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흑자 항공사 ‘대한항공’뿐… 아시아나 및 LCC 4사 영업손실
1달러 환율, 7월초 1,350원대→9월말 1,400원대… 추석연휴 10월 분포 영향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3분기는 대체로 항공업계의 성수기로 평가되지만, 올해는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가장 큰 영향은 달러 환율 상승이며, 이 외에는 추석 연휴가 10월에 배치된 점, 단거리 노선의 공급 과잉 및 경쟁 심화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분기보고서를 공시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저비용항공사 4사(티웨이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 단 한 곳만이 3분기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나머지 5개 항공사는 전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먼저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4조85억원 △영업이익 3,763억원 △순이익 918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 감소하는 데에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9.2%, 66.8% 줄었다.
3분기 대한항공 실적이 매출 감소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율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모두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3분기 연료비는 감소했으나 감가상각비, 정비비, 공항·화객비 등 상승으로 영업비용 전반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기준 △매출 1조4,643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 △당기순손실 3,043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1%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 8월 화물사업부 매각에 의한 영향이다. 영업손익 및 순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로 인해 올해 누적 영업손익도 적자(1,496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LCC들 실적은 안타까울 지경이다.
먼저 티웨이항공은 매출 기준으로 국내 LCC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외형성장과 달리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3분기 별도 실적은 △매출 4,499억원 △영업손실 965억원 △순손실 1,258억원 등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배 이상 커졌고, 순손실 규모는 40배 이상 늘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흑자 실적에서 올 3분기에는 전부 적자 전환했다.
3분기 제주항공은 별도 기준 △매출 3,704억원 △영업손실 599억원 △순손실 648억원 등을 기록했다. 3분기 별도 기준 진에어는 △매출 3,043억원 △영업손실 225억원 △순손실 275억원, 에어부산은 △매출 1,763억원 △영업손실 285억원 △순손실 504억원 등의 실적을 받아 들었다.
항공사들이 올 3분기 유독 힘들었던 이유는 달러 환율이 치솟은 점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달러 환율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7월 1일에는 1달러당 1,358원, 7월 2일에도 1,356원 수준으로 1,350원대를 유지하는 듯 했으나, 이후 환율이 1,360원, 1,370원, 1,380원 등 상승세를 보였고 7월말 결국 1,390원을 넘어섰다. 심지어 8월에는 1달러 환율이 1,400원대(8월 21일 1,401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9월 들어서는 1달러 환율이 1,380∼1,39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9월 24일 1,405원을 기록한 후 현재까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료와 항공유 대금 결제, 해외 공항 이용료 등 해외 결제를 할 때 달러로 지불하는데, 달러 환율이 치솟게 되면 재정적으로 부담이 상당하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3분기 환율 상승과 일회성 지급 비용 발생 등이 영업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환율 상승 및 여객 사업량 증가에 따른 정비비용 및 운항비용 상승 영향이 컸으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 영향으로 순손실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LCC에서도 하나같이 ‘환율 상승’ 여파가 상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티웨이항공 측은 “환율 상승으로 항공기 임차료와 정비 비용 등이 증가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티웨이항공은 유럽 및 중장거리 신규 노선 확장을 위한 항공기 도입과 부품·장비, 인력 확대 등 투자 증가에 의해 매출원가 상승도 일부 반영됐다.
제주항공에서는 “올해 3분기의 원·달러 평균 환율이 지난해 3분기 대비 증가하면서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이 늘었다”면서 “또 중단거리 노선에서 항공사들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고 실적 부진 요인을 꼽았다.
에어부산도 환율 상승에 따른 정비비 및 항공기 리스료 등 외화 관련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항공업계에서는 올해 추석연휴가 10월에 포함돼 있는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추석 연휴는 보통 9월이지만, 올해는 윤달로 인해 추석이 10월로 밀리며 9월 중순∼9월말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게 항공업계의 주장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분기보고서 공시를 하지 않는 이스타항공, 에어로케이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서울 등의 3분기 실적도 부진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항공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 회복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4분기 여객 사업은 10월 장기 추석 연휴 및 연말 성수기 효과로 전 노선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면서 “또한 동계 선호 관광지 중심으로 탄력적 공급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인천∼쿤밍, 부산∼칭다오 노선 운항을 재개했으며, 인천∼푸저우 노선에 주 4회 스케줄로 신규 취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운항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동시에 호주 시드니 노선에 에어버스 A380 기재를 투입하고 호주 멜버른 및 케언즈 노선에 부정기편을 편성하는 등 동계 성수기 지역 공급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LCC들은 일본 노선 증편에 몰두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6일 △부산∼후쿠오카 매일 2회 △부산∼삿포로 매일 1회 스케줄로 각각 신규 취항했으며, 다음달 20일부터는 제주∼후쿠오카 노선에 주 4회 스케줄로 취항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6일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을 ‘하루’ 4회 운항에서 7회로 증편했다. 인천∼오사카 하루 7회 왕복 운항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운항 횟수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오는 21일부터 인천∼가고시마 노선에 주 7회 스케줄로 신규 취항했다. 또한 에어부산은 부산∼구이린(계림)·나가사키 부정기편 운항 등 신규 부정기 노선을 발굴하고 나섰으며, 당초 주 3회 스케줄이었던 부산∼마쓰야마 노선 운항을 동계스케줄이 시작된 지난달 26일부터 ‘매일 1회 왕복(데일리)’으로 증편했다.
다만, 에어부산 측에서는 고환율 기조 등 대외 변수 영향으로 인해 항공업계는 4분기에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 3분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티웨이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별도 재무제표 실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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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11. 17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각 사 실적 자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