 잡고 우리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나보다. 전국의 단풍예상지도가 SNS상으로 뿌려지면 10월 중순 주말의 전세 버스는 그 몸값을 올리다 못해 아예 품절이 되었다. 올해도 여지없이 다가온 가을이 오면 이제는 우리 곁에서 사라진 호랑이와 곰의 안부가 걱정이 된다. 2019년, 즉 단기 4352년의 개천절이 성큼 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개천절과 관련 반가운 소식이 있다. 단군문화포럼(대표 이애주)은 ‘독립운동의 상징, 단군 영
‘청년들이 뿔났다.’최근 고위공직자들의 자녀 문제 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대학생들이 학내집회, 거리집회를 한다는 뉴스를 접했다.분노의 이유와 목적은 다르겠지만, 청년세대라 일컬어지는 젊은 세대의 어려움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처한 고민과 어려움에 많은 공감을 한다.청년문제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든 고민거리가 다 청년세대의 고민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경제,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더욱 크게 와닿고 있고, 결혼, 출산, 보육, 주택, 노인부양 등의 사회적인 문제가 함
‘8월 고용률 역대 최대치’ 기록을 두고 야권에서 비난이 적지 않다. “정부예산으로 생색내기 일자리를 만든 효과”라는 지적은 양반 수준이다. “질 나쁜 노인일자리를 양산해 통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나온다. “고용 상황이 양과 질 모두에서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자평이 나오자 비난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피상적으로 통계를 살펴봤을 때 노인일자리가 많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늘어난 취업자 45만2,000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39만1,000명으로 85% 이상을
요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사적 공간인 SNS에 산업계가 안고 있는 고민을 털어놓더니, 경제인과 언론이 지켜보고 있는 공식 회의석장에서도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발언 수위도 높아졌다. 정쟁에만 매몰돼 경제를 등한시 하고 있는 정계를 향해 ‘경제는 버려진 자식인가’라며 작심한 듯 비판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 분쟁, 사우디 아람코 시설 테러로 대외 불안 요소가 커진 가운데서도 여야가 합심해 난국을 헤쳐 나가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치권의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