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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의 육아일기
[‘초보아빠’ 권기자의 육아일기㊹] 육아비용 부담? 중고거래로 걱정 끝
2020. 10. 07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요즘 더욱 활발해진 중고거래 플랫폼은 육아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되곤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더욱 활발해진 중고거래 플랫폼은 육아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되곤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다시 완연한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적당한 공기와 새파란 하늘이 기분 좋은 계절입니다.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있는 코로나19가 씁쓸하지만, 청명한 가을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네요.

저희는 요즘 정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된 육아, 그리고 생애 처음 두 아이를 키우는 일이 보통은 아니네요. 다행히 첫째 딸이 동생을 시기 질투하기보단 좋아해주고, 또 둘째는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도 별 탈 없이 건강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 가늠하기도 힘든 육아비용, 걱정 덜 수 있었던 이유

오늘은 저희가 이렇게 두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상당한 기여를 해준 든든한 도우미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이를 갖기에 앞서 막연하게 떠오르는 많은 고민들 중, ‘경제적 부담’도 빼놓을 수 없죠. 특히 어디에, 어떻게, 얼마의 비용이 드는 건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에서 참 난처한 고민이 되곤 합니다. 여기에 각종 육아용품의 만만치 않은 가격대를 보면 덜컥 겁부터 나기도 하죠. 저희 역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째가 태어나 실전에 돌입하자 그러한 고민과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갖지 않은 이들이 주변에서 물어올 때도 자신 있게 “걱정 말라” 답해주곤 하죠.

물론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많은 것을 사야하고, 그만큼 비용 부담이 큰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시기이다보니 사용기간이 무척 짧은 편이죠. 옷도 금방 새로운 사이즈가 필요하고, 때에 맞춰 장난감과 책도 ‘업그레이드’ 해줘야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고민과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던 것은 돈이 많아서거나 로또에 당첨됐기 때문이 아닙니다. 비결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바로, 요즘 대세로 떠오르기도 한 ‘중고거래’ 덕분입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저는 중고거래 경험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주 가끔씩 이용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둘째까지 생긴 요즘엔 중고거래가 없이 어떻게 사나 싶습니다.

그동안 아이를 키우면서 고가의 유모차부터 아기침대, 바운서, 각종 장난감 및 책, 그리고 옷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은 물건들을 중고로 사고팔았는데요. 이 모든 것들을 새 제품으로 정가에 구입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어림잡아도 수백만원 이상 비용부담을 덜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당 물건들을 사용하는데 있어 특별한 문제나 불편을 겪은 기억은 없었습니다. 

다행히 동생을 시기질투하지 않는 첫째와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도 건강히 잘 자라고 있는 둘째입니다.
다행히 동생을 시기질투하지 않는 첫째와 어수선한 환경 속에서도 건강히 잘 자라고 있는 둘째입니다.

중고거래의 장점은 비단 비용절약에만 있지 않습니다. 각종 긴급·특수상황에 대처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이번에 둘째 육아를 시작하면서 있었던 일을 예로 들어볼까요. 조리원을 퇴원하고 처음 집으로 온 날, 둘째는 왠지 먹는 게 불편해보였습니다. 자꾸만 다 먹지 않고 젖병을 밀어내곤 했죠. 미리 준비해둔 젖병이 조리원에서 쓰던 것과 달라서였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조리원에서 받아온 젖병은 딱 1개였고, 이것으로 2시간마다 수유를 하기엔 무리가 따랐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 문제를 인지한 것은 저녁시간이었습니다. 그것도 주말이었죠. 당장 같은 젖병을 사러 갈수도 없었고,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해도 2~3일은 기다려야 했습니다. 주말에도 바로 다음날 배송 받을 수 있는 온라인쇼핑을 이용하더라도 당장 밤을 보내는 것이 문제였죠.

이때 구세주가 돼 준 것은 중고거래 플랫폼이었습니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그 젖병을 판매 중인 분이 계셨고, 고맙게도 바로 직접 만나 거래할 수 있었죠. 덕분에 둘째와 집에서의 첫날밤이 한결 수월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때도 중고거래 덕분에 난처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이 있었는데요. 

저희는 아이들 외가댁이 부산으로 꽤 먼 편입니다. 첫째가 첫돌일 무렵 돌잔치를 겸해 부산에 며칠 머문 적이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이용해 오가고, 짐은 택배로 미리 부쳤는데요. 꼭 필요한 아기의자 같은 것은 부피가 크고 파손 위험도 있다 보니 택배로 부치기도, 직접 들고 가기도 곤란했습니다. 그렇다고 부산에서 새로 사자니 일주일 정도만 사용할거라 선뜻 내키지 않았습니다.

이때도 저희의 고민을 덜어준 것은 중고거래였습니다. 처제에게 부탁해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 아기의자를 준비해놓았죠. 더불어 아이가 혹시 지루해하지 않도록 덩치가 큰 장난감들도 중고로 몇 개 준비했고요. 저희가 떠난 뒤에는 역시 중고거래로 처분했습니다. 실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선에서 문제가 해결된 겁니다.

◇ ‘사람냄새’ 나는 중고거래, 힐링은 덤

이처럼 저희의 육아현장에서 중고거래는 무척 중요하고 유용한 솔루션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거래 과정에서 주고받는 훈훈함은 중고거래의 또 다른 매력인데요. 저희는 그동안 중고거래를 하면서 정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 때로는 나눔으로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주로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끼리 거래를 하다 보니 그 자체로 서로에게 큰 응원과 격려, 그리고 위로와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최근 더욱 발전하며 활성화되고 있는 점은 무척 반가운 일입니다. 덕분에 중고거래가 훨씬 더 간편해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선택의 폭 또한 넓어졌죠.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길 기대합니다. 더 나아가 정부 및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장려가 더해지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예를 들면, 현재 중고거래 과정에서 겪는 가장 큰 불편함 중 하나는 서로 시간과 장소를 맞추는 건데요. 각 동네마다 중고거래 물건을 맡기고 상대방이 찾아갈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둔다면 중고거래가 더욱 편리해질 것 같습니다. 지하철역마다 무인택배함 방식의 중고거래 보관함을 두는 등의 방법이 있겠죠.

또한 아예 매장 형태의 오프라인 중고거래 장소가 있어도 좋을 겁니다. 팔고자 하는 물건을 위탁판매 방식으로 진열해주고, 언제든지 매장에 방문에 필요한 물건을 둘러보는 거죠. 중고물품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재고 등 운영상의 문제도 덜할 거고요.

행여나 아직 결혼 또는 출산을 하지 않은 분들 중에 ‘육아비용’이 걱정이신 분이 계시다면, 다시 한 번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걱정 마세요, 중고거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