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승식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 인터뷰
생태학적·과학적 가치 높은 유착나무돌산호… 폐어구·어망 등으로 훼손
개체수 급감에 멸종위기종 등록… KIOST, 복원·보전 위한 유전체 연구 뒷받침

‘멸종(Extinction)’. 지구상에 존재하던 어떤 종이 모종의 이유로 세계에서 사라져 개체가 확인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지구의 입장에서 멸종은 항상 일어나는 작은 사건일 뿐이다. 지구의 생명역사가 시작된 38억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생명체 대부분이 사라지는 ‘대멸종의 시대’가 존재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멸종의 원인이 기존의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 아닌, 인간이 직접적 원인이 된 멸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오염, 불법 포획부터 지구온난화까지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결과물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제 지구는 우리에게 묻는다. “너희 스스로 자초한 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있는가.” [편집자 주]

대한민국 영토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한 독도는 수많은 생명의 보금자리다.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아 멸종위기종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이중엔 독도 바닷속을 지켜온 유착나무돌산호도 포함된다./ 사진=Gettyimagebank, 국립생물자원관, 편집=박설민 기자
대한민국 영토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한 독도는 수많은 생명의 보금자리다.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아 멸종위기종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이중엔 독도 바닷속을 지켜온 유착나무돌산호도 포함된다./ 사진=Gettyimagebank, 국립생물자원관,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거제=박설민 기자  북위 37도, 동경 131도, 경상북도 울진군 동쪽 216.8km, 울릉도 동남쪽 87.4k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섬 ‘독도’. 대한민국 영토 중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이 섬은 영토적 가치뿐만 아니라 생태학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섬이다.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자연 환경으로 수많은 생명의 보금자리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게재된 자료에 따르면 독도에 살고 있는 생물종은 총 1,963종에 이른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독도는 멸종위기종들에게도 천국 같은 곳이다. 바닷속 깊은 곳에 살아가고 있는 ‘유착나무돌산호(Dendrophyllia cribrosa)’도 그중 하나다. 흔히 ‘독도 산호’라고도 불리는 유착나무돌산호는 깨끗한 바다에 서식하는 나무돌산호과의 생물이다. 단단한 나무모양 골격과 주황·노란색 촉수가 특징이다. 모양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양생물과 공생하며 생물다양성을 높여주는 존재다. 또한 해양환경연구의 중요한 자원으로도 활용된다.

이처럼 소중한 해양생물자원인 유착나무돌산호는 현재 개체수가 매우 적다. 때문에 환경부에서는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고 있다. 국내 해양과학계에선 유착나무돌산호의 생태 및 보전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중 대표적인 연구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염승식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이다. 최근에는 유착나무돌산호의 유전자 정보를 밝혀내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시사위크>는 거제 KIOST 남해연구소를 방문, 염승식 책임연구원을 만나 유착나무돌산호 연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남해연구소’의 입구 모습./ 박설민 기자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남해연구소’의 입구 모습./ 박설민 기자

◇ ‘KIOST’가 밝혀낸 독도산호 유전체의 비밀… 생물종 보전의 필수 열쇠

지난 15일 수원터미널에서 약 4시간 30분을 이동해 경남 거제시의 KIOST 남해연구소에 도착했다. 연구소가 위치한 장목항 바다에는 옅은 안개가 드리워져 신비한 분위기를 풍겼다. 하얀색 연구소 건물 주변으로는 대나무와 야자수들이 곳곳에 높이 자라고 있었다. 마치 영화 ‘쥬라기공원’ 속의 과학연구시설 속으로 들어온 듯했다.

항구에 정박돼 있는 해양연구선 ‘온누리호’와 ‘이어도호’를 지나 KIOST 연구소 내부로 들어섰다. 생태위해성연구부 실험실 내부는 건조한 공기와 소독약, 화학 약품 등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실험실에서는 염승식 책임연구원이  말레이해파리 배양 실험을 진행 중이었다.

염 책임연구원은 다양한 해양생물의 자원화 및 보전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특히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생물군은 ‘자포동물(Cnidaria)’이다. 자포동물은 일종의 독침이 있는 세포인 ‘자포’로 사냥하는 원시 동물이다. 산호, 해파리, 말미잘 등이 대표적 자포동물이다. 유착나무돌산호도 여기에 포함된다. 최근엔 치매 원인 억제 물질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형성을 억제하는 해파리 독을 발견하기도 했다.

유착나무돌산호의 유전체 정보 분석 연구를 진행한 염승식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 박설민 기자
유착나무돌산호의 유전체 정보 분석 연구를 진행한 염승식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 박설민 기자

염 책임연구원이 진행한 여러 연구 중 유착나무돌산호의 보전을 위한 대표 연구는 ‘유전체 분석’을 꼽을 수 있다. 2022년 염 책임연구원은 게놈연구재단(GRF) 연구팀과 공동으로 유착나무돌산호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유전체 크기는 625Mb로 염색체는 14쌍이며, 유전자 수는 약 3만490개임을 확인했다. 관련 연구 성과는 그해 9월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염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KIOST 연구진은 지난 2020년 독도 똥여(독도 북서쪽에 위치한 무인도)에서 유착나무돌산호를 채집했다. 그 다음 게놈연구재단(GRF) 연구팀과 공동으로 유전체를 해독 및 분석해 염색체 수준의 고품질 유전체 정보 확보에 성공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착나무돌산호는 일반 산호류와 비교해 ‘아실(Acyl)-CoA 대사’와 ‘탄수화물 수송자’ 관련 유전자가 강했다. 쉽게 말해 중요 영양분인 탄수화물을 체내 곳곳에 쉽게 보낼 수 있고, 동시에 이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면역 관련 유전자들도 강해 외부 미생물들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이 높았다. 즉, 거친 바닷속 환경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줄 수 있는 산호라는 뜻이다.

유착나무돌산호는 다른 미세조류와 공생하지 않는 ‘비공생산호’다. 때문에 체내 공생하는 미세조류 광합성으로 영양분을 얻는 일반 산호와 달리, 사진에 보이는 촉수로 미생물을 잡아먹는다./ 국립생물자원관
유착나무돌산호는 다른 미세조류와 공생하지 않는 ‘비공생산호’다. 때문에 체내 공생하는 미세조류 광합성으로 영양분을 얻는 일반 산호와 달리, 사진에 보이는 촉수로 미생물을 잡아먹는다./ 국립생물자원관

이 같은 특성은 유착나무돌산호가 다른 미세조류와 공생하지 않는 ‘비공생산호’기 때문에 나타난다. 일반 공생산호의 경우 심바이오디니움(Symbiodinium) 속의 단세포생물인 미세조류와 공생한다. 이 미세조류들의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영양분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아 살아간다. 반면 비공생산호는 미세조류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물질대사를 해야 한다. 때문에 스스로 플랑크톤이나 다른 미세조류들을 잡아먹고 살아간다. 따라서 일반적인 공생산호보다 물질대사 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사실 유전체 정보를 분석한 것이 생물종 보전에 어떤 도움이 될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유전체 분석 연구는 멸종위기의 생물종 보전 및 복원에 매우 중요하다. 정부의 생물종 보전 정책 수립을 위해 선행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유전체 정보 연구다.

유전체는 생물의 특성 및 진화의 모든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분석하면 생물종의 번식·생활 방식을 알아낼 수 있다. 또한 현재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향후 어떤 방식으로 반응할지를 미리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염 책임연구원은 “유전체 정보 분석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환경 변화가 유착나무돌산호의 고유 유전자 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배양된 새끼 유착나무돌산호를 바닷속 군락에 이식할 때 생존율을 높이는 등 환경에 따른 보전·복원 효율 향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염승식 책임연구원은 유착나무돌산호를 포함한 해양자포동물 전문 연구자다. 사진은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체를 관찰하는 염승식 책임연구원의 모습./ 박설민 기자
염승식 책임연구원은 유착나무돌산호를 포함한 해양자포동물 전문 연구자다. 사진은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유체를 관찰하는 염승식 책임연구원의 모습./ 박설민 기자

◇ 독도산호, 높은 생태학적 가치… “영토주권수호에도 의미 커”

독도에 서식하는 여러 생물 중 KIOST 연구진들이 유착나무돌산호 유전체 연구와 복원에 힘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유착나무돌산호가 갖는 생태적 가치 때문이다. 먼저 유착나무돌산호와 같은 산호초 군락은 ‘해양생물다양성’을 높여준다. 커다란 군락을 이뤄 자라는 유착나무돌산호는 물고기, 갑각류 등 해양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된다.

염 책임연구원은 “해양생태계에서 산호초들은 해양생태계의 균형을 맞춰주는 ‘키스톤(keystone)’ 역할을 한다”며 “2020년 연구를 위해 유착나무돌산호 군락을 관찰했을 때도 작은 크기의 산호초 지대였지만 여러 생물들이 보금자리로 삼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착나무돌산호의 가치는 ‘지구온난화’ 대비다. 유착나무돌산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등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수온이 상승하면 유착나무돌산호의 서식지 위도는 올라간다. 이를 통해 해양 생태계 연구자들은 인근 해역의 아열대화 및 생태계 관리 방안을 위한 해양 환경 관리 지표로 유착나무돌산호를 사용할 수 있다.

 유착나무돌산호와 같은 산호초 군락은 ‘해양생물다양성’을 높여준다. 커다란 군락을 이뤄 자라는 유착나무돌산호는 물고기, 갑각류 등 해양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된다./ 국립생물자원관
유착나무돌산호와 같은 산호초 군락은 ‘해양생물다양성’을 높여준다. 커다란 군락을 이뤄 자라는 유착나무돌산호는 물고기, 갑각류 등 해양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된다./ 국립생물자원관

동시에 유착나무돌산호는 지구 온난화로 줄어드는 해양생물의 피난처가 돼줄 수도 있다.  뛰어난 생존력 덕분에 ‘백화현상’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다. 백화현상은 수온이 올라가면서 산호가 하얗게 말라죽는 현상이다. 한 번 발생하면 산호 군락 전체가 죽어버리기 때문에 바닷속의 ‘하얀 죽음’이라 불린다. 2018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오스트레일리아 제임스 쿡 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산호초 지역의 백화현상 발생 주기는 지난 30~40년 사이 5배가량 빨라졌다.

하지만 유착나무돌산호는 백화현상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미세조류가 공생하지 않는 비공생산호이기 때문이다. 백화현상은 산호 내부에 살고 있는 황록공생조류 등이 수온 상승 및 오염 등의 요인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산호의 색소 침착과 골격 구조 약화가 발생해 산호는 굶어죽게 된다.

반면 비공생산호인 유착나무돌산호는 스스로 먹이를 잡는다. 때문에 몸에서 빠져나가거나 의존할 미세조류가 없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에서 일반 산호보다 훨씬 저항력이 강하다.

염 책임연구원은 “열대에 서식하는 산호들의 경우 대부분 내부에 공생하는 미세조류의 광합성으로 영양분을 얻기 때문에 백화현상에 취약하다”며 “반대로 유착나무돌산호는 스스로 자포를 이용해 미생물을 잡아먹기 때문에 백화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오키나와나 오스트레일리아 등 지역에서는 자기 지역 해저에 살던 산호 중 환경 적응력이 높은 종을 선별해 인위적으로 번식하는 시도도 있다”며 “독도의 유착나무돌산호도 백화현상이 일어난 국내 바다 지역에 이식하는 것도 이론상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착나무돌산호의 보전 연구는 해양생물자원 주권 및 고유영토주권 수호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 유착나무돌산호 군락이 독도에서 발견되면서다. 이 산호는 독도를 상징하는 생물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염 책임연구원은 유전체 분석 연구 결과를 2022년 국제학술지 ‘게놈 바이올로지 앤 에볼루션(Genome Biology and Evolution)’에 게재했다. 이는 독도와 동해를 세계 과학계에 알림으로써 영토주권수호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공생산호인 유착나무돌산호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백화현상'에 강한 저항성을 보여준다. 체내에 공생하는 미세조류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반 산호의 경우  체내 공생 미세조류로 양분을 얻기 때문에 백화현상이 일어나면 굶어죽게 된다. 사진은 백화현상이 일어나 말라죽은 산호들의 모습./ 그린피스
비공생산호인 유착나무돌산호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백화현상'에 강한 저항성을 보여준다. 체내에 공생하는 미세조류가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반 산호의 경우  체내 공생 미세조류로 양분을 얻기 때문에 백화현상이 일어나면 굶어죽게 된다. 사진은 백화현상이 일어나 말라죽은 산호들의 모습./ 그린피스

◇ 환경파괴로 멸종위기… “유전체 연구 등 지속적 보전 노력 필요”

안타깝게도 유착나무돌산호의 미래는 현재 밝지 않다. 무분별한 어업과 환경오염으로 서식지 파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유착나무돌산호의 경우 일반적으로 수심 20m 이하 수심의 바위에 달라붙어 살아간다. 이는 가다랑어, 고등어 등 주요 어자원이 서식하는 수심과 동일하다. 때문에 어업용 로프나 통발, 폐어구 등에 유착나무돌산호가 훼손되는 일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유착나무돌산호는 1970~80년대 이후 개체수가 크게 줄기 시작했다. 이에 환경부는 1998년 유착나무돌산호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및 보호야생동·식물’로 지정하고 보호를 시작했다. 이후 환경부는 여전히 지속적 보호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 2005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등록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는 종에게 부여된다.

때문에 국내 해양 과학계에선 유착나무돌산호의 보전·복원을 위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유착나무돌산호 유전체 정보 분석 연구도 여기에 속한다. 해당 연구는 2017년 해양수산부가 추진한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의 일환이다.

과학계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환경부에서 2018년부터 추진 중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이다. 2027년까지 진행될 이 사업은 멸종위기종 보전과 증식·복원의 목표, 대상종별 보전·복원 계획을 목표로 한다. 이때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유착나무돌산호를 포함한 멸종위기 해양 저서무척추동물 12종에 대해 서식지 복원을 지속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과거 유착나무돌산호는 우리 바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이었다. 하지만 어업용 로프나 통발, 폐어구 등에 유착나무돌산호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 이로 인해 2005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등록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는 종에게 부여된다./ 박설민 기자
과거 유착나무돌산호는 우리 바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종이었다. 하지만 어업용 로프나 통발, 폐어구 등에 유착나무돌산호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 이로 인해 2005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등록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되고 있는 종에게 부여된다./ 박설민 기자

이 같은 보전 노력이 이어지면서 현재 유착나무돌산호의 개체수는 조금씩 회복되는 모양새다. 2016년엔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유착나무돌산호 군락지를 독도에서 최초로 발견했다. 발견된 군락은 높이 3m, 폭 5m로 단일 서식지 중엔 국내서 최대 규모다. 물론 다른 열대 지역의 산호 군락과 비교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유착나무돌산호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염 책임연구원은 “과거 유착나무돌산호를 연구할 때는 울릉도에서 몇 가닥 정도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희귀했다”며 “그런데 지속적 보전 노력 덕분인지 2016년 독도에서 꽤 큰 군락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해 산호류 보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당부했다. 판다, 반달곰, 여우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착나무돌산호 등 국내 해양 생태계의 대들보인 산호류에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염 책임연구원은 “지구 온난화 등의 요인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해양 연안의 생태계 조성은 점점 더 변화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해양 생태계를 지탱하는 산호와 말미잘, 해조류 등의 생물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바다의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Comparative Genome and Evolution Analyses of an Endangered Stony Coral Species Dendrophyllia cribrosa Near Dokdo Islands in the East Sea
2022. 09.  Genome Biology and Evolution
포스트게놈다부처 유전체 사업
2017. 06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
2018. 10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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