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코엑스=이영실 기자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발칙한 소재와 솔직한 이야기,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와 유머로 지루할 틈 없는 ‘하정우표’ 코미디를 예고한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대화를 그린 작품이다.
‘감독’ 하정우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공식 초청돼 주목받았다.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에도 공식 초청돼 영화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에게 주어지는 상인 ‘리프 어너러리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윗집 사람들’은 하정우 감독 특유의 유쾌하지만 날카로운 시선과 리듬감 넘치는 대사 그리고 하정우를 필두로 공효진·김동욱·이하늬 등 최고 배우들이 각자의 호흡과 리듬으로 완성해 낸 농축된 연기의 향연이 펼쳐지며 몰입감을 선사했다.
지난 4월 영화 ‘로비’에 이어 다시 ‘감독’으로서 새 영화를 들고 온 하정우는 “‘로비’뿐 아니라 ‘허삼관’이나 ‘롤러코스터’의 경험과 배움 덕분에 네 번째 작품을 통해 이렇게 관객과 만날 기회를 갖게 된 것 같다”며 “그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깨닫는 부분이 생겨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부분은 없다”며 “‘로비’도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배우들과 협업했고 스태프들과 협업했다. 내가 가능하지 못한 부분에서 작은 깨달음과 성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털’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원작과 다른 점은 영화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스페인 원작에서는 조금 절제된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한발작 더 다가서게 하고 캐릭터도 자기의 속마음을 드러내게끔 바꿨다”고 각색 과정을 떠올렸다.
이어 “요가 신과 요리하는 장면도 직접 보여주는 게 재밌겠다고 생각해서 추가했고 온도와 에너지를 더 올리고자 했다. 음악도 많이 사용했고 무대 미술도 색채를 많이 넣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또 “한국식 정서로 가져올 만한 큰 대수술은 없었다”며 “그냥 이야기의 구조를 갖고 어떻게 하면 나의 표현 방식으로 대사를 바꿀까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단 하룻밤의 이야기임에도 지루함 없이 몰입을 이끄는 건 배우들의 힘이다. 공효진과 김동욱은 아랫집 부부인 정아와 현수로 분해 현실적인 갈등과 감정을 날것 그대로 구현하고 하정우와 이하늬는 윗집 부부로 등장해 이 모든 감정의 중심에 기묘하게 침투한다.
공효진은 “이렇게 솔직한 이야기를 사람들과 같이,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모두 어떻게 이 이야기를 느끼고 어디서 웃고 어디서 공감하는지 극장에서 보길 바란다. 혼자보다는 함께 봐야 더 재밌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불편하지 않은 화끈한 영화니까 즐겁게 즐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하늬 역시 “겉으로 보기엔 발칙하지만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층간소음, 부부, 깨어진 관계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치며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끝으로 하정우는 “원작을 보고 문화와 환경이 달라도 저렇게 똑같이 어려워하고 부끄러워하고 조심스러워하고 또 대담할 수 있구나, 이애할 수 있는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과 듣고 보고 함께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3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