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글래스루이스, 송영숙·임주현·신동국 측 제안 ‘전부 반대’ 권고
“3자 연합 구성원 이사 선임 제안은 소유·경영분리 거버넌스 개선에 모순”
사측 자본준비금 감액 건은 ‘찬성’… 국민연금, 어떤 결정 내릴까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이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 안건과 관련해 장차남 의견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3자 연합의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선 전부 ‘반대’를 권고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최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 상정된 안건 중 3자 연합이 제안한 ‘정관 변경’ 및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주총 안건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수를 10명에서 11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정관변경과 △신규이사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을 선임하는 것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은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인물이 5명, 3자 연합 측이 4명이며 한 자리는 공석이다. 3자 연합은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규이사 2명을 선임해 이사회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주총 안건에 대해 ISS 측은 “대주주인 3자 연합 구성원을 신규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려는 것은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 소유와 경영 분리 및 가버너스 개선 차원과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관변경과 신규이사 선임안에 대해 전부 ‘반대(Against)’ 의견을 내비쳤다.
또한 “3자 연합은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거버넌스 구조에 문제가 있고, 사업실적에 우려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왜 그렇다는 것인지에 대해 납득할만한 대답을 제공하지 못했다”면서 “현 경영진의 중장기 전략 및 밸류업 계획은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지지를 받는 반면 3자 연합이 제공한 사업계획은 별다른 점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 경영진(임종윤·임종훈) 체제 하에서 구체적인 사업성과가 미진하고 주가 실적이 부진하다’는 3자 연합 측 의견에 대해서는 “3월 주총 이후 이사회가 새로 구성된 지 7개월에 불과하고 바이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사측이 제안한 주총 안건인 ‘자본준비금 감액 건’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회계방식(unproblematic accounting opertation)’이라며 ‘찬성(For)’ 의견을 냈다. ISS는 보고서에서 “한미사이언스가 올 들어 160만주를 소각하고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책을 위한 첫 발도 뗐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글로벌 최대 규모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ISS와 동일한 이유를 들면서 3자 연합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서는 전부 반대, 임종윤·임종훈 경영진이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 건’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ISS와 글래스루이스 두 곳 모두 동일한 이유로 3자 연합이 제안한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하고 나선 만큼 이제 시선은 국민연금공단의 결정에 쏠린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가 필요할 때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6.04%로 알려졌다.
현재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직접 보유하거나 신동국 회장 등 3자 연합 측에 우호적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3.78%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임종윤 사장 형제 측의 지분율은 25.6%다. 이 외에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등은 8.1%를 보유하고 있다.
임종훈 대표는 앞서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양 재단은 그룹 내 각 계열사들의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쪽의 편을 드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두 재단이 편파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시 한미그룹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재단 본래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시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 주냐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의 향방에 결정타가 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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