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가 지난해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어깨가 무겁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상호 11번가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올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호황기를 맞지만 11번가는 영업이익에서 쓴맛을 봤다. 11번가는 작년 매출이 늘어난 반면, 영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11번가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9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고 3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5,45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1,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해당 매출액은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 매출액이다. 다만 영업적자는 유지됐다. 작년 4분기 영업적자는 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2억원이 개선된 수치다. 

매출 외형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적자 실적은 낸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지난해 비대면 소비 증가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했음에도 영업실적이 뒷걸음질 쳐 아쉬움을 샀다. 이커머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종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11번가 측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측 불가능한 시장상황에 적극 대응하며 비용통제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은 “효율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전년 대비 거래액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면서도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한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11번가는 2018년 9월 SK플래닛에서 분사해 독립법인이 된 곳으로, 현재 SK텔레콤의 자회사다. 출범 이듬해인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안팎의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상호 대표이사의 어깨는 무겁게 됐다. 

이 대표는 독립법인인 11번가의 출범과 함께 대표이사에 오른 인사다. 이 대표는 ‘커머스 포털 전략’을 펼치면서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비대면 소비 급증을 계기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그의 리더십도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 대표는 최근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로 도래한 비대면 시대는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성장의 기회와 함께 경쟁력을 검증받는 시간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올해 더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여기에 막강한 유통체인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들도 온라인쇼핑 시장에 적극적인 진출을 감행하고 있어 피 튀기는 경쟁이 예상된다. 이에 이커머스업계에선 확실한 경쟁력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11번가는 올해 두자릿수의 거래액 성장과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영업손익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국내외 사업자와의 제휴 확대 △실시간 소통 기반 라이브 커머스 강화 △당일 배송 등 배송서비스 품질 제고 △판매대금에 대한 빠른 정산 지속 △판매자와 상생협력과 선순환 효과 강조 등을 계속해서 추진해 나겠다고 밝혔다. 과연 이 대표가 올해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신만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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