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DDP=이미정 기자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외환서비스를 내놨다. 고객에게 환전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토스뱅크 측은 “환전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 ‘환전수수료 무료로 시장 혁신할 것”

“저희는 불투명한 환전수수료가 외환시장의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이자, 걸림돌이라고 봤다. 저희는 이러한 문제를 ‘환전 수수료 평생 무료 제공’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는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전 수수료를 평생 무료로 제공하는 외환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PO의 발표에 따르면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는 환전의 복잡함과 불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이날 출시된 ‘외화통장’ 하나로 전 세계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도록 했다. 외화 예치 한도는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월 환전 최대한도는 30만 달러로 제한된다. ‘외화통장’ 서비스는 수시입출금, 체크카드와 연계돼 이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 다른 특징은 ‘수수료 무료’ 정책이다.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살 때도 팔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즉 아무런 조건 없이 100% 우대환율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수수료 무료 정책은 환전 뿐 아니라, 해외 결제 및 현금자동출금기(ATM) 입출금 이용 시에도 적용된다. 다만 해외 로컬 ATM기에서 별도의 수수료를 책정하는 경우엔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PO는 고객의 외환서비스 이용 불편의 핵심에 환전수수료가 있다고 봤다. 그는 “그동안 고객들은 환전 수수료 우대를 위해 각종 금융사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야 했다”며 “금융사가 정한 수수료 우대 정책은 은행별, 장소별, 거래 실적별로 달라 불편함이 컸다”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은행 환전할 시 고객은 최소 1.5%에서 최대 13.1%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공항 환전할 때는 최소 4.2%에서 최대 18.5%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김 PO는 “일부 핀테크 기업이나 카드사 중엔 환전수수료 100%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가 있지만 살 때만 혜택을 제공하거나 한시적인 프로모션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토스뱅크 외환서비스는 팔 때도 살 때도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토스뱅크는 이번 외환서비스에 ‘자동환전 기능’을 추가했다. 앱 내에서 ‘부족한 돈 자동환전’ 기능을 켜두면 외화통장에 잔액이 부족하더라도 원화 통장에서 결제나 출금 시 실시간으로 환전을 대신해주는 기능이다. 토스뱅크는 잔고 부족으로 결제 및 출금에서 겪었던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이번 외환서비스를 통해 환테크 문턱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환테크는 환율 변동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투자 전략이다. 최근 달러 등 외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 외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 역마진 우려에 토스뱅크 “지속가능한 모델 구축”

이날 간담회에선 유명 경제유튜버인 슈카(전석재 씨)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이러한 외환투자의 강점을 소개했다. 슈카는 “개인 대부분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외화가 없는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복잡성과 접근성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토스뱅크 외환서비스가 이러한 접근성을 한층 낮춰줄 것이라는 기대를 보냈다. 

또 다른 특별 게스트로는 여행 유튜버인 쏘이(이소연 씨)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환전 과정에서 겪었던 일화 등을 공유하며 토스뱅크 서비스에 기대감을 표했다.

그렇다면 무료 서비스 혜택이 지속가능성이 있을까. 토스뱅크는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며 역마진 우려를 일축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외화 서비스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스프레드, 외화 운용 등 방대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서 충분히 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대 방향의 비즈니스를 키워서 이익을 확보해 역마진이 아니라 비이자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증권계좌 연계, 해외송금 서비스 등을 통해 외환서비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과연 토스뱅크의 파격적인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이 시장에 새로운 파문을 일으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