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지정 및 코스피 입성… ESG 경영은 소홀
쥐꼬리 기부금, 지난해 및 올 상반기 기부금 ‘매출 0.2%’
배당금 ‘1주 100원’ 짠물, 주주환원 등한시… 강원랜드 930원, GKL 353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카지노·호텔·리조트업을 주력으로 하는 파라다이스가 올해 ESG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D등급을 받아들었다. 2019∼2021년에는 통합 B등급을 유지했으나 2022년 통합 C등급으로 내려앉은 후 지난해까지 C등급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D등급으로 떨어지며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올해 대기업집단에 지정되고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음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등한시하는 모습이다.
파라다이스는 한국ESG기준원(KCGS)이 지난 25일 발표한 2024년 ESG평가 결과에서 통합 D등급을 부여받았다. 각 부문별로는 환경·사회 각 D등급, 지배구조는 C등급이다.
한국ESG기준원은 각 기업들의 ESG 등급을 S, A+, A, B+, B, C, D 등 7개로 분류하며 D등급이 가장 낮은 등급에 해당한다. D등급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는 평가대상 유가증권(코스피) 상장사 794개사 중 절반 이상이 B등급 이상을 부여받았고, D등급은 210개사(26.4%)로 집계됐다. 파라다이스는 올해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분류됐지만 지난 6월말 코스피 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이를 반영하면 한국ESG기준원의 코스피 상장사 ESG 평가기업은 795사, D등급은 파라다이스를 포함해 211개사로 볼 수 있다.
올해 ESG평가 통합 D등급을 받은 코스피 상장사는 지난해 198개사에서 13개사가 늘어났다. 여기에 파라다이스가 포함된다. 지난해 통합 C등급이었던 파라다이스가 올해 D등급을 받게 된 이유는 사회(S) 부문의 평가가 전년 대비 한 계단 떨어진 D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환경(E) 부문은 등급을 공개한 2020년부터 쭉 D등급을 이어오고 있다. 지배구조(G)는 2021년 B+에서 2022년 C등급으로 내려앉은 후 올해까지 C등급을 유지 중이다.
ESG 평가기준이 강화된 측면도 있으나 ESG경영이 강조되는 시대흐름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또 주류·담배·카지노 관련 기업은 ESG 관점에서 부정적인 산업이나 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카지노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 파라다이스 역시 일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파라다이스 외에 카지노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는 강원랜드나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경우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원랜드는 2019년 통합 B+에서 2020년 통합 A로 오른 후 이를 쭉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A+를 받았다. GKL 역시 2020년 통합 B+로 한 단계 올라섰고, 2022년에는 통합 A 평가까지 받았다. 올해 GKL ESG 등급은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B+를 받아 통합 B+를 기록했다.
파라다이스가 동종 업계 경쟁사에 비해 전반적으로 ESG 경영에 관심이 높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강원랜드와 GKL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출간하고 이를 실천하려 힘쓰고 있지만 파라다이스는 ESG 관련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사회공헌의 일환인 기부금마저 쥐꼬리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9,942억원, 영업이익 1,458억원, 순이익 80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그럼에도 지난해 기부금은 20억2,0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매출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 역시 기부금은 13억4,000만원 수준으로 매출의 0.2%로 비율 부분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지난해 1조3,886억원 매출을 기록한 강원랜드는 239억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GKL는 파라다이스에 비해 매출 규모가 절반 이하인 3,967억원을 기록했음에도 약 13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뿐만 아니라 파라다이스는 주주환원 정책에도 소홀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파라다이스의 지난해 주식 1주당 배당금은 ‘100원’이다. 시가배당률은 0.7%에 불과했다. 파라다이스 주식을 1,000만원어치 보유하더라도 배당금은 7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시가배당률도 시장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 시가배당률은 2.7%다.
또 강원랜드나 GKL에 비해서도 배당금이 적다. 강원랜드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2023년 회계연도 배당금을 주당 930원으로 의결했다. GKL도 올해 2월 주당 353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파라다이스 주주들 사이에서 주주환원을 등한시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파라다이스도 할 말은 있다.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이 각각 253억원, 802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과 2021년 연이어 기록한 순손실 1,181억원, 525억원을 털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와 함께 파라다이스는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사회적 기업 ‘퀸비스토어’와 함께 친환경 소비 실천 및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2024 그린 파라다이스’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은 파라다이스 임직원들이 리조트·카지노 등 사업장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뚜껑을 수집해 치약짜개, 열쇠고리 등 업사이클링 굿즈로 만들고 이를 ‘아이소리축제’에 기부하는 행사다.
지난 7월에는 파라다이스시티가 ESG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비영리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와 손을 잡고 지역사회 나눔 문화 확산과 자원 순환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실물 기부 및 폐자원 선순환 구축’에 동참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파라다이스시티는 아름다운가게의 뷰티풀 파트너로서 연 1회 이상 물품 기부와 나눔 활동 지원한다. 특히 12개월의 보관 기간이 지난 고객 유실물 중 재사용 가치가 높은 물건을 선별해 기부한다.
사회공헌 등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올해 ESG 평가 사회부문이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낮은 D등급을 받은 점에서 볼 때 지속가능경영 및 ESG 경영 일환으로 진행하는 단발성 행사나 기부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ESG 경영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파라다이스그룹은 학교법인 계원학원, 문화재단, 복지재단 등 비영리법인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러한 사회공헌 노력과 성과에 비해 사회(S) 부문에서 D라는 등급 평가는 개별기업 ㈜파라다이스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파라다이스그룹은 대기업집단지정에 맞춰 ESG위원회 설치 및 담당조직을 정비하고 각 부문별 개선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ESG 평가에 대한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등급상향 및 신인도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ESG기준원(KCGS) 2024년 ESG 평가 및 등급 공표 https://www.cgs.or.kr/news/press_view.jsp?no=220&pp=6&skey=&sval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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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10. 28 | 한국ESG기준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