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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슈&팩트 (106)] ‘국회의원 3선 연임 제한’은 위헌?
2020. 04. 08 by 김희원 기자 bkh1121@sisaweek.com
제21대 국회의원선거(4.15 총선) D-8인 지난 7일 오전 서울 당산동 영등포구선거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투표용지 검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국회의원선거(4.15 총선) D-8인 지난 7일 오전 서울 당산동 영등포구선거관리위원회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투표용지 검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4‧15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는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표심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정당에서는 국회 개혁 차원에서 국회의원 3선 제한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5일 ‘국회의원 3선 제한법 제정’ 등 12대 공약을 발표했다. 열린민주당은 공약 선정 배경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3선 연임을 제한하고 있다. 국회를 젊게 하고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길을 열 것”이라며 “정체된 국회는 썩을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방법에 관해서는 21대 국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 뿐만 아니라 일부 총선 출마자들도 같은 공약을 내걸었다. 미래통합당 부산 남구갑 박수영 후보는 “정권 심판, 정권 교체를 넘어 정치를 교체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3선 연임 제한법을 만들어 권력 집중이 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북 전주시을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이덕춘 예비후보는 지난 2월 4일 “우리 정치의 신뢰 회복을 위해 현재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국회법에 국회의원의 임기 조항을 신설해 동일 지역구에서 연임을 3번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3선 연임 제한 필요성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국회 개혁 차원에서 꾸준히 거론돼왔던 문제다. 3선 연임 제한 주창자들은 지방자치법 제95조에 따라서 자치단체장의 임기는 3기로 제한되는 반면 국회의원의 임기는 제한이 없어 국회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은 지난 2017년 국회의원의 연임을 3선까지 제한하는 이른바 ‘4선 방지법’인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의원 측은 당시 법안 발의 소식을 알리며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같은 지역에서 3선까지만 연임할 수 있는 데 반해 국회의원은 연임에 제한이 없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국회의원 연임을 제한해 정치 신인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총선 공약에 대해 일각에서는 위헌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한 언론은 지난 6일 열린민주당의 ‘국회의원 3선 제한법’ 등에 대해 “일부 공약에 대해선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국회의원 3선 제한법의 경우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처럼 국회의원 3선 제한법이 위헌일까 아닐까. 과거 헌법재판소는 ‘3선 연임 제한’을 규정한 지방자치법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015년 4월 20일 권문용 서울강남구청장 등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 27명과 유권자 8명은 “지자체장의 연임을 3번으로 제한한 지방자치법 87조1항은 헌법상 공무담임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은 “당선횟수에 따라 출마를 금지하는 경우는 헌법상 대통령의 중임 제한 규정 외에는 없음에도 유독 지자체장에게만 3선까지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에게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것과 비교해 헌법상 공무담임권 및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2006년 2월 23일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리며 결정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장의 계속 재임을 3기로 제한한 규정의 입법 취지는 장기집권으로 인한 지역발전 저해 방지와 유능한 인사의 자치단체장 진출 확대로 대별할 수 있는 바, 그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이 충족되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 선출직공무원인 지방의회의원 등과 비교해볼 때, 지방자치의 민주성과 능률성, 지방의 균형적 발전의 저해요인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지방자치단체장의 장기 재임만을 규제대상으로 삼아 달리 취급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열린민주당은 헌재의 이 같은 합헌 결정을 근거로 국회의원 3선 제한법도 위헌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성회 대변인은 8일 <시사위크> 통화에서 “지방자치단체장 3선 연임 제한이 합헌이었던 것처럼 국회의원 3선 제한법이 위헌의 소지가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다른 정치세력과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국회의원 3선 제한법 제정을 추진할 수는 있겠지만 위헌 소지가 있어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위헌 논란을 완전히 차단하려면 헌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내놨다. 향후 21대 국회에서 3선 제한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해도 위헌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헌법기관의 임기 제한은 헌법에 있는 것이 맞다. 국회는 법률로 창설된 기관이 아니라 헌법에서 창설한 기관”이라며 “헌법에서 창설한 기관의 임기 제한 문제는 헌법에서 규정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 제42조에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으로 한다고 돼 있다. 42조에 3회 이상 연임 제한 내용을 넣어서 헌법을 개정한다면 문제가 없다”며 “그런데 연임 제한을 법률에서 정하게 되면, 헌법에서 제한하지 않은 임기 제한을 법률에서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 제기하는 3선 제한법이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에 위배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직업 선택의 자유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제한이 가능하다”며 “만약 3선 연임을 못하게 한다면 여러 가지 사유가 있어서 그렇게 할 것인데, 직업 선택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없다고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업 선택의 자유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