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과정에서 특사 등 비선 라인이 작동했다는 언론 보도를 두고 정치권이 소란스럽다. 대통령실은 공식 라인을 활용했을 뿐 물밑 라인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반박했고 여당 내부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7일 ”공식 라인을 거쳐서 했지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날 한국일보가 함성득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이번 영수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비공식 특사 역할을 하며 영수회담을 조율했다고 보도한 데 대한 반박이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과 서초동 이웃으로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임 교수는 총선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국무총리 인사 추천 등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며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불편한 인사를 비서실장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언급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이 대표는 ‘경쟁은 많을수록 좋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에 이어 골프 회동이나 부부동반 모임 등과 같은 유화적 제스처를 이 대표에게 보냈다고도 언론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대통령은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야당, 여당 할 거 없이 제안을 많이 했고 대통령이 결정해서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영수회담 진행 과정에서 비공식 라인이 작동할 여지가 없다는 취지다.

여당 내부에서는 즉각 두 교수의 주장에 대해 쓴소리가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이런 것을 교수 두 분이 만천하에 공개를 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인 간에는 별의별 이야기를 다 한다”며 “사인 간에 하는 이야기 가지고 대통령이 정책을 결정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팩트체크는 더 해봐야 되겠지만 아무래도 개연성은 있다고 봐야 되겠다”면서도 “깜짝 놀란 게 공식 라인 비공식 라인이 있을 수 있는데 비공식 라인은 계속 숨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비공식 라인을 공식화해서 내용 자체를 다 공개한다는 것 자체가 원래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그분이 정말 대통령의 뜻을 담아서 얘기를 진정성 있게 했는지도 좀 궁금하더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