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제22대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이 자당의 몫으로 분류됐던 7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27일 22대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내주에 국회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 등 여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태이고, 국민의힘도 본격적인 ‘원내 투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 국민의힘, 7개 상임위원장 수용… 추경호는 ‘사의 표명’
국민의힘이 24일 자당의 몫으로 분류됐던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7개 상임위는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보위원회 등으로 민주당이 여당의 몫으로 남겨둔 바 있다.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상임위원장 수용 의사를 물었고, 추인을 받은 것이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7개 상임위원장을) 받겠다는 결단을 밝히시고, (의총에서) 추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 원내대표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정쟁만 일삼는 민주당과는 달라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 원 구성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의석수 비율에 따른 7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민생 입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해선 안 되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에 줘야한다는 이른바 ‘강경론’과 7개 상임위원장이라도 맡아야 한다는 ‘현실론’이 대립해 왔다. 하지만 최근 여당으로서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남아 있는 상임위도 중요하다’, ‘민생을 내팽개칠 수 없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민주당의 행태에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7개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여당 몫의 국회부의장은 이르면 오는 27일 선출될 전망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원장 선출이) 더 늦어질 수는 있다”면서도 “가장 빠르면 27일에 (선출을) 하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국회 상임위 불참 등 국회 일정을 거부해 온 국민의힘의 ‘보이콧’도 해제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원 구성 협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총에선 ‘그만두면 안 된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 강 대 강 대치는 ‘진행형’
이처럼 22대 국회가 출발한 지 25일 만에 원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지만,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 3법’ 등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법안을 내주에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고, 국민의힘도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맞서 ‘원내 투쟁’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다음 주 정도에 이 법안(채상병 특검법)이 처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고,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도 이날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6월 임시회가 7월 4일까지다. 이 기간 안에는 (채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입장이고, 우원식 국회의장도 거기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도 채상병 특검법과 함께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수석은 “이미 채해병 특검법이나 방송3법 같은 경우는 과거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던 법안 아닌가”라며 “그것을 저희는 22대 국회에서 가장 중점 법안이고 민심을 받드는 법안이기 때문에 제일 먼저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한 입법청문회에 이어 다른 상임위에서도 입법청문회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입법청문회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확인한 만큼 법사위와 과방위의 입법청문회에 이어 ‘김건희 특검법’ 입법청문회도 지체 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오는 25일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 관련 입법청문회를 예정하고 있고, 오는 26일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계의 비상 상황과 관련한 현안 청문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에 맞서 ‘원내 투쟁’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이재명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의회 독재 저지를 위해 원내 투쟁을 본격화하겠다”며 “이재명 방탄을 위한 사법 파괴를 저지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막겠다. 거대 야당이 이재명 방탄과 이재명 충성 경쟁에 몰두할 때 국민의힘은 국민의 일, 국민을 위한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이재명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겠다”며 “국민의힘은 민생을 위해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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