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창당 추진위원회 조배숙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1간담회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최경환(왼쪽부터) 의원, 조배숙 대표, 김경진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을 반대하는 반대파는 사실상 안철수 대표와 결별을 선언하고 개혁신당(가칭) 창당 준비에 돌입했다. 내달 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독자노선을 천명할 계획이다. 현재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반대파 의원들은 18명이다. 하지만 안 대표가 비례대표 출당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로는 15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교섭단체 구성(기준 20명)에 실패할 경우 국고보조금 지원이 확 줄어 정당 운영이 어렵다. 이렇게 되자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정의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해보자는 이야기도 새나오고 있다.

유성엽 의원과 천정배 의원은 오찬간담회에서 “정의당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본격적으로 논의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의당과 교섭단체 연대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천 의원도 “함께 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의 뜻을 밝혔다.

다만 개혁신당창당추진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조배숙 의원은 “일부 의원의 의견개진일 뿐 정식으로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정의당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이정미 대표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 안에서의 (반대파)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동교섭단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고 검토한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3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금시초문이다. 상상은 자유지만 지금 그런 상상을 할 때인가. 저희들은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며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하고 해야지 사랑 없는 결혼은 썩 내키지 않는다. 각 당이 자신들의 정치노선이나 철학을 국민들에게 내보이고 평가를 받은 것이다. 당을 만들거나 조직을 구성한다는 것은 그런 데에 기초해야 하는 것이다. 몇 가지 혜택을 얻기 위해서 더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새로운 상황이 된다면 그 상황에 맞게끔 고민하겠다”고 가능성은 열어뒀다.

개혁신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시나리오가 제기된 것은 철저히 정치권의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개혁신당은 일단 15명 안팎(비례대표 제외)이 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역 의원들이 호남지역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의석수는 더 줄게 된다. 정의당은 6석의 의석을 갖고 있다.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석을 충분히 넘을 수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정당보조금은 교섭단체냐 비교섭단체냐에 따라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선관위의 정당보조금 지급 시점은 내달 1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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