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부지·시간 활용… 공유공간으로 탈바꿈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공유경제’는 이미 우리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인 ‘공간’의 개념과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공간은 전통적으로 ‘한정적인 자원’을 대표해왔으며, 소유개념에 기반한 한계가 뚜렷했다. 모두가 필요로 하나, 모두가 소유할 수는 없었던 것이 공간이었다. 또한 누군가에 의해 소유됨으로써 공간의 활용과 가치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살인적인 집값과 각종 주거문제도 결국은 한정된 공간을 소유하는데서 비롯된 문제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공간이 지닌 한계를 깨트리는데 있어 공유경제가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누군가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 가치 또한 무궁무진해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공유경제 모델들을 통해, 다가올 미래 우리의 공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본다.

공간밸류업컴퍼니 앤스페이스는 도심 내 유휴부지 및 공간과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공유공간으로 활용한다./앤스페이스
공간밸류업컴퍼니 앤스페이스는 도심 내 유휴부지 및 공간과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공유공간으로 활용한다./앤스페이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도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크게는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것부터 작게는 도심 자체의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휴공간과,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공유공간으로 활용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가 도심 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의 유휴시간대를 활용해 공유주차장으로 이용하기 위한 법정 개정 추진에 나섰고, 폐교된 학교 등을 벤처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공간밸류업컴퍼니 ‘앤스페이스’는 이 같은 활용도에 공감해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공유공간으로 활용하고,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 등을 운영 중이다. 앤스페이스는 공간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그 가치를 공동체와 함께 공유하는 것을 지향하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 도심 내 유휴공간·시간을 활용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전국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2%로 전 분기 11.7% 대비 0.3%p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3분기 10.6%를 기록한 후 7분기 연속 증가한 수치이자, 2002년 공실률 통계가 집계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다.

또한 올 2분기 기준 서울 내 오피스 공실률은 9.1%로 전 분기 8.6% 대비 0.5%p 늘었다. 2분기 대형 오피스와 중소형 오피스의 공실률도 전 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 또한 전 분기 대비 0.4%p 오른 6%로 나타났다.

이 같이 공실 등 유휴공간과 더불어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활용해 공유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기업이 있다. 앤스페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앤스페이스는 2013년 설립된 공간밸류업컴퍼니로, 유휴공간을 활력있게 전환하는 솔루션을 창안하고, 실제적인 운영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업체다. 앤스페이스는 도심 내 유휴공간을 사회주택 등으로 활용하고, 건물 내 임차인이 소유한 공간의 유휴시간을 일반 대중이 공유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등을 운영 중이다.

앤스페이스는 공간의 공유에 있어 유휴부지, 유휴시간에 초점을 맞췄다. 유휴부지와 공간을 공유 공안으로 활용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를 통한 혁신으로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다.

앤스페이스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서울사회주택1호인 앤스테이블을 운영 중이다./앤스페이스

◇ 공유 플랫폼과 공간기획… 도시에 활력을

앤스페이스는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공유하는 IT 플랫폼과 유휴공간을 주거공간 등으로 전환하는 공간기획 및 운영의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혁신 솔루션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임차인 및 건물주가 유휴시간대에 보유한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 중이다. 앤스페이스에 따르면 현재 스페이스클라우드에 입점된 호스트는 2만팀, 이용 회원수는 75만명이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150억원 수준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 내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로의 공간 공유가 가능하다. 이를테면 이용자가 △촬영 스튜디오 △MT 장소 △작업실 △브라이덜샤워 △회의실 △세미나실 △스터디실 등의 키워드로 공간을 검색하면, 이에 맞는 공간과 시간대에 공유가 이뤄진다.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안 중 대표적으로 사회주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회주택은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주거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제공하는 공공 주택을 말한다.

앤스페이스의 사회주택은 공공이 소유한 유휴부지에 대한 공모를 거쳐 민간사업자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공유주택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앤스페이스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유휴부지 307.6㎡에 6층 규모의 하우스, 커뮤니티 시설 등을 조성해 서울사회주택 1호인 ‘앤스테이블’을 운영 중이다. 앤스테이블은 서울시와 SH공사가 50억원을 출현해 조성 및 운영되는 공공형 사회주택 리츠 프로젝트다.

앤스페이스는 서울 내 유휴공간에 대해 개발 이익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는다면 그 공간의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공유공간 사업에 있어 성공사례로 적용하기 보다는 공간의 공유에 있어 유의미한 실험을 이어가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정수현 앤스페이스 대표는 “빈 공간에 대해 개발 이익을 내려놓으면 공간과 자산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기대수익을 낮추더라도 공간을 잘 활용하면 모두에게 합리적이고, 접근성이 뛰어난 공유공간이 만들어 진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점이 진정한 공유라는 가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