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자당이 공개한 ‘계엄군 국회 일부 단전 실행 영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측이 ‘대통령이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을 내놓자 “비겁하고 구차하다”고 직격했다. 윤 대통령이 부하들을 내란에 끌어들이고 책임까지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계엄군이 국회 본관 전력을 차단한 CCTV(폐쇄회로TV) 영상이 공개됐음에도 윤석열 측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이렇게 비겁하고 구차한 내란 수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날 전기가 5분만 더 빨리 끊어졌다면,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은 처리되지 못했고 대한민국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지옥에 처했을 것”이라며 “내란 우두머리의 지시와 명령도 없이 계엄군이 멋대로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대변인은 “둘러대더라도 최소한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계엄 당일, 707 특임단이 환하게 밝혀진 국회에 출동하면서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이유는 또 뭐라고 변명할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내란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들은 전날(16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4일 새벽 계엄군이 국회 본관 일부 전력을 차단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민주당 설명에 따르면, 12월 4일 새벽 0시 32분경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포함한 계엄군 16명이 국회 본관 2층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한다. 이 중 7명이 0시 54분경 4층으로 향했고, 새벽 1시 1분경 승강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이후 새벽 1시 6분경 계엄군이 지하 1층의 일반조명 차단기를 내렸고, 1시 7분 비상조명 차단기까지 내려 지하 1층의 전력을 차단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계엄군의 국회 본관 지하 1층 전력 차단은 약 5분 48초간 지속됐다.
이는 국회가 새벽 1시 1분경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5분여 후에 일어난 일이다. 민주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은 “만약 계엄군이 지하가 아닌 본관 전체의 전기를 끊었거나 그 조치가 조금 일찍 이뤄졌다면 국회는 어둠 속에서 혼란에 빠져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영상을 공개하자 윤 대통령 측은 ‘사실 왜곡과 조작’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단전 논의는 국회 기능 마비를 위한 것이 아니라 707특수임무단에 부여된 (출입) 통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민주당이 엉뚱한 사실을 갖고 대통령이 지시한 듯 허위 사실로 선동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리인단은 707부대원들이 지하 1층으로 내려간 점을 들어 “본회의장 의결 방해를 위한 단전과는 무관함을 보여준다. 하다못해 민주당이 공개한 영상은 대통령 공소장에서조차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검찰조차 공소장에 기재할 수 없다고 판단한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역시 단전에 관해 누구로부터 지시받은 사실 없이 자신이 한 것임을 증언했다”며 “민주당 주장은 새로운 발견이 아니며 곽 전 사령관이 임의로 지시한 것에 대한 재탕·삼탕”이라고 했다.
이에 한 대변인은 “뻔뻔하게 책임은 부하들에게 떠넘기고 저 혼자만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제아무리 비열한 술수를 써도 모든 책임의 화살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향하고 있다. 준엄한 법의 심판대에서 빠져나올 길은 절대 없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