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기준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액 총 1조9,062억원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발생한 전세 보증금 사고금액이 올해 들어 지난 4월 기준으로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계속되는 사고금액 발생… 대위변제액과 세대수도 꾸준히 늘어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가 19일 밝힌 내용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사고액은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 △4월 4,708억원으로 총 1조9,062억원에 달하며, 누적 건수는 8,7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금액인 1조83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76% 증가한 수치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부동산 거래의 한 방식인 전세 제도를 이용하는 임차인이, 계약된 거래 기간이 도래했음에도 임대인에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경우, 공기업인 HUG가 미리 전세금을 임차인에게 내주고 추후 임대인으로부터 회수하는 서비스다. HUG가 임차인에게 대신 내주는 돈을 대위변제액이라 칭하며, 이는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사고 발생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내준 금액을 회수한다.
늘어나는 건 사고금액뿐만이 아니다. 대위변제액과 이를 받는 세대수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 대위변제액은 지난 1월 3,475억원으로 시작해 2월 2,618억원, 3월 2,749억원으로 잠시 낮아졌지만, 4월 3,813억원으로 다시 상승해 총 1조2,6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합산액인 8,144억원 대비 약 55% 상승한 것이다.
금액만 늘어나고 있는 게 아니다. 대위변제액을 받은 세대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위변제 세대수는 △1월 1,591건 △2월 1,180건 △3월 1,249건 △4월 1,799건을 기록해 대위변제액과 마찬가지로 1월에서 2월로 넘어갈 때 잠시 낮아졌지만, 이후 꾸준히 늘어 총 5,819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3,619건 대비 약 60% 증가한 수치다. 사고금액은 점점 커져가지만 이와 비례하지 않게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1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HUG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당해 연도 회수금을 대위변제금액으로 나눠 계산한 연간 회수율은 지난해 14.3%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에게 HUG가 내준 금액은 3조5,544억원에 이르지만 이 중 겨우 5,088억원만 회수한 것이다,
◇ 20%도 안되는 회수율… HUG 재정 어쩌나
이제 막 1분기가 끝난 2024년도 회수율도 그다지 전망이 밝진 않다. 올해 1분기 HUG가 임차인에게 내준 대위변제금은 8,842억원이이다. 이 중 회수된 금액은 1,521억원으로, 약 17.2% 규모다.
언뜻 보면 지난해보다 회수율이 약간 상승한 것 같지만, 10%대 회수율을 보인 것은 여전하다. 보증사고금액과 임차인에게 내준 대위변제금액이 지난해 동 기간에 비해 각각 76%, 55% 상승해 절대적인 손실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부의돼있으며, 만약 이 법이 최종 통과될 시 HUG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전세사기피해자를 지원하는 자금은 HUG의 재원이 아닌 ‘주택도시기금’인 공적 재원이지만, 이를 집행하는 주체는 HUG며, 만약 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HUG는 이를 집행하고 또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행정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HUG 주최로 여의도 전경련타워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를 위한 HUG의 역할’ 세미나에서 최우석 HUG 전세사기피해자 경·공매지원센터 팀장은 만약 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HUG가 약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의 금액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두고 HUG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비록 전세사기피해자 지원을 HUG의 돈으로 직접 하진 않지만 HUG는 전세사기피해자와 전세사기피해자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집행기관이 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비용 약 1,000억원에서 3,000억원 가량이 HUG의 돈으로 지출될 것으로 언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