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에 대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알려지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근 이와 관련된 소비자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스파탐의 쓰임새와 일일섭취허용량에 대해 알아봅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에 대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알려지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근 이와 관련된 소비자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스파탐의 쓰임새와 일일섭취허용량에 대해 알아봅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최근 ‘아스파탐’이라는 인공감미료에 국내 식품업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에 대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Q. ‘아스파탐’이 무엇인가요?

A. 감미료는 식품에 단맛을 부여하는 첨가물로 설탕과 같은 천연감미료와 인공감미료로 나뉩니다. 이때 아스파탐은 설탕을 대신해서 단맛을 낼 수 있는 인공감미료 중 하나입니다. 백색을 띠는 결정성분말로 냄새가 없고 강한 단맛이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아스파탐은 같은 양을 비교했을 때 설탕의 약 200배의 단맛을 낼 수 있습니다. 1973년 미국 Saal사의 연구원에 의해 처음으로 강한 감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알려지며, 197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식품첨가물로 허가했습니다. 우리나라서는 1985년 식품첨가물로 지정됐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아스파탐의 칼로리는 설탕과 같은 1g당 4kcal입니다. 다만 설탕과 비교해 약 200배 정도의 감미를 가지기 때문에, 가공식품에 이용할 경우 훨씬 적은 양으로도 설탕과 동일한 단맛을 낼 수 있습니다.

Q. 주로 어디에 쓰이고 있나요?

A.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는 제로슈거 탄산시장 확대와 함께 다양한 제로슈거 음료에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막걸리업계, 제과업계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과도한 당분섭취를 피하고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자는 헬시플레져(Healthy Pleasure)가 트렌드로 확산되면서 칼로리가 낮거나 없는 인공감미료를 사용한 가공식품에 소비자들이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대표 제로탄산음료에는 펩시 제로 등이 있습니다.

또한 시중에서 판매되는 막걸리도 인공감미료를 사용하곤 합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막걸리를 만들 때 당을 사용할 경우, 제품 내부에서 발효가 계속돼 맛이 변할 수가 있습니다. 이에 일정한 맛을 내기 위해 효모와 반응을 하지 않는 인공감미료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국내 주요 브랜드 중에는 서울장수‧지평주조‧국순당 등이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아스파탐’, 갑자기 논란에 오른 까닭은 무엇인가요?

A.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각종 화학물질 등에 대해서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지 여부를 평가해 다섯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먼저 인체 발암성이 충분히 확인된 1군에는 담배·술·석면 등 126개가 있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2A군으로 인체 발암성에 대한 제한된 증거가 있거나 동물실험에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엔 △붉은 고기 △우레탄 △가열된 기름에서 나오는 연기 등이 포함됩니다.

2B군은 인체 발암 가능 물질입니다. 단어 그대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동물실험 결과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발암성에 대해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엔진에서 분출한 가솔린 △알로에베라 △전자파 등이 있으며, 아스파탐이 분류될 예정인 군이 바로 2B군입니다.

IARC는 이번에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를 함으로써 해당 물질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물질인지 아닌지를 평가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외에는 발암성 분류가 불가능한 3군과 인체에 암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4군이 있습니다. 

지난달 말, IARC가 대체감미료 아스파탐에 대해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알려지자 국내 식품업계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아스파탐은 설탕을 대신해 가공식품에 자주 사용되는데다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감미료’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제로슈거 음료나 막걸리 등에 사용되고 있는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은 체중 1kg당 40mg입니다. 즉 60kg 성인 기준 하루 매일매일 2,400mg 이상의 아스파탐을 섭취해야 신체에 해롭습니다. / 뉴시스
제로슈거 음료나 막걸리 등에 사용되고 있는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은 체중 1kg당 40mg입니다. 즉 60kg 성인 기준 하루 매일매일 2,400mg 이상의 아스파탐을 섭취해야 신체에 해롭습니다. / 뉴시스

Q.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ADI)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우선 일일섭취허용량(ADI)은 식품첨가물‧잔류농약 등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해 평생 섭취해도 유해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인당 1일 최대섭취허용량을 의미합니다. 사람의 체중 kg당 일일 섭취허용량을 mg으로 나타낸 수치로, 식약처에 따르면 아스파탐은 체중 1kg당 40mg이 일일허용치입니다. 60kg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2,400mg까지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접하기 쉬운 제로 콜라나 막걸리 등엔 아스파탐이 어느 정도 포함돼 있을까요. 식약처에 따르면 제로 콜라 250㎖에 아스파탐 약 43mg를 기준으로 하면 55캔 이상을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ADI)에 달합니다. 또한 750㎖ 막걸리에 아스파탐 약 72mg을 기준으로 측정할 경우, 성인 기준 33병을 매일매일 마셔야 위해기준에 도달합니다.

사실상 하루에 이 정도를 마신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업계서도 이미 미 FDA와 국내 식약처 등이 승인한 인공감미료로 알려져 있었다면서 극소량만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Q. 국내 식품업계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더라도 극소량이 포함된 것이라서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평가에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은 아스파탐을 다른 인공감미료로 대체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제로음료시장의 경우 헬시플레져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큰 폭의 성장을 이룬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체감미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이것이 제로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을 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는 겁니다. 이에 제로슈거 음료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경우 다른 감미료 대체를 검토하고 있거나, 사용하지 않는 경우 ‘무(無) 아스파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Q. 다른 대체감미료는요?

A. 아스파탐 외에도 당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감미료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일일섭취허용량이 제시된 인공감미료에는 사카린나트륨‧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스테비올배당체 등이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롯데칠성음료가 판매하고 있는 펩시콜라 제로슈거 제품에는 아스파탐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다른 감미료로 대체할지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펩시 측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LG생활건강이 판매하고 있는 코카콜라에는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막걸리 중에는 다수의 막걸리가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배상면주가의 생막걸리는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아 뚜껑에 ‘무(無)아스파탐’이라고 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해부터 열풍이었던 제로슈거 소주 제품에는 아스파탐이 포함돼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새로’에는 에리스리톨과 스테비올배당체, 제로슈거 진로 이즈백에는 에리스리톨이 사용됐다고 알려집니다.

한편 식약처의 국내 인체노출안전기준에선 이들 인공감미료에 대해 체중 1kg당 하루 섭취허용량을 △사카린나트륨 5mg △수크랄로스 15mg △아세설팜 칼륨 9mg △스테비올배당체 4mg 등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5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위해성 평가를 다시 진행하고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국내 인체노출안전기준
2023. 05. 26.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감미료16종 위해평가보고서 (Risk Assessment of Sweeteners)
2016.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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