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고성능 그린수소 전해전지 초고속 제조기술 개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단 10분 만에 그린수소의 고성능 전해전지를 완성할 수 있는 초고속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단 10분 만에 그린수소의 고성능 전해전지를 완성할 수 있는 초고속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KAIST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는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손꼽힌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드는 비싼 비용과 적은 생산량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그린수소의 약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단 10분 만에 그린수소의 고성능 전해전지를 완성할 수 있는 초고속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기술의 핵심인 ‘소결’ 은 전지를 이루는 세라믹 가루를 고온에서 구워 단단히 결합시키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전지가 가스를 새지 않고(수소와 산소가 섞이면 폭발 위험), 산소 이온이 손실 없이 이동한다. 전극과 전해질이 단단히 밀착돼 전류가 원활히 흐른다. 즉, 전해전지의 성능과 수명은 얼마나 정밀하게 굽느냐에 달려 있다.

연구팀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재료를 내부부터 균일하게 가열하는 ‘체적가열(Volumetric Heating)’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수십 시간이 소요되던 소결(sintering) 과정을 30배 이상 단축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1,400℃ 이상의 고온에서 장시간 처리해야 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내부부터 동시에 가열, 단 10분 만에 1,200℃에서도 안정적인 전해질 형성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기존 공정에서는 전지를 만들 때 필수 재료인 세리아(CeO₂) 와 지르코니아(ZrO₂)가 너무 높은 온도에서 서로 섞인다. 때문에 재료의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KAIST의 새 기술은 이 두 재료가 서로 섞이지 않는 알맞은 온도에서 단단하게 붙도록 조절해했다. 이를 통해 흠집 없이 치밀한(빈틈 없는) 전해질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즉, ‘공정시간’은 하나의 전지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가열, 유지, 냉각 과정을 모두 포함한 전체 제조 시간을 의미한다. 기존 일반 소결 공정은 약 36.5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이번 마이크로웨이브 기술은 70분 만에 완료되어 약 30배 이상 빠른 제조 속도를 보였다.

새롭게 제작된 전지는 750℃에서 분당 23.7mL의 수소를 생산했다. 25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또한 3차원 디지털 트윈 분석(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초고속 가열하는 소결 공정이 전해질(전지 속 재료)의 치밀도를 높였다. 연료극 내 산화니켈(NiO) 입자의 비정상적으로 커지지 않도록 조절함으로써 수소 생산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강택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성능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을 제시한 성과”라며 “기존 공정 대비 에너지 소비와 시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벤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이달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또한 해당 논문은 연구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표지논문 (Inside front cover) 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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