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3분기 실적이 영 좋지 않다. 6일 KT에 따르면 매출, 영업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그룹사의 부진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경쟁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3분기 펄펄 날았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KT에게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내년엔 KT가 확실히 새로운 사업분야에서 혁신을 보여  국내 이동통신사의 '맏형'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래픽=박설민 기자
KT의 3분기 실적이 영 좋지 않다. 6일 KT에 따르면 매출, 영업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그룹사의 부진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지만, 경쟁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3분기 펄펄 날았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KT에게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내년엔 KT가 확실히 새로운 사업분야에서 혁신을 보여 국내 이동통신사의 '맏형'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 KT의 3분기 실적이 영 신통치 않다. 6일 KT가 공시한 바에 따르면 KT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조12억원, 영업이익은 2924억원으로 집계됐다. 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6.4% 줄어든 수치다. 

KT 측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행·소비의 축소로 BC카드, 에스테이트 등 그룹사의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언택트’ 바람을 타고 매출과 영업익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그룹사의 부진만을 탓할 순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KT는 최근 들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 통신사에 비해 ‘낡았다’라는 우려가 이용자들에게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 서비스 대부분이 기존과 너무 유사해 뭔가 식상하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도 KT가 큰 변화가 없다고 평가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제 기존의 유무선 통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한 상황에서 누구보다 KT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순간에 마주쳤다. 이제 단순히 다른 통신사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IT업계의 ‘퍼스트 무버’로서 KT가 오는 2021년에 다른 통신사들과의 차별화와 함께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되는 사업 분야는 무엇일지 짚어봤다.

올 4분기와 내년부터 KT의 혁신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사오디는 분야는  ‘B2B(기업간 거래)’와 클라우드 분야다. KT 구현모 대표 역시 “KT는 앞으로 단순한 통신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인 ‘디지코(Digico)’로 바뀔 것”이라며 “앞으로 KT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DX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의 ‘ABC’ 기술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혁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KT
올 4분기와 내년부터 KT의 혁신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B2B(기업간 거래)’와 클라우드 분야다. KT 구현모 대표 역시 “KT는 앞으로 단순한 통신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인 ‘디지코(Digico)’로 바뀔 것”이라며 “앞으로 KT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DX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의 ‘ABC’ 기술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혁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KT

◇ B2B·클라우드, KT의 변화와 혁신 이끌까

KT의 혁신과 변화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B2B(기업간 거래)’다. 실제로 KT는 이미 B2B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지난 2016년 기준 B2B서비스 종류는 메시징, 전용회선 등 45종이었으나, 올해 기준으로 빅데이터, 지역화폐, 보안, 에너지 등 94종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B2B 관련 사업 수주 규모도 연평균 37% 성장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KT는 지난달 28일 출범한 신규 B2B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오는 4분기부터 본격적인 B2B 시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KT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증가하는 기업들의 B2B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KT에서 자체 준비한 디지털 플랫폼이다. KT는 이를 기반으로 DX(디지털 전환)’ 기반의 B2B 시장에서 국내 1위 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윤영 KT기업부문장은 지난달 28일 개최된 ‘Digital-X 서밋2020’에서 “지금 많은 기업과 산업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생존 화두로 삼고 있다”며 “국내 기업은 3년 내 80% 기업이 DX를 중점적으로 도입할 것이고, 글로벌로 보면 더 엄청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T는 KT엔터프라이즈를 통해 B2B 분야중 △금융 △물류 △사무환경 △헬스 △제조 △데이터센터 △사회간접자본(SOC) 등 7대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분야는 AI와 콜센터, 전자계약 등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제조 분야는 공장자동화와 설비·생산 관리를 로봇을 활용한 데이터 확보를 통해 최적화한다는 목표다. 또한 디지털&바이오헬스 전담부서를 신설한 KT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AI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KT가 향후 빅데이터 분야에서 차별화된 데이터 신사업 발굴로 국가 데이터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KT는 600만 자영업자 대상 유동인구, 소비데이터 등 상권 정보 분석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70만 중소기업 대상으로는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BC카드와 케이뱅크 등 KT 금융 그룹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국가 ICT와 금융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다는 목표다.

아울러 KT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혁신서비스를 연계한 ‘KT DX 플랫폼’을 11월 선보여 국내 1위 클라우드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6일 진행된 KT컨퍼런스콜에서 윤병근 KT CFO재무실장은 “KT는 DX서비스를 강화해 B2B시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은 KT의 네트워크와 IDC 클라우드 인프라, 솔루션까지 제공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KT는 대규모 국가 인프라 사업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했고, 5G 출시 이후에도 약 170개의 유스케이스와 12개의 AI 콜센터 고객을 확보했다”며 “7,000여개의 고객사가 있는 클라우드는 13개의 IDC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현모 KT 대표도 “KT는 앞으로 단순한 통신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인 ‘디지코(Digico)’로 바뀔 것”이라며 “앞으로 KT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DX 시장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의 ‘ABC’ 기술 중심의 차별화된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혁신의 의지를 내비쳤다.

B2B와 더불어 국내 클라우드 1위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KT는  ‘KT DX 플랫폼’을 11월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데이터 허브’로 불리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지난 5일 문을 연 KT용산 IDC 내부의 모습./ KT
B2B와 더불어 국내 클라우드 1위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KT는 ‘KT DX 플랫폼’을 11월 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데이터 허브'로 불리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지난 5일 문을 연 KT용산 IDC 내부의 모습./ KT

◇ 친환경·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 KT… 내년이 주목된다

B2B·클라우드와 함께 주목되는 KT의 또 다른 트렌드는 ICT를 적용한 ‘친환경’라고 볼 수 있다. 다른 통신사들도 친환경 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지속적인 투자와 친환경 기업 운영 등을 진행 중이지만, 우리나라 통신사들중 친환경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곳은 단연 KT다. 

ICT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미래 기후위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KT는 2030년까지 2007년 기준 온실 가스 배출량 대비 35% 감축을 목표로 하는 탄소 경영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사실 KT의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제법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2010년 우리나라 통신업계에서 최초로 온실가스 인벤토리 시스템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부터 전국 사옥에 실시간 온실가스 배출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온실가스 배출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포스코(POSCO), 마이즈텍과 스마트 그린도시 조성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KT는 급수 블록에 빗물관 모니터링 센서와 누설전류 감지 센서 등 IoT 센서들을 활용한 IT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KT의 IoT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가로시설은 빗물을 저장한 뒤 가로수와 토양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스스로 빗물을 가로수에게 공급할 수 있다.

국내 통신사들 중 온실가스 감축 분야, 스마트 그린시티,  신재생 에너지 등을 선도하고 있는 KT의 친환경 행보도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8일 지능형 가상발전소 운영 및 전력중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KT 대구물류센터에 문을 연 0.9MW급 차세대 수소 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점검하는 KT 직원들의 모습./ KT
국내 통신사들 중 온실가스 감축 분야, 스마트 그린시티, 신재생 에너지 등을 선도하고 있는 KT의 친환경 행보도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8일 지능형 가상발전소 운영 및 전력중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대구물류센터에 문을 연 0.9MW급 차세대 수소 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점검하는 KT 직원들의 모습./ KT

아울러 KT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분야 투자 행보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에너지 IT기업인 쏘울에너지와 ‘태양광·ESS’운영관리 서비스 및 가상발전소(VPP)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난 6월에는 태양광 원격관제시스템의 eMTC 통신 기반 스마트원격관제 사업 활성화를 위해 산업용 원격단말 제조사 이엘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MTC는 IoT 전용 통신 기술로 HD급 이미지 등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다양한 칩셋과 모듈을 통해 다양한 분야 IoT 단말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달 8일에는 지능형 가상발전소 운영 및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력중개용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SOFC: 0.9MW급)를 구축하는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KT는 자사가 보유한 우수한 ICT기술을 기반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친환경 스마트 그린시티 구축을 위한 사업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 그린도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의 8개 추진과제 중 ‘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을 위한 대표 사업으로, 기후·환경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환경 도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지난해 12월부터는  국토교통부가 최종 선정한 ‘안산시 수소시범도시 사업계획’에도 협력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KT의 이같은 친환경 행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미국 대선 결과도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중심 공약에 탄소 감소와 친환경에너지 투자 확대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미 친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ICT기술을 적용하고, 투자를 진행하는 KT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배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1982년 ‘한국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KT의 역사는 곧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업의 역사다. 지금은 비록 ‘올드하다’ ‘진부하다’라는 평을 받고 있지만, 내년에는 KT만의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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