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방그룹 이상웅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이앤에스글로벌은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하고 있는 SI계열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로케트 건전지’로 유명한 세방그룹의 이상웅 회장이 지난해에도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SI계열사를 통해 쏠쏠한 ‘쌈짓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내부거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SI계열사로 ‘쌈짓돈’ 쏠쏠

이앤에스글로벌은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핵심 비상장계열사다. 이상웅 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도 여동생이 10%, (주)세방이 10%를 보유 중이다. (주)세방의 최대주주는 이앤에스글로벌이며, 이상웅 회장은 이앤에스글로벌 다음으로 지분이 많다.

이앤에스글로벌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약 97억원. 이 중 (주)세방, 세방전지 등 그룹계열사를 통한 용역수익이 86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88%가 내부거래로 이뤄져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2016년과 2015년에도 각각 84%, 87%의 높은 내부거래 비율을 나타냈다. 이는 그룹계열사를 통한 배당금수익을 제외한 수치다. 실제 그룹계열사를 통해 거둔 수익은 더 많은 셈이다.

이처럼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를 가진 이앤에스글로벌은 전산관리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IT기업이다. 내부거래 논란에 자주 등장하는 SI계열사인 것이다. 애초에 그룹계열사의 전산을 통합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업계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 영업비밀이나 신속한 유지보수를 위해 외주를 주기보단 계열사를 통해 관리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회사가 이상웅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라는 점이다. 덕분에 이상웅 회장은 그룹 내부에서 발생하는 거래를 통해 개인적인 추가이익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이앤에스글로벌은 총 2억원을 현금배당했는데, 이 중 1억6,000만원이 이상웅 회장에게 향한 것이다. 물론 이상웅 회장은 지난해 세방전지로부터 18억원, (주)세방으로부터 5억원의 연봉을 수령한 바 있지만, 1억6,000만원 역시 쏠쏠한 수익이 아닐 수 없다.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세방 홈페이지>

이상웅 회장은 개인회사 활용에 있어 남다른 수완을 보여 왔다. 창업주인 이의순 명예회장으로부터 승계를 받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 이앤에스글로벌이다.

이앤에스글로벌은 2010년 분할설립하기 전까지 세방하이테크라는 이름으로 주로 산업용특수전지를 생산하는 회사였다. 2010년 분할을 통해 세방하이테크와 이앤에스글로벌로 나눠졌고, 세방하이테크는 매각돼 현재 한국특수전지로 이름을 바꿨다.

1997년 설립된 세방하이테크는 산업용전지 생산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고, 이렇게 마련된 자금을 (주)세방 지분 매입에 투입했다. 결국 세방하이테크는 세방그룹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주)세방의 최대주주가 됐다. 애초에 세방하이테크가 이상웅 회장 개인회사였기에, 자연스럽게 승계는 마무리됐다. 후계자 개인회사를 통한 승계의 전형적인 형태다.

또한 세방하이테크는 이앤에스글로벌과 분할된 뒤 매각되면서 이상웅 회장에게 두둑한 현금을 안겨줬다. 당시 세방하이테크를 대양전기공업에 매각하며 이상웅 회장이 거머쥔 현금은 8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이상웅 회장에게 금지옥엽과도 같은 이앤에스글로벌이지만, 최근 상황은 마냥 그렇지 않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내부거래 문제 해결에 칼을 뽑아들면서 부담감이 커지게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몇몇 대기업이 합병 및 지분정리를 통해 SI계열사의 내부거래 문제를 해소한 가운데, 세방그룹 역시 가만히 있기 힘든 상황이다.

이앤에스글로벌 관계자는 “내부거래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우선 외부일감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고, 올해 같은 경우 정부 발주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도 있어 내부거래 비중이 6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인수합병 등을 통한 해결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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