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면담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면담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예고 없이 국회를 찾은 김 전 후보는 ‘인사차 방문했다’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는 출마를 위한 게 아니라면 국회를 직접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띄우기’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 김문수, 출마 일축에도 ‘출마설’ 떠오르는 까닭

김 전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송 비대위원장을 만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당대회가 아직 날짜도 안정해졌고, 저도 나간다, 안 나간다 그런 이야기는 아직 전혀 할 만한 그런 위치도 아니고, 결심도 없고 그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전 후보는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 6월 5일 대하빌딩에서 캠프 해단식 때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에 대해 “‘당 대표’를 하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우리도 똑같은 쓰레기 더미에 들어가자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소리 하면서 자리다툼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강도 높은 발언으로 전당대회 출마에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나간다, 안 나간다 얘기할 만한 위치가 아니다”라며 한 달 전보다 중립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는 이날 송 비대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송 비대위원장이) 원내대표로 선출되고 인사하러 오겠다고 했다. 저는 사무실이 없고 집에 있는데 우리 집에 오는 것도 이상해 제가 인사받으러 온 것”이라며 “특별한 말씀은 없었다. 그냥 인사(면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경북도지사 출마설에 대해서는 “대선 떨어진 사람한테 경북지사를 나가라는 그런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일축했다. 당 혁신에 대해서는 “잘하길 바란다. 제가 이야기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위치에 있는 사람이 제대로 하길 바라고 응원하고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송 비대위원장은 선수별 의원 간담회에서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에 다수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했다며 8월 중 전당대회 개최를 공언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를 8월 중순께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오는 8월 2일에 예정돼 있고, 9월 정기 국회가 열리기 전 전당대회를 마무리하려면 8월 중순에는 전당대회가 치러져야 한다. 

전당대회의 날짜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차기 당권을 노리고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이가 누구일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선 패배 이후 당의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 점은 큰 ‘과제’이지만, 이번 당 대표가 내년에 진행될 지방선거의 공천권까지 행사할 수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당권주자 하마평에는 김 전 후보와 나경원‧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 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 전 후보는 대선 패배에도 계속해서 ‘당권 출마설’ 군불이 지펴졌다. 그는 대선 이후 캠프 해단식에 참여해 ‘당내 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향한 쓴소리를 내놓았다. 대선 패배 이후 당의 혁신과 쇄신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대선 당시 김 전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김 전 후보가 관악산에 올라 턱걸이와 훌라후프를 하는 영상을 올리는가 하면, 김 전 후보는 지난달 6일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를 비롯해 대선 캠프 참모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기도 했다. 또 현충원 참배 이후 국회 인근에서 안철수 의원과 저녁을 함께하고 나경원 의원과도 개별적으로 차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것이 ‘당권 출마’를 대비한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김 전 후보 측에서는 ‘차기 당권 출마 의사가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이같은 정치 행보에 대해 ‘출마설 군불’이라는 해석이 계속해서 뒤따르고 있다. 실제로 세력화도 이뤄지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김 전 후보를 당 대표로 추대하자며 ‘김문수 당대표 추대 대구경북위원회(이하 추대위)’가 전날(3일) 발족하기도 했다. 

이날 송 비대위원장과의 만남도 당권 행보의 일환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실 좀 느닷없는 방문이었다. 전당대회를 생각하며 국회까지 온 게 아닌가 한다”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안 나온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90% 이상의 확률로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실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아니라고 하지만 (출마가) 맞지 않겠냐. 그러지 않고서야 따로 만날 수 있는데 굳이 일과시간에 국회에 원내대표를 만나러 올 이유가 없지 않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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