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5일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사진은 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민택 토스뱅크가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 토스뱅크 
토스뱅크가 5일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사진은 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민택 토스뱅크가 향후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 토스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토스뱅크가 전월세보증금 대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청년 세대의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토스뱅크는 이번 대출 상품에 ‘전세지킴보증’, ‘등기변동알림’ 등의 서비스를 적용해 고객 피해를 막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 토스뱅크, 전월세보증금대출 시장 경쟁 참전 

토스뱅크는 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면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 서비스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스뱅크가 선보인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은 △일반 △청년 △다자녀특례로 구성됐으며, 최대 2억2,2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일반인 대상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은 경우 고객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임차보증금의 88% 한도로, 최대 2억2,200만 원까지 대출이 이뤄진다. 다만 소득과 부채 비중 등이 적용된다. 

청년 대상 대출의 경우 만 34세 이하의 청년이면서 동시에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임차보증금의 90% 한도로, 최대 2억원의 대출이 이뤄진다. 다자녀 특례 대출은 미성년 자녀수가 2명 이상인 고객이 대상으로 한다. 임차보증금의 88% 한도로 최대 2억2,200만 원까지 대출이 이뤄진다. 다자녀 특례 대출은 소득이나 부채수준과 무관하게 대출한도 및 보증료 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는 3.32%다. 이날 기준 토스뱅크의 일반·다자녀특례 전월세보증금대출의 금리는 연 3.32%~5.19%로, 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의 금리는 최저 3.42%~4.06%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은 이미 시장에 넘쳐나고 있는 상품이다. 비대면 전세월보증금대출 상품 역시 시장에 존재한다. 

토스뱅크는 어떻게 차별화를 꾀했을까. 이날 토스뱅크 측은 2030세대가 겪은 최근의 ‘전세보증금 사기 피해’ 문제를 짚으면서 고객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이번 상품 서비스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신건 토스뱅크 PO(프로덕트 오너)는 “그동안의 비대면 전월세보증금대출은 얼마나 쉽고 간편하게 대출을 해줄까에 대해서만 집중했다. 내 보증금을 어떻게 관리할 지 그리고 2년 뒤 이사를 갈 때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 그 사이에  세입자들은 내 보증금을 지킬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떨어야 했다”며 “그래서 저희는 고객의 겪은 어려움을 함께 풀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토스케어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 전세사기 피해 막자…전세지킴보증·등기변동알림 서비스로 차별화 

‘토스뱅크 케어’란 △전세지킴보증 △등기변동알림 △다자녀 특례 대출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전세지킴보증’과 ‘등기변동알림’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고객이 세입자로서 겪은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토스뱅크는 우선 주택금융공사(HF)와 손잡고 인터넷은행 최초로 전세지킴보증을 도입했다. 전세지킴보증은 전월세보증금대출을 받은 후 전세보증금반환보증도 원스톱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반환보증은 전세계약 종료 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보증금 미반환 발생 우려 시, 세입자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박 PO는 “지금까지 모바일로 전세대출을 받더라도 반환보증에 가입하기 위해선 고객이 직접 은행에 방문해야 한다”며 “전세반환보증 가입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많은 고객들이 ‘깜빡했다, 몰랐다, 비싸다’ 등의 이유로 반환보증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대출 실행과 함께 반환보증을 신청할 수 있는 전세지킴보증 서비스를 마련했다. 토스뱅크의 전세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은 별도의 서류를 챙겨서 은행에 가지 않아도 앱을 통해 간편하게 반환보증 신청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박신건 토스뱅크 PO(프로덕트 오너)는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월세보증금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대출을 받고 나서도 내 보증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 게 이번 상품의 차별점”이라며 “이를 위해 ‘등기변동알림’, 전세지킴보증 등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박신건 토스뱅크 PO(프로덕트 오너)는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월세보증금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대출을 받고 나서도 내 보증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 게 이번 상품의 차별점”이라며 “이를 위해 ‘등기변동알림’, 전세지킴보증 등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또한 토스뱅크는 반환보증 보증료를 절감해 고객 부담을 덜었다고 설명했다. 박 PO는 “고객들은 그동안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보증료를 부담해야 했지만 토스뱅크는 주택금융공사와 함께 최저 연 0.02~0.04%의 보증료를 적용,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증료는 다른 기관 비교했을 때 6분의1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전세지킴보증 보장의 범위를 단독주택, 빌라, 다가구주택 등까지 확대했다. 기존 비대면 반환보증보장 대상은 시세의 명확성을 이유로 아파트,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만 적용돼 왔다. 토스뱅크는 업권 최초로 기존 집합건물 외에도 단독주택, 빌라, 다가구주택 등까지 전세지킴보증 보장 범위를 넓혔다. 

이 외에 토스뱅크는 전월세보증금대출 고객의 피해를 막기 위해 ‘등기변동알림’ 서비스도 도입했다. ‘등기변동알림’은 집주인의 재산상 정보 변동이 생길 때마다 토스 앱을 통해 푸시 알림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집주인과의 계약이 체결된 이후 내가 살고 있는 집에, 혹은 살게 될 집에 변동사항이 생길 경우 고객에게 알림이 간다.  

박 PO는 “대출을 받은 후 고객이 내 보증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 게 이번 상품의 차별점”이라며 “이를 위해 등기변동알림, 전세지킴보증 등의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전세사기 유형을 감안하면 이러한 서비스만으로 고객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금융기관이 보다 철저한 심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숙제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박 PO는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심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수천 가지의 사기 패턴을 분석하고 내부 분석 룰을 고도화했다”며 “운영을 하면서 발생되는 새로운 패턴들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출범한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올해로 출범 3년차에 들어섰다. 이날 간담회에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그간의 성과를 되짚으면서 이번 상품 출시로 여신상품의 라인업이 한층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상품 출시를 놓고 우려의 시선도 제기됐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가계대출 급증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월세보증금 대출상품을 내놨기 때문이다. 

◇ 주담대 출시 시기 미정… 당국 가계대출 규제 압박 부담될 듯

최근 금융당국은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케이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당국은 가계대출 확대의 주범으로 지목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중심으로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는 주담대 잔액이 급증세를 보여 왔다. 토스뱅크의 경우, 현재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아 현장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상대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토스뱅크 입장도 마냥 편치 못한 처지다. 

홍민택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출시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유해드릴 수 있는 출시 계획이나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사위크
홍민택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출시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유해드릴 수 있는 출시 계획이나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사위크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나 주담대 급증하는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주담대와 근본적인 성격이 다르다. 주담대는 담보대출 상승에 기대하는 자산에 대한 투자관점이 강하다. 반면 전월세 대출은 최대 만기 2년에 보증금을 거주 목적으로 대출을 실행해 만기도 상대적으로 짧고 실제 거주의 목적에 맞춰진 실수요의 집중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 거주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고 이런 거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자사의 상품이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가계부채 증가나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대출 실행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토스뱅크는 주담대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짓지 못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운영 방식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상품 출시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구체적으로 공유해드릴 수 있는 출시 계획이나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기존 사업자들이 풀지 못한 방식으로 가치를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전략적인 가치와 시장 환경이 준비도 돼 있을 때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토스뱅크는 지난달 출범 후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를 냈다. 여신 잔액은 6월 말 기준 10조46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3,000억원)와 비교해 2.4배 증가했다. 이번 전월세 상품 출시를 계기로 여신 성장세가 더욱 가속도를 붙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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