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엠케이가 지난해 내놓았던 올해 흑자전환 전망을 뒤집고 적자를 예고했다. /한세엠케이
한세엠케이가 지난해 내놓았던 올해 흑자전환 전망을 뒤집고 적자를 예고했다. /한세엠케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오너 2세 막내 김지원 대표가 이끄는 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 한세엠케이가 또 다시 실적 전망을 뒤집었다. 지난해 발표했던 올해 흑자전환 전망이 무색하게 5년 연속 적자행진을 예고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양치기 소년’ 행보가 매년 거듭되며 대외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점이다. 아울러 한세엠케이의 개선 의지를 향한 물음표고 가시지 않고 있다.

◇ 152억원 흑자전환이 86억원 적자행진으로… 실적 전망 번번이 ‘공수표’

한세엠케이는 지난 26일 연결기준 실적 전망을 공시했다. 이날 그룹 차원에서 개최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실적 전망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른 공정공시다.

한세엠케이가 이날 내놓은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956억원과 영업손실 86억원이다. 2019년 적자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온 한세엠케이가 올해도 연간 적자를 예고한 것이다.

문제는 앞서 발표한 실적 전망이 또 다시 크게 빗나갔다는 점이다.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10월 내놓은 실적 전망에서 올해 1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전망이 영업손실 8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것으로 뒤집혔다.

이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한세엠케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이듬해 실적을 흑자로 전망해왔으나 모두 들어맞지 않았다. 2018년엔 이듬해 149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2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다시 2019년엔 이듬해 5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으나 실상은 영업손실 188억원이었다. 2021년에도 당초 영업이익 60억원을 전망했지만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 28억원 전망이 어김없이 빗나갔다.

심지어 한세엠케이는 매년 4분기 중에 내놓은 당해 실적 전망도 크게 벗어났다. 2019년 10월, 그해 영업손실을 17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실제로는 238억원에 달했다. 2020년 역시 그해 10월에 내놓은 실적 전망도 영업손실 47억원이었으나 실제는 188억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2021년 10월엔 그해 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겼다. 지난해 역시 10월에 내놓은 전망치는 영업손실 31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211억원에 이르렀다. 한해를 불과 한 달 반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발표한 전망임에도 실제와 차이가 현격했던 것이다.

기업, 특히 상장사의 실적 전망은 단순히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이 아닌,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이다. 따라서 실제에 부합하는 정확한 전망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세엠케이는 실전 전망이 매번 크게 벗어날 뿐 아니라 흑자전환 전망이 ‘공수표’에 그치고 있다. 대외 신뢰가 땅에 떨어진 모습이다.

그나마 올해는 단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 이전까지 한세엠케이는 실적 전망이 번번이 크게 벗어나도 별다른 조치 없이 새로운 전망을 내놓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새로운 실적 발표를 한 달여 앞두고 직전 실적 전망을 정정공시했다. 물론 이 역시 이미 수개월 전 발표된 전년도 실적을 뒤늦게 반영하고, 올해 실적이 어김없이 전망을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수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

공교롭게도 한세엠케이는 오너 2세 김지원 대표의 취임과 함께 적자행진을 시작했다. 김지원 대표는 2019년 12월 대표 자리에 올랐는데, 한세엠케이는 그해 대규모 영업손실과 함께 적자전환했다. 이에 당시 일각에선 오너 2세의 경영성과를 위한 ‘빅배스’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됐고, 지난해 코로나19 종식 및 한세드림 흡수합병에도 불구하고 적자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적 전망과 관련해 ‘양치기 소년’ 행보까지 거듭되면서 김지원 대표의 경영능력 및 대내외 리더십을 향한 물음표가 점점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세엠케이는 이번 실적 전망을 통해 내년에 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또 다시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과연 이번 전망은 얼마나 실제에 부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세엠케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026800100
2023. 10. 26.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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