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우주 AI위성 종합 솔루션 기업 ‘텔레픽스(TelePIX)’는 자사 인공지능(AI) 큐브위성 ‘블루본(BlueBON)’을 통해 국내 최초로 궤도상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Over-The-Air)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블루본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을 온보드(On-board)에서 자체 처리하는 시스템 검증도 완료했다.
지난 8일 텔레픽스는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내장된 자체 개발 위성용 지능형 처리보드 테트라플렉스(TetraPLEX)에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다. 이를 이용해 블루본 위성이 약 2시간 전에 촬영한 영상을 우주 궤도상에서 처리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결과, 위성에서 처리된 영상과 지상국에서 처리한 결과가 동일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시험 중 블루본 위성이 촬영하고 온보드에서 직접 처리한 영상에는 이집트 카이로 지역의 피라미드가 또렷하게 포착됐다.
이번 시험은 5나노미터(nm)급 초미세 공정으로 제작된 암(ARM)사의 최신 64비트 CPU(중앙처리장치) 자원을 활용해 블루본이 촬영한 위성영상을 궤도상 온보드에서 처리하는 시스템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시스템의 안정성과 데이터 처리 절차 전반이 정상 작동함이 확인됐다. 회사 측은 위성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지능형 위성 운영 체계의 핵심 인프라를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성과는 텔레픽스가 자체 설계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술의 실효성을 우주 환경에서 입증한 국내 첫 사례다.
위성 발사 후 궤도상에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매우 높은 기술적 위험을 수반한다. 때문에 스페이스X 등 일부 기술에서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OTV(Over-the-Vacuum) 방식으로도 지칭되는 이 기술은 향후 대규모 군집위성(메가 콘스텔레이션) 체계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텔레픽스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GPU 자원을 본격 활용한 고성능 영상처리 시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추가 시험 항목에는 GPU 기반 다양한 영상처리 시험을 포함해 정밀 자세제어를 통한 영상대조기법 기반 심우주탐사 자율항행 알고리즘 검증, 우주상황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 다양한 차세대 위성 임무들의 궤도상 시험이 포함될 계획이다.
한주승 텔레픽스의 미션시스템부 전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이번 시험은 단순한 기능 검증을 넘어 위성이 스스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판단하는 ‘완전한 지능형 위성 시대’로 가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GPU 컴퓨팅 자원 활용으로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AI가 작동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