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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의 육아일기
[‘초보아빠’ 권기자의 육아일기㊿] 답답한 코로나19 시대, 캠핑을 시작했습니다
2021. 07. 28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캠핑은 여러모로 아이들에게 참 좋은 여행방식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캠핑은 여러모로 아이들에게 참 좋은 여행방식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에 뜨거운 폭염까지 고된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어린이집도 온전히 보내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육아가정의 고충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 또한 하루하루를 치열한 전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둘째도 어느덧 11개월에 임박하니 시쳇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첫째 하나 키우던 시절 육아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건,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하루하루를 거뜬히 보낼 수 있는 것 역시 아이들 덕분입니다. 부쩍 많이 자란 첫째, 첫째와는 또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둘째, 그리고 이 둘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보면 그 순간만큼은 행복으로 가득 찹니다. 첫째만 키울 때보다 둘째를 키울 때 2배가 아닌 200배 힘들다는 말이 있는데, 두 아이가 주는 행복과 기쁨은 200배 이상 되는 것 같습니다.

◇ 둘째와 코로나19가 이끈 캠핑의 세계

둘째가 태어나고 하루하루 몰라보게 자라면서 저와 제 가족들도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변화를 하나 꼽아보자면, 저희들이 ‘캠핑족’이 됐다는 점입니다.

놀러 다니기 참 좋아하고 유년시절 보이스카웃 활동 경험도 있습니다만, 이전까지 저는 캠핑과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펜션이나 호텔·리조트, 해외여행 등과 달리 ‘캠핑의 세계’는 어느 정도 입문의 벽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랬던 제가 캠핑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해보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둘째의 탄생, 두 번째는 코로나19 사태였죠. 둘째가 갓난아기를 벗어난 이후, 주말이면 저희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어딜 가야 하지?’였습니다. 두 아이와 함께 집에서 길고 긴 주말을 보내는 것이 워낙 고역이었고, 차라리 밖에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들도 즐거워할 뿐더러 시간도 후딱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입니다. 매번 여행을 가거나 지인을 만나러 갈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 아이들과 가기 적당한 곳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지니 선택지는 더욱 제한적이었죠. 결국 저희의 발걸음이 가장 자주 향한 곳은 대형 쇼핑몰이었습니다. 볼거리(살거리)가 많고 워낙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보니 그만한 곳이 없었죠.

이제 제법 어린이가 된 첫째는 물론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둘째도 캠핑을 가면 참 신나 합니다. /권정두 기자
이제 제법 어린이가 된 첫째는 물론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둘째도 캠핑을 가면 참 신나 합니다. /권정두 기자

하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가족 모두가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더군요.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뭔가 더 좋은 시간을 안겨줘야 하지 않을까하는 자책도 들었고요. 다른 방법은 없을지 답답하던 차에 생각이 닿은 것이 바로 캠핑이었습니다.

이후 오랜 시간 정보를 수집하며 심사숙고를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는 ‘시작해보자!’였습니다. △캠핑이 힘들고 나와 우리 가족에게 맞지 않을 수 있고 △적잖은 초기비용이 들지만 △캠핑 관련 중고시장이 워낙 잘 형성돼있어 설사 관두더라도 금전적 손실을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으며 △환상적인 캠핑장이 많고 아이들과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는 게 제 결론이었죠. 

특히 캠핑에 대해 알아보다보니 지금 당장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커갈수록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훌륭한 캠핑장이 참 많은데다, 다른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경험과 즐거움을 캠핑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낸 뒤에는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필요한 물품들을 리스트로 정리해 하나하나 마련해나가기 시작했고, 특히 중고거래를 위해 부지런히 손품과 발품을 팔았습니다. 

그렇게 어설프지만 어느 정도 준비를 마친 뒤 4월 말 첫 캠핑에 나섰습니다. 이후 지금까지 대략 6번 정도 캠핑을 다녀왔네요.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그동안의 캠핑은 대체로 성공적이었습니다. 아직 많이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캠핑의 세계에 뛰어든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캠핑을 무척 즐거워하고 잠자리 등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도 아무렇지 않게 적응했습니다. 첫째의 경우 캠핑을 처음 다녀온 이후 거의 매일 ‘캠핑 또 언제 가냐’고 묻곤 합니다. 매번 아이들 놀거리가 많은 소위 ‘키즈 캠핑장’만 간 것도 아닌데, 아마도 캠핑 그 자체가 아이에겐 즐거운 놀이인가 봅니다. 무엇보다 주변 자연환경에서 스스로 놀이를 찾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까지 하더군요.

처음 시작할 땐 다소 막막한 감이 있지만, 캠핑은 부모에게도 좋은 취미가 될 수 있습니다. /권정두 기자
처음 시작할 땐 다소 막막한 감이 있지만, 캠핑은 부부에게도 좋은 취미가 될 수 있습니다. /권정두 기자

물론 캠핑 한번 다녀오는 게 보통 일은 아닙니다. 차안은 물론 지붕 위 루프백까지 챙겨야할 짐이 가득이고, 텐트를 치는 것부터 걷는 것까지 일의 연속이죠. 하지만 이 자체가 캠핑이니 저 또한 힘든 것보다 즐거움이 더 큽니다. 잠깐씩 주어지는 휴식시간의 질은 집이나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고, 밖에서 먹는 음식의 맛과 재미도 쏠쏠합니다. 아침이면 일찍 일어난 아이와 산책을 하고, 아이들이 잠든 뒤엔 아내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등 가족과도 훨씬 가까워지는 것 같고요.

적지 않은 비용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가성비 좋은 제품도 많고 중고거래가 활성화돼있어 어느 정도 예산에 맞추는 것이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또 초기비용을 들여 장비를 갖추니 이후부터는 부담이 덜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펜션이나 호텔·리조트를 3박4일로 갈 경우 숙소비용만 수 십 만원이 들곤 하는데, 캠핑장의 경우엔 10만원선에서 해결이 되더군요.

무엇보다 코로나19 시대엔 캠핑이 무척 훌륭한 대안인 것 같습니다. 예약이 어렵고 웬만한 캠핑장은 주말이면 꽉 차곤 합니다만, 야외인데다 자연스럽게 거리두기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방역수칙만 잘 지키면 비교적 감염 위험이 낮고, 코로나19로 인해 쌓인 답답함을 풀기엔 아주 좋습니다.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겠습니다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캠핑을 고민하고 있거나 코로나19 시대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고민인 분들에게 제가 찾은 정답인 캠핑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