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채해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20자리’의 비밀번호를 기억한 것에 대해 “해병대도 군인도 자격이 없다”며 “당신 같은 사람을 시정잡배와 같다고 얘기한다”고 직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년 동안 ‘핸드폰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텼다”며 “그런데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 비밀번호가 기적처럼 생각났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도 무려 20자리”라며 “임 전 사단장은 ‘하나님의 사랑 덕분’이라고 한다. 지금 국민을 조롱하는 건가. 당신이 군인 맞나”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정예 귀신도 잡는다는 해병대의 명예를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가. 당신은 해병대도 군인도 자격이 없다”며 “당신 같은 사람을 시정잡배와 같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이건 신앙의 문제도 아니고 법과 양심에 따른 문제다. 국민이 묻는다. 왜 이제야 기억났나”라며 “2년 동안 숨기고 버티다가 구속이 눈앞에 닥치자, 비밀번호를 내놓는 게 과연 우연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특검이 영장을 청구하자 돌연 태도를 바꾼 건 진실을 밝히려는 게 아닌 자신을 구하려는 꼼수”라며 “국민은 임성근식 기적을 믿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진실한 고백과 책임 있는 태도, 법의 공정한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준엄한 법의 심판도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0자리 기적에 이어 면책의 기적까지 발하는 임성근 당신 같은 사람에 대한 준엄한 법의 심판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채해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일 채해병 특검팀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년여간 수사를 받으며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지만, 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 직전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한 것이다. 특히 비밀번호는 20자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오늘 새벽 휴대폰 비밀번호를 발견했기에 그 비밀번호를 오늘 오후 특검에 제공했다”고 했다. 이어 “저는 공수처와 특검으로부터 이 휴대폰을 돌려받은 후 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 잊어버린 비밀번호를 찾아내기 위해 셀 수 없이 많은 시도를 거듭했지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오늘(20일) 새벽 2시 30분경 기적적으로 그 비밀번호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