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발표 시기가 다가오면서 기관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특히 전년도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기관은 긴장도가 높은 분위기다. 2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그중 한 곳으로 거론된다. 또 다시 낙제점을 받는다면 유병태 HUG 사장의 자리보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
◇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임박… 전년도 낙제점 기관 ‘노심초사’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는 다음 달께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2월 기재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위크숍 개최를 시작으로 경영평가를 개시했다. 교수,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100명으로 경영평가단은 지난 2월부터 87개 공기업(32곳)·준정부기관(55곳 )에 대해 서면평가 및 현장실사 등을 진행해왔다.
최종 평가결과는 내달 20일까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경영실적 평가제도’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 노력과 성과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평가지표는 크게 경영관리(배점 55점)와 주요사업(배점 45점) 부문으로 나눈다. 이 중 경영관리 부문은 지배구조 및 리더십(9점), 안전 및 책임경영(14점), 재무성과관리(21점), 조직 운영 및 관리(11점) 세부 항목별로 배점이 나눠진다. 주요사업 부문은 공공기관의 주요사업별 계획·활동·성과 등을 종합 평가한다. 이 외에 ‘혁신계획 실행노력 및 성과’ 항목에 대해 5점의 가점이 부여된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각 기관들의 예산, 임직원 성과급, 기관장 거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다. 평가 종합 등급은 탁월(S)·우수(A)·양호(B)·보통(C)·미흡(D)·아주미흡(E) 등 6단계로 나뉜다.
D·E등급을 받는 기관은 성과급이 없으며 내년도 경상경비가 일부 삭감 조치된다. 아울러 기관장 경고·해임 건의 조치도 받을 수 있다. 2년 연속 D등급을 받았거나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에 대해 기재부는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다만 평가연도말 기준으로 E등급인 경우 기관장 재임 기간 6개월 미만, 2년 연속 D등급인 경우 1년 미만인 기관장은 해임 건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 3년 연속 적자 행진… HUG, 올해 ‘낙제점’ 면할까
이에 따라 매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발표를 앞두고 공공기관들의 살얼음판 분위기다. 특히 지난해 저조한 경영평가 성적표를 받은 기관들은 가시방석 처지다. HUG도 그중 한 곳이다.
HUG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D등급(미흡)을 받은 기관이다.
다만 유병태 HUG 사장은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에는 오르지 않았다. 2023년 6월 기관장에 올라 평가연도 기준 재임기간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유 사장은 경영 실적 미흡으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HUG는 주거복지 증진과 도시재생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각종 보증업무 및 정책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주택에 대한 분양보증, 임대보증금보증, 조합주택시공보증 업무와 주택도시기금 운용·관리 등을 맡고 있다.
HUG는 전세사기 등 보증사고로 대위변제액이 급증하면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HUG는 2022년 4,087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시작으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3년 3조8,5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설립 이후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액은 2조5,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적극적인 채권 회수 노력으로 전년보다는 적자 규모를 줄였지만 손실 규모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에 올해도 미흡한 경영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관의 재무건전성 강화와 보증리스크 개선 노력이 얼마나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관장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의 임기는 내년 6월 만료된다. 이번 경영평가는 결과가 안 좋을 시, 그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기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