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20 4대 AOG, 최근 열흘 이상 운항 기록 無… 문제 많은 기재
엔진 50회 이상 교체 외항사도… 동체 부식 결함도 발생
대한항공, A220 투입노선 일부 감편… “하계 공급변동, A220과는 무관”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이 보유한 가장 작은 항공기 에어버스 A220-300 기재 10대 중 4대가 현재 운항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하절기 김포∼부산 등 국내선 운항을 일부 감편하고 나서 고객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항공기 운항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에 따르면 대한항공 A220 기재 4대(HL7200, HL8091, HL8093, HL8313)는 최근 열흘 이상 운항기록이 없다. 이 항공기 4대는 기술적 문제 때문에 비행이 불가능한 AOG(에어크래프트 온 그라운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A220 기재 4대가 운항을 못하는 이유는 ‘엔진 정비’ 때문으로 알려졌다. A220 기재는 PW(프랫&휘트니)사의 PW1500G 기어드 터보팬 한 종류의 엔진만 승인·인증 받아 엔진 선택이 제한적인데, 이 엔진의 문제가 적지 않고 부품 수급도 원활하지 않은 등 A220은 문제가 많은 기재로 알려진다.
실제로 유럽 라트비아 국적 항공사인 에어발틱은 2015∼2016년께부터 A220 기재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운용하기 시작한 지 2년 사이 엔진 50대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에어발틱이 보유한 A220 항공기는 13대로, 거의 모든 항공기 엔진이 평균 2회 교체된 셈이다.
또한 2023년에는 마틴 거스 에어발틱 최고경영자(CEO)가 A220 PW1500G 엔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면서도 “너무나도 오래 걸리는 엔진 정비와 예비 엔진 부족이 에어발틱에게 운항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에어발틱 측에 따르면 A220 PW1500G 엔진 정비 때문에 1년 이상(386일) 항공기를 사용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A220 기재의 동체 부식 문제도 드러났다. 지난 11일 미국 CBS 뉴스는 “에어버스, 일부 A220 여객기 부식 문제 조사(Airbus investigating corrosion issues on some of its A220 passenger jets)”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일부 A220 여객기에서 부식 문제가 발생해 에어버스가 조사하고 있다는 것. 부식이 발생한 부분은 일부 승객 좌석 피팅과 특정 날개 구성품(날개-차체 페어링) 부분으로 알려졌다. 미국연방항공청(FAA)에도 관련 내용이 보고됐다.
과거부터 A220 기재의 엔진 결함은 대한항공 내에서도 골칫거리로 여겨졌고, 안팎에서 A220 기재에 대해 ‘대한항공의 애물단지’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대한항공이 A220 기재 10대를 전부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피어났으나, 지난해와 올해 국토교통부 측에 제출된 대한항공의 항공기 도입·처분 계획에는 ‘A220 매각’이 포함되지 않았다. 엔진 등 부분에서 잔고장이 많은 기재를 끌어안고 가는 셈이다.
대한항공이 A220 기재를 계속해서 운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뛰어난 연료효율(연비)’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A220 기재의 연비는 140석 규모의 대한항공 A220 기준, 약 절반 수준인 70명 이상의 승객만 탑승하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진다. 보통 180석 안팎으로 구성한 A320 시리즈 또는 B737 계열은 70∼80% 수준의 좌석이 채워져야 이익 실현이 가능한데, A220은 이에 비해 효율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에어버스에서도 A220 패밀리에 대해 “환경적 이점, 연료 소모 감소(뛰어난 연비), 낮은 소음 수준을 갖춘 해당 범주에서 가장 효율적인 항공기 제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연비도 비행기가 정상 운항 가능해야 항공기 운영 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대한항공의 A220처럼 10대 중에서 4대가 운항이 불가한 경우 비용지출만 커지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2017년 A220 기재를 처음 도입했다. 해당 기재들 중 운항이 가능한 6대는 현재 제주∼김포·부산·대구·청주·여수·광주·울산 노선이나 김포∼부산·울산 등 국내선 또는 부산∼타이베이(대만) 같은 저수요 국제선에 투입돼 비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하절기 운항 일정에서 국내선 등 일부 노선의 운항 스케줄을 감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김포∼부산 노선이 감편 대상으로, 현재 하루 8회 왕복(8데일리) 일정으로 운항 중이지만 3월 30일∼8월 23일 기간 총 147일 중에서 84일(약 57%) 동안 하루 운항 스케줄을 3회 감편한 5회 왕복으로 편성했다.
대한항공의 하절기 운항 스케줄 감편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신규 CI를 발표하고, 항공기 도장도 변경해 순차적으로 항공기 도색 작업이 필요해 감편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합병으로 중복되는 국내선을 줄이고 나섰다는 분석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A220 기재 10대 중 4대를 정상 가동하지 못하는 점도 감편에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대한항공이 A220 투입 노선 중 일부 김포∼부산 등 노선의 운항 스케줄을 감편한 만큼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A220 기재 4대의 AOG에 대해 “보유 중인 A220 기재 10대는 정비스케줄에 맞춰 입고 및 대기하고 있으며 시점별 변동이 있어 AOG 대수를 특정하긴 어렵다”며 “A220 기재는 지속적으로 국내 지선 및 가까운 국제선에 투입 계획이고, A220 기재 처분 계획 등 향후 계획은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선 스케줄 감편과 관련해서는 “올해 하계기간 일부 비수기 기간 한정 부분적 공급변동이 있으나, 이는 매년 이뤄지는 통상적인 수준”이라며 “공급변동은 A220 기재와는 무관하며 정비 등 기종별 운영 계획을 고려해 결정되는 것이고, 당사는 제주노선 중심 지속적으로 증편을 추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A220 기재 4대가 정상 운항할 수 있다면 하계기간 스케줄 감편을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대한항공 A220 항공기 운항 기록 | |
|---|---|
| 2025. 3. 31 | 플라이트레이더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