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구상한 숙원사업, 수차례 연기
사업 계획 수정 거듭… 객실 규모 축소
5,500억원 투자, 2028년 개관 목표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카지노·리조트 기업인 파라다이스그룹이 숙원 사업인 서울 장충동 호텔 사업을 올해 4분기 착공할 것이라고 3일 공시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서울 호텔 사업은 20여년 전부터 구상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 2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장충동 호텔 사업 추진과 관련해 공개했다. 관련 내용은 3일 공시로 발표됐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장충동 호텔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라다이스 장충동 호텔 사업은 동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부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부지 면적은 1만3,950㎡(4,220평)로 알려졌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서울 호텔 사업을 22년 전인 2002년쯤부터 구상했다. 당시 구청에 호텔 착공과 관련한 서류를 준비해 제출했고, 2004년 9월쯤 착공할 예정이었다. 호텔 규모는 지하 5층∼지상 23층(연면적 7만9,145㎡, 객실 500실)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사업에 대해 당시 지자체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았고, 결국 사업이 계속 연기되면서 개발이 잠정 중단됐다. 이후 파라다이스그룹은 지난 2016년 6월 서울 중구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았으며, 2018년 5월 30일 중구청에 착공 신고서를 접수했다.
다만 2014년 착공해 2017년 4월 첫 개장을 알린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의 개발(1단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자금 투자가 필요했고,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됐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는 2019년 3월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이어 서울 호텔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또 한 번 제동이 걸렸다. 호텔업계가 코로나19로 침체기를 맞게 되자 파라다이스그룹은 서울 호텔 사업 계획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호텔의 콘셉트 및 방향성을 완전히 바꿔 서울 호텔 객실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당초 지하 5층∼지상 23층에 객실 수는 500실을 계획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서는 지하 5층∼지상 18층, 객실 약 200개 규모로 변경했다. 객실의 구성은 일반적인 호텔들의 슈페리어 또는 디럭스 룸이 아닌 대부분을 스위트룸으로 만드는 등 ‘하이엔드 럭셔리 호텔’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부대시설로 카지노도 함께 포함해 외국인 VIP 고객을 다수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에 현재 오픈을 해 운영 중인 글로벌 호텔체인의 럭셔리 브랜드는 △포시즌스 호텔 그룹 ‘포시즌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더 럭셔리 컬렉션’, ‘JW 메리어트’ △아코르 ‘반얀트리’, ‘소피텔’, ‘페어몬트’, ‘엠갤러리’ △월드 오브 하얏트 ‘파크 하얏트’ △힐튼 월드와이드 ‘콘래드’ △IHG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등이 있다.
다만 현재 운영을 이어오고 있는 대부분의 호텔은 진정한 럭셔리를 표방하는 호텔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파라다이스그룹이 약 5,000억∼5,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서울에 ‘하이엔드 럭셔리 호텔’을 표방하는 호텔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착공은 올 4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8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설계·시공사 선정 및 세부 건축방안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 자체 브랜드 ‘파라다이스’를 내세울지, 글로벌 호텔 체인과 브랜드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을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파라다이스그룹이 추진 중인 서울 호텔이 향후 오픈 예정인 럭셔리 호텔 브랜드 △아만그룹 ‘자누’ △에니스모어 ‘메종 델라노’ △로즈우드 호텔 그룹 ‘로즈우드’ 등과 경쟁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