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교육부가 공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교육비는 2023년 대비 늘었지만, 학생 수는 줄어들었다. / 게티이미지뱅크
13일 교육부가 공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교육비는 2023년 대비 늘었지만, 학생 수는 줄어들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국내 초‧중‧고등학교의 전체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교육부는 통계청과 공동으로 전국 초‧중‧고 약 3,000여 학급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2,000억원으로, 2023년도(약27조1,000억원)에 비해 약 2조1,000억원(7.7%) 증가했다. 반면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약 513만명으로, 전년대비 약 8만명 감소했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약 29조2,000억원으로, 2023년 대비 약 2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2023년 대비 약 8만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약 29조2,000억원으로, 2023년 대비 약 2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2023년 대비 약 8만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증가했다. △고등학생 52만원 △중학생 49만원 △초등학생 44만2,000원으로, 각각 2023년 대비 5.8%, 9%, 11.1% 증가했다.

과목별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살펴봤을 때, 영어가 14만1,000원으로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했다. 이어 △수학 13만4.000원 △국어 4만2,000원 △사회·과학 2만원 순으로 지출 정도가 많았다. 특히 △초등학생 5학년 영어(15만1,000원) △중학교 3학년 수학(19만4,000원) △고등학교 1학년 수학(20만7,000원)에서 각각 지출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학원수강(52만6,000원)에 가장 많은 지출을 하고 있었다. △개인과외(43만9.000원) △그룹과외(31만3,000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사교육비 지출은 가구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많았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경우, 사교육비는 20만 5.000원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전체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67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광역시(46만1,000원) △중소도시(46만5,000원) △광역시(46만1,000원) △읍면지역(33만2,000원) 순이다. 시도별 전체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세종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일반 교과목 사교육 수강 목적을 나타낸 그래프.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일반 교과목 사교육 수강 목적을 나타낸 그래프. / 그래픽=이주희 디자이너

사교육을 수강 하는 이유로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학교수업 보충 △선행학습의 응답이 많았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교수업 보충 △진학준비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백병환 정책부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이를 적게 낳고, 소득 경제 수준이 좋아졌기 때문에 사교육비가 올랐다고 많이 발뺌한다”며 “예체능에 비해 대입에 필요한 일반 교과 비용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교육 정책에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성적 좋은 학생이 더 사교육에 투입되고 경쟁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백병환 부장은 단기·중기·장기적으로 종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위 ‘초등 의대반’처럼 어린 아이들에게 속진으로 과도한 교육 과정을 주입하는 방식의 학원들이 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사교육이 저연령화 되는 것을 정부가 관련 입법을 통해 막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2028 대입안’을 확정하면서 공정성을 언급했는데, 사실 이건 아이들을 줄 세우기 하겠다는 이야기다. 1등급 내에서도 뒤로 밀릴 수 있는 문제가 생기는 데 사교육비가 이런 부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중기적으로 수능 상대평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장기적으로 대학의 서열화가 해소돼야 한다”며 “아주 적은 예산을 대학들이 경쟁을 통해서 가져간다. 고등교육 투입 비용을 보면 서울대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국가가 피라미드 구조를 승인하고 있는 것이고, 정부는 큰 청사진에 의한 대학 설계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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