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 침강 관계 증명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바다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시켜 밀도를 증가시키고 침강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미세플라스틱 거동에 미치는 영향 모식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바다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시켜 밀도를 증가시키고 침강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미세플라스틱 거동에 미치는 영향 모식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바다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미세조류가 미세플라스틱을 바닷속에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미세플라스틱이 바닷속으로 버려질 시 해저 바닥에 대량으로 축적시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바다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시켜 밀도를 증가시키고 침강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6일 밝혔다.

백승호, 임영군 KIOST 박사 연구팀은 해양 미세조류의 일종인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Heterosigma akashiwo)’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의 침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미세조류는 10-200㎛크기의 단세포 생물이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성하는 해양미소생물의 일종이다. 여름철 해안에서 적조 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헤테로시그마 아카시우가 세포 바깥으로 분비하는 점액성 물질(EPS)이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에 엉겨 붙어 밀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게 뭉쳐진 미세플라스틱은 해수보다 무거워져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됐다.

연구팀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재질의 플라스틱을 선택 크기와 밀도 차이에 따른 침강률을 분석했다. 이 두 종류의 플라스틱은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플라스틱이다.

실험은 크기는 작지만 무거운 폴리에틸렌 미세플라스틱 응집체 5,000개, 크기는 크지만 가벼운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 응집체 1,250개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험 결과 폴리에틸렌 응집체는 20일 내에 28%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폴리프로필렌 재질 응집체는 1.8% 가라앉았다.

또한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 응집체가 도착하는 해저면의 차갑고 어두운 환경을 모사해, 미세플라스틱이 해수면으로 다시 뜰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 표면에는 박테리아가 존재했지만 분해에 의한 재부유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침강할 경우 장기간 축적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해양 미세조류가 부유성 미세플라스틱을 응집시켜 침강시키는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학술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해양환경 내 미세플라스틱의 유입과 발생, 거동을 정확하게 평가, 예측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4월 5일자로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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