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 17’이 이렇다 할 경쟁작 없이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부터 한국 영화 신작들이 대거 출격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다채로운 장르는 물론, 관객이 사랑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봄 극장가를 풍성하게 채울 전망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작품은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스트리밍’(감독 조장호)이다. 독자 수 1위의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 분)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소설 ‘휴거 1992’ ‘저스티스’를 통해 필력을 인정받은 창작자 조장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섬세하고 짜임새 있는 연출력으로 실시간 방송의 세계를 완벽 재현해 생생한 긴장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장르와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대중의 신뢰를 받고 있는 강하늘이 원톱 주연으로 나서 기대를 더한다.
특히 강하늘은 그동안 보지 못한 색다른 변신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극 중 가장 핫한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으로 분해 안정적인 연기력은 기본, 직접 아이디어를 더한 외적 스타일링부터 생동감을 높인 캐릭터 소화력까지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극을 든든하게 이끌 전망이다.
다음 타자는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관객과 만나게 된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바둑이 최고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를 실제 모델로 삼아 주목받고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화를 바탕 이야기와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앞세워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던 ‘승부’는 2021년 모든 촬영을 마쳤지만 주연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개봉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처한 바 있다. 여러 부침 끝에 다시 극장 개봉을 확정했지만 ‘유아인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관객의 기대는 높다. 전국민적 영웅으로 인생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된 조훈현과 천재적 감각을 지닌 바둑 신동 이창호의 인생을 건 도전과 대결을 그린 실화 자체가 주는 힘은 물론, 조훈현 국수로 분해 또 한 번 얼굴을 갈아 끼운 ‘연기 신’ 이병헌의 활약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헌은 외모뿐 아니라 조훈현 국수 특유의 행동과 사소한 습관까지 완벽하게 표현하며 몰입도 높은 열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오는 26일 확인할 수 있다.
4월에는 ‘감독’ 하정우의 새 영화 ‘로비’가 출격한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하정우부터 김의성‧강해림‧이동휘‧박병은‧강말금‧최시원‧차주영‧박해수‧곽선영까지 대세 배우 10인의 유쾌한 조합과 ‘감독’ 하정우만의 개성 있는 블랙코미디로 톡톡 튀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전 포인트는 단연 ‘감독’이자 ‘배우’로 활약한 하정우다. 2013년 코미디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 데뷔를 한 뒤 ‘허삼관’(2015)에 이어 10년 만에 세 번째 연출작으로 돌아오게 됐다. ‘감독’ 하정우는 국내 영화 최초로 골프 로비의 실체를 블랙 코미디적 감각으로 그려내 신선한 재미를 안길 전망이다. 연출과 함께 연구밖에 모르는 스타트업 대표 창욱 역을 맡아 동료 배우들과 유쾌한 앙상블을 완성할 예정이다.
2020년 개봉한 ‘클로젯’부터 가장 최근작 ‘브로큰’까지 연이어 흥행 참패를 맛보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하정우가 감독 복귀작 ‘로비’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
강하늘‧유해진‧박해준 주연의 ‘야당’(감독 황병국)도 4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이다. 감독 겸 배우 황병국이 메가폰을 잡아 한국 영화 최초로 마약 수사의 뒷거래 현장에 실제로 존재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야당’을 주요 소재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신선한 캐스팅 조합도 기대 포인트다. 강하늘이 마약범의 정보를 국가 수사기관에 팔아넘기는 마약판 브로커 ‘야당’ 이강수로 분해 ‘스트리밍’과는 또 다른 얼굴을 예고하고, 유해진이 밑바닥 출신에서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구관희 역을 맡아 천만 영화 ‘파묘’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또 한 명의 ‘천만 배우’ 박해준도 함께한다.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집념의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 역을 맡아 ‘서울의 봄’ 노태건을 완전히 지우는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다.
관객이 사랑하는 배우 마동석도 새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로 4월 극장가에 등판한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 바우(마동석 분)‧샤론(서현 분)‧김군(이다윗 분)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오컬트 액션이다.
마동석을 필두로, 서현‧이다윗‧경수진‧정지소 등 개성과 매력, 연기력을 고루 갖춘 배우들의 색다른 만남은 물론, 악마와 맞서 싸우는 마동석의 화끈한 액션과 흥미로운 이야기로 통쾌한 재미를 예고한다. 뿐만 아니라 악을 숭배하는 집단과 이에 맞서는 어둠의 해결사들이 만들어가는 거대하고 흥미진진한 세계관을 담은 프리퀄 웹툰 ‘거룩한 밤: 더 제로’가 먼저 공개돼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는 오는 4월 30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