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11번가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지속되고 있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 전략을 펼치면서 고강도 비용절감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영업적자는 감소 추세다. 다만, 새 주인 찾기는 2년째 난항을 빚고 있어 이와 관련된 우려는 여전한 모습이다.
◇ 수익성 중심 경영 매진… 적자폭 ↓
SK스퀘어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11번가의 2분기 영업손실은 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83억원) 대비 44.2% 감소한 규모다. 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0.3% 개선한 1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8.1% 감소한 1,103억원을 시현했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인 11번가는 2020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20년 98억원 영업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2021년 -694억원 △2022년 -1,515억원 △2023년 -1,258억원 △2024년 -75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영업적자는 이어지고 있지만 손실폭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상반기 기준 11번가의 영업손실은 199억원으로 전년 동기(-378억원)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11번가는 적자폭 감소 배경에 대해 “수익성을 우선으로 내실 경영에 매진한 결과”라는 설명을 내놨다.
11번가는 올해 고객 방문이 많고 수익성이 높은 ‘마트’ 등 핵심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 속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 비용 절감에도 매진 중이다.
올해 들어선 세 차례나 희망퇴직을 단행해 시장의 이목을 시키기도 했다. 11번가는 이달 중순 희망퇴직 접수를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입사 1년 이상 전 직원이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6개월치 급여와 2개월의 커리어 전환 프로그램인 ‘넥스트 커리어(Next Career)'가 제공된다.
11번가는 2023년 창사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후, 지난해 3월 추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선 6월, 7월, 8월까지 3차례에 거쳐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이는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수익성 개선을 통해 매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 매각작업 공회전… SK스퀘어 콜옵션 행사 여부 주목
11번가는 지난해 초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가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재무적 투자자(FI) 주도 하에 매각 절차가 개시됐다.
2018년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던 11번가는 추후 5년 내 상장을 약속했지만 2023년까지 해당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일홀딩스는 11번가가 5년 내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시 SK스퀘어 측 지분까지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스퀘어 측은 이 전에 FI 측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했다.
결국 재무적 투자자가 주도로 11번가에 대한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1년 넘게 뚜렷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알리바바, 오아시스마켓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결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SK스퀘어의 고민도 깊을 전망이다. 오는 4분기 중으로 FI 측이 보유한 11번가 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 여부를 다시 한 번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FI 측 지분을 되사올지, 아니면 또 다시 콜옵션 행사를 포기할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