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 앙카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시스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 앙카라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마지막 순방국인 튀르키예 일정을 끝으로 7박 10일간 외교 행보를 마무리한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조를 중동과 아프리카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떠난 이번 순방에서 주요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외교적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원전, 방산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하면서 수출국 다변화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소재 한국공원 한국전 참전 기념탑 방문과 동포 간담회 등 일정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지난 17일 출국한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를 잇따라 방문하며 7박 10일간 숨 가쁜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명 정부 첫 중동·아프리카 순방으로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다변화하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이러한 목표는 성과로 이어졌다. 첫 방문국인 UAE에서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영구적이며 불가역 수준으로 심화시키기로 했고 경제·투자, 국방·방산, 원자력, AI, 보건·의료, 문화 등 주요 전략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집트와는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해 나가자고 했고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카이로대학교 연설에서 우리 정부의 대중동 구상인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남아공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선 ‘아프리카 협력 프레임워크’ 등 G20의 아프리카 협력과 지원 노력에 동참할 의지를 피력했다. 아울러 정상회의 계기에 한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 등 5개국 모임인 믹타(MIKTA) 회의를 주재하고, 독일, 프랑스와의 첫 양자 회담을 가지면서 여러 국가와의 관계 강화에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정상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라포도 형성하고 좋은 감정을 유지하면 대한민국에 더 나은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생각된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 뉴시스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 뉴시스

◇ 인공지능·원전·방산 협력… 수출 교두보 확보

이를 기반으로 중동 및 아프리카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우리가 주력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방산, 원전, 문화 등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를 끌어내면서다. AI 분야에서 UAE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우리가 함께 참여하기로 한 것은 대표적 성과다. 아울러 한국의 부산항과 UAE 아부다비 칼리파항을 대상으로 ‘AI 항만 물류 프로젝트’를 양국이 함께 추진하기로 하면서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원전 수출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UAE와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 협력 MOU’를 체결한 데 이어 튀르키예와도 ‘원자력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한-튀르키예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튀르키예의 신규 원전 사업 추진에 있어 앞으로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 제2원전 사업에 한국이 초기부터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방산 분야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UAE와 국방·방산 분야에서 ‘공동 개발,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튀르키예와는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한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생산, 기술협력, 훈련 교류 등에 있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알타이 전차 사업’ 같은 성공적 협력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양국의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단순히 각국과의 협력의 의미를 넘어 이를 토대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측면은 이번 순방이 갖는 중요한 의미다. 방산 협력을 통해 국가 간 밀접한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통령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기내 간담회에서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방위산업을 통해서 다른 산업을 더 발전시키고 방위산업을 통해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각국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서 국가 간 관계를 발전시키는데도 매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